신문 문화면의 제법 큰 지면을 차지한 영화 '한산: 용의 출현' 감독과 배우의 인터뷰 기사
내가 영화 한산을 본 시점과 딱 맞아떨어지니 이 우연 뭐지? 하는 기분이 든다
김한민 감독이 영화 명량을 발표하면서 한산, 노량 이렇게 3부작으로 만들 계획을 이야기 할 때
일부에서는 국뽕영화란 비판이 일었다고 했다
이 때 김한민 감독은
단순히 애국심 국뽕팔이가 아니라 관객에게 진정성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국뽕넘어 국뽕을 추구하고 싶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전라좌수영이 있었던 순천이 고향인 김한민 감독은 난중일기를 끼고 살았다고 한다.
울적할 때 보면 위안이 되고 잠이 안 올 때 보면 편안해 졌다고 하니
김한민 감독이 이순신 영화를 만들 수 밖에 없는 필연이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난중일기를 끼고 살 정도로 탐독했으니 말이다
(그게 그리도 재밌나?)
힘든 시기를 살았던 이순신의 담백하면서도 균형잡힌 글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순신이란 인물의 다양한 면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영화를 만들 결심을 했단다
명량에서 이순신을 연기한 최민식은
"나는 이 작품으로 오롯이 역할을 다 했다" 라는 말로
후속작 출연을 사양했다고 한다
처음 이 영화 이순신 역이 박해일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응? 박해일이 이순신을 ????
하며 좀 의아해 했다
TV드라마 속 이순신이었던 김명민이나, 전작 명량의 최민식이 보여준 이순신과는 너무나도 다른 이순신이었기에....
저 얄쌍한 얼굴, 저 목소리톤이 과연 이순신의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을까 하고.
배우가 감정표현하는 대부분의 방법이 대사 아니던가
그런데 이 영화 속 이순신의 대사는 철저히 제한적이다
싶게 말해 과묵해도 너무 과묵하다
고도로 내공을 쌓은 자만이 가질 수 있는 눈빛, 진중함이 드러나는 몸짓
그리고 고독한 고뇌의 흔적이 담긴 뒷모습
이 모든 것을 대사없이 보여줘야 한다
이 영화 속 가장 극적인 장면에서 던진 가장 강렬한 대사 한마디
전쟁터의 소음들을 모조리 음소거 시킨 순간 들렸던 한 마디
"발포하라"
이 한마디로 이순신을 완성했다고 본다
연기파 배우들의 묵직한 연기가 이 영화를 받쳐주는 주춧돌이다
안성기의 관록이 묻어나는 연기를 비롯해 조재윤 손현주 윤제문 등이 이 영화의 적재적소에서 빛을 발한다
이순신장군과 투톱을 이룬 일본군 와키자카 역을 맡은 이 배우 변요한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예전의 드라마 '미생' 에서부터, 주인공은 아니지만 특별한 아우라가 있는 배우구나 했었다
다소 코믹하면서도 개성있는 역할에 적격인 배우라고 생각했었다
그가 '미스터 션샤인' 에서 보여준 무게감있는 연기에 반하고부터
배우 변요한을 다시 보게 되었는데
이 영화에서 정말 멋진 연기를 보여줬다
젊은이들 말로 하면 멋짐폭발이다
일본어를 아주 찰지게 발음한다
일본어가 이리도 매력있게 들릴 수 있다니
(지금 변요한의 외모 때문에 칭찬하는 게 아니라 연기를 잘 했다고 강조하는 것임)
우리가 배우들의 이미지를 굳혀서 갖게 되는 것은 극중의 역할 때문 아닌가
이 배우 박지환은 늘 깡패 패거리들 속에서 발견했기에 그 눈빛에는 늘 살기가 들어있었다
제발 이런 순한 역할 좀 해주세요
의로운 인물로 나오니 얼마나 좋습니까
강렬한 눈빛마저도 의로움이 섞이니 그렇게 따뜻할 수가 없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진작에 알아보긴 했지만 어찌 이리 몸에 딱 맞는 인물을 만들어내는지
연기의 내공이 깊다
택연과 김향기의 활약도 빼 놓을 수 없다
한마디로 참 이쁜 젊은이들이다
참 이쁘게도 연기한다
어린 아기로만 보이는 김향기의 눈빛에 저리도 강렬함이 묻어나다니
여린 아기얼굴에도 비장미를 담을 수 있는 것이구나 했다
아직 앳된 아기티를 많이 못 벗었지만 극의 역할에 너무도 충실한 자리를 차지한다
전작 명량은 바다에서 촬영을 했는데
이 영화는 바다가 아닌 평창올림픽때 사용한 강릉의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을 빌려 세트를 설치했다고 한다
실감나는 연기와 CG를 결합해 그리도 멋진 전투장면을 만들어 냈다
박해일은 오히려 이 세트장의 판옥선에 올라 시지 작업용 그린스크린을 배경으로 연기할 때를 회상하며 이렇게 인터뷰했다
"연극하던 시절로 다시 돌아간 느낌이었어요.
최소한의 무대장치로 관객들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연극의 원초적 느낌이었달까요?"
국뽕영화라는 단어가 좀 그렇긴 하지만
우리가 가장 편안하게 볼 수있는 영화가 있다면 바로 국뽕영화 아닌가
결론이 이미 나 있는 이야기이니까
그러니 맘 편하게 이 영화가 툭툭 던져주는 멋진 장면들이나 배우들의 내공있는 연기를 즐길 수 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그래픽이 멋지길래 사진 두장 찍어봤다
촌스럽게시리... 후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