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랜만에 영감과 아들이 얘기꽃이 저녁식사 후 피었습니다.
여기 계신 우리님들은 이 세상에 태어나기도 전 스토리지요.
서울이 1.4 후퇴라고 남한사람들이 모두 남쪽으로 피난가던 시절의 일입니다.
남편이 그 때는 파랗게 젊은 해운공사 직원이였는데
부산으로 피난가는 배에서 승선권을 나누어 주고 있었답니다.
한 참 승선권을 나누어 주는데 글세 그 유명한 유진오박사께서 배를 타시드래요.
우리 영감이 보전(고려대전신)에서 강의하셨을 때 은사셨지요.
그래서 일등항해사방에 안내를 해 드렸더니 한사코 사양을 하시더랍니다.
나는 이런방이 필요가 없으니 다른곳으로 가시겠다고 하셨답니다.
하시는 말씀은 이배를 움직이는 항해사가 편해야지 안전하게 이끌게 아닌가하는 말씀이지요.
유박사께서는 우리나라 국사를 정리하셨고 그에 관한 문헌을 가지고 피난을 가시는 길이였지요.
지금 우리나라 국사의 기초를 편찬하시는 거였답니다.
훌륭한 분들은 어느 때 어느경우에도 우리가 따라할 수 없는 행동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존경합니다. 이미 타계하셨지만 이런 분들이 계속 나와야 하는데!
오늘 저녁에 우리집 영감이 하는 옛얘기를 옮겼습니다.
편안한 봄 저녁입니다.
첫댓글 옛 고교국어 교과서에 '창랑정기'가 실려있었는데 그 글쓴이가 바로 유진오박사님이셨지요.
'을순이는 별안간 내 앞으로 다가앉으며 두 손으로 내 양편 볼을 꼭 끼고 바르르 떤다.
나도 어쩐지 몸이 자지러지게 기뻣으나 한편으로는 별안간 무서운 생각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