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 26. 월요일(달날) 날씨: 장마가 시작되었다. 새벽부터 줄곧 비가 내렸고, 비가 내리가 그치다를 반복하고 습도가 높다.
[장마의 시작 월요일]
주말 단오잔치 여파가 몸에 남아 있지만 평소보다 일찍 학교에 갔다. 비가 내리니 학교가 후덥지근 습도가 높아 에어콘을 틀어야 한다. 이예지 선생님이 하루 쉬는 날이라 3,4,5학년이 한 모둠으로 나랑 같이 산다. 3,4,5학년은 이번 여름 자연속학교에서 형님 노릇을 할 어린이들이다. 본디 여름 자연속학교에서 3,4,5학년이 따로 살고, 1,2학년이 따로 지내는 계획이었는데 이번에는 다 같이 고성으로 가게 되니 3,4,5학년이 동생들을 돌보는 형 노릇을 크게 하겠다.
달날 아침나절 공부인 책읽기는 별빛샘에서 했다. 두 모둠이 함께 지낼 공간으로 안성맞춤이다. 저마다 고른 책을 읽고 책을 쓴 작가에게 편지를 쓰는 활동을 했다. 때에 맞게 집중력이 높은 맑은샘 어린이들답게 어린이도서관 별빛샘에서 진득하게 책을 읽는다. 자연 속에서 일과 놀이로 자라는 맑은샘 어린이들은 책읽기를 아주 좋아한다. 학교 모든 교육활동의 앞과 뒤, 옆에는 책이 있다. 독서 교육이 일상인 학교라는 걸 모르는 분들이 아이들이 밖에서 놀기만 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가끔 있다. 두 시간을 집중해서 책을 읽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 3, 4, 5학년은 알맞게 자세를 잡아가며 스스로 호흡을 가다듬고 대단한 집중과 몰입의 힘으로 책을 읽는다. 그리고 독서활동으로 글쓴이에게 편지를 쓰는 글쓰기 활동을 했다. 출판사에 편지를 보내 작가와 연결을 돕는 건 선생의 몫이다.
낮 몸놀이는 비가 와서 안에서 하기로 했는데 어린이들이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해서 축구를 하러고 나서는데 가는비가 내려 숲속놀이터에서 자치기를 했다. 나무가 가는 비를 막아주어 두 패로 나눠서 자치를 하는 중에 비가 조금 세차게 와서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1층 마루에서 덴마크 교사들이 선물로 준 놀이감으로 신나게 놀이를 했고, 마지막 놀이로는 다 함께 누워서 움직이지 않는 놀이를 했다. 시체처럼 움직이지 않는다는 놀이는 시체라는 이름이 섬뜩해서 그렇지 가만히 누워 쉬면서 몸을 정지시켜보는 건 뛰고 달리는 걸 좋아하는 어린이들에게는 색다른 놀이로 다가선다. 아이들이 시체놀이라고 자주 쓰지만 이번에는 이름을 <움직이자 않고 가만히 누워있는 놀이>로 이름을 바꾸는 게 나을까.
다음주 떠나는 여름자연속학교 채비로 미리 챙길게 많다. 국립통일교육원 지원을 받아 가게 되니 필요한 사전 서류와 결제를 위한 작업이 줄곧 된다. 얼마 남지 않은 여름학기지만 모둠마다 아이들과 재미난 활동을 하며 세심하게 아이들을 살피며 이야기를 나누는 교사들을 격려할 때다. 부족한 교사 수로 온 힘을 다해 아이들과 행복한 교육을 일궈가는 선생들의 하루하루가 놀랍고 소중하다. 학교와 교사는 아이들을 위해 있다. 학교는 행복해야 하고 삶을 위한 교육은 줄곧 되어야 한다.
첫댓글 글에서 꽉 찬 하루가 느껴지네요!!
학교와 교사는 아이들을 위해 있다. - 이 진심 어린 말씀에 숙연해져요..
학교는 행복해야 하고 교사도 부모도 행복해야 합니다~❤️ 감사를 작게라도 자주 표현해야지 다짐합니다!
시체놀이... 어감이 그렇긴 하네요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누워있기... 는 긴 것 같고요
그럼 몸놓기? 잠척놀이?
암튼 저는 잘할 자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