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매일]생태관광도시에서 틈만 나면 불법방류, 왜 이러나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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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광역매일] <사설> 생태관광도시에서 틈만 나면 불법방류, 왜 이러나

 지난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울산 하면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공해`였다. 물고기의 떼 죽음은 공업도시 울산을 상징하는 모습이었다. 이후 30년간은 공해와 환경오염과 싸움이었다. 이제 `공해`는 더 이상 울산을 상징하는 단어가 아니다. 울산시와 지역 산업단지 내 기업들의 노력과 시민들의 감시가 더해져 `공해`가 발붙일 곳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몰염치한 기업들과 일부 시민들이 감시가 뜸한 틈을 타 여전히 환경오염 물질을 불법으로 배출하는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6일간의 긴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도 이 같은 도덕 불감증은 근절되지 않고 이어졌다. 지난 3일 중구 남외동 약사천에서 연휴가 시작되는 지난 27부터 물고기 집단폐사가 발생했다. 물고기가 집단 폐사한 약사천 수면 위에는 하얀 거품이 둥둥 떠다녔다. 거품뿐만 아니라 악취까지 심하게 났다는 게 인근 주민들의 전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달 29일까지 이어졌으며 악취는 한동안 계속됐다. 


 북구 울산공항 인근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연휴가 한창이던 지난 2일 울산공항 인근 농로에서 미꾸라지와 장어 100여 마리가 집단 폐사한 채 발견됐다. 조사 결과가 나와보아야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겠지만, 문제는 물고기가 폐사한 수면에서 거품과 악취가 났다는 주민들의 신고로만 보면 출처를 알 수 없는 유해 오ㆍ폐수가 무단 방류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근 하천 상황에서 수면 위에 흰 거품이 떠다니는 경우는 이물질이나 생활하수, 공장의 오ㆍ폐수가 유입되지 않고는 흔하게 발생하는 현상이 아니다. 흰 거품이 수면 위를 떠다니는 현상은 지난 1일과 2일 태화강 상류 신삼호교 아래 수면에서도 발견됐다. 흰색을 띈 거품이 평소와 달리 태화강 수면을 가득 메우며 하류로 떠내려갔다. 이러한 현상은 수 시간 동안 계속됐다.


 환경오염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지난 90년대에는 특히 감시가 소홀한 명절 연휴 기간만 되면 연례행사처럼 각종 오염물질을 하천으로 불법 방류 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많았었다. 이후 근절되다시피 했던 명절 연휴 기간 불법ㆍ무단방류가 경기가 어려워지자 다시 고개를 드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이에 앞서 장마 기간과 맞물렸던 지난 6월에도 중구 태화저수지와 북구 천마산 마석골 저수지에서도 발생한 바 있다. 


 공해와 함께 시작됐던 울산의 공업화는 이제 꽃을 피워 산업수도가 됐다. 울산은 산업수도를 넘어 생태환경이 어우러지는 산업과 생태관광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다시 과거처럼 환경오염 도시라는 오명을 덮어쓰는 일은 없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