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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기 로마는 다시 레누스강을 넘어 마지막으로 대외적인 팽창을 시도합니다. 영화 글래디에이터는 바로 이 초중기 로마제국 시대의 마르코만니 정벌( 180 )을 그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주인공 막시무스 군대에게 쳐발리는 초기의 게르만은 기병부대와 보병부대 대열 및 전략 전술을 선보이는 이미 체계적인 군대조직을 이룩한 로마군단과는 달리 ' 조직된 군대도 없고 성채도 없으며 ' ' 침공을 받고 절망한 나머지 여러 곳에 우발적으로 모인 군중( 갈리아 전기 ) '들로써 어머니인 게르마니아의 숲과 그들 자신의 용맹만을 의지한채 ' 닥치고 돌격 '만을 거듭하다가 로마군의 포위망에 말려 전멸당하기 일쑤였습니다. 당시 게르만 전사의 무장으로는 영화처럼 아니 더 열악하기까지 한 갑옷이 없고 나무로 만든 가벼운 방패와 창인 경장차림이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영화에서 나온 것처럼 게르만이 닥돌 전법을 쓸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러한 무장부실로 중무장한 로마군에 맞서려면 속전속결 밖에는 별다른 대책이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변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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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기와 4세기를 거치면서 로마는 내우외환으로 인하여 쇠약해지게 되었으며 아울러 군사력 또한 정체되고 쇠퇴하게 됩니다. 이에 반하여 게르만은 이미 로마와 접촉한 이래 로마의 선진 문물을 받아들여 더 높은 수준으로 거듭나고 있었으며 또한 동맹부족군대( federati )나 로마군대에 충원되는 게르만 전사들로 인하여 로마의 전략, 전술, 군사기술 및 군대규범 등이 더욱 퍼지면서 게르만의 군사적 진보가 더 가속화되어 그래도 로마군에 비하여 양과 질에선 아직 뒤떨어지지만 어설프게나마 군대의 면모를 이루게 됩니다. 영화 킹 아더는 이 후기 로마제국 시대의 몬스 바도니쿠스 전투( 480 )가 배경입니다. 영화 속에서의 색슨은 글래디에이터의 게르만보다 더욱 구색을 뽐내는 무장을 하였을 뿐더러 진형이나 깃발잡이, 북잡이에다가 방패벽( 하우스칼 ) 전술도 선보이는 등 나름대로 군대꼴을 갖추고 있습니다.( 게다가 영화에서 나오는 색슨은 대륙의 게르만과는 달리 보병이 절대적으로써 후기 게르만 중에서 비교적 후진적이라고 할 수 있는 부족입니다. ) 반면 색슨과 싸우는 로마측은 영화 속 주인공 아더일행만이 제대로 갑옷을 걸쳤을 뿐더러 그나마 나머지 문신부족들은 반벌거숭이에다가 무장은 별반차이 없고 오히려 뒤떨어지는 수준이니 정말 눈물이 날 정도입니다. 뭐 엄밀히 말한다면 아더일행은 로마라기보다는 로마의 잔여세력인 로만-브리튼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겠지만 말입니다. 게다가 두 영화 모두 전투 마지막은 닥치고 난전 ㅡㅡ;
이상으로 영화 글래디에이터와 킹 아더에서 나온 로마와 게르만의 전투장면을 비교해보았습니다. 뭐 이런저런 문제가 있긴 하지만 글래디에이터와 킹 아더는 역사적인 고증으로는 비교적 사실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편입니다. 자, 영화들을 감상하시면서 시대의 차이를 느껴봄은 어떨까요?
사족 1: ' 닥치고 난전 '에 대해서 이것이 2세기의 전투라면 실질적으로 로마군의 패배 - 장군인 막시무스까지 칼질을 해대는 꼴이니 ㅡㅡ - 나 다름이 없겠지만 5세기에는 비교적 고증에 충실한 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역시 막장 5세기 ㅡㅡ;
사족 2: 그나저나 막시무스나 아더는 도대체 왜 게르만의 언어인 영어로 지껄여대는 겁니까? ㅡㅡ; 특히 아더 이 양반 색슨이 비웃겠군요. 국어를 사랑합시다.
사족 3: 영화 킹 아더의 배경은 언급하였다시피 480년 - 490년, 506년, 518년, 520년까지 이외에도 다양한 설이 존재 - 몬스 바도니쿠스 전투입니다. 그런데 영화에서 로마본대가 로마로 철수하는 장면이 나오지요? 이는 스틸리코가 브리타니아의 군대를 대륙 방어에 동원하기 위하여 군을 소환하는 역사적 사실인데 문제는 이때가 바로 410년 경의 일이라는 겁니다. ㅡㅡ; 따라서 킹 아더는 장장 100여년 간의 역사를 한 영화에 담은 대하사극이었던 것이라 할 수가 있겠습니다. 참 정정도 하셔라 ㅡㅡ
첫댓글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서랑 싸운애들은....로마 애들이 아니라... 북쪽 피트족? 이런애들인 것 같은대...ㅠㅠ 정확한가는 모르겠습니다.....ㅠㅠ
픽트 맞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로마측의 멸칭인 워드로 나오지요. 헌데 재미난 것은 픽트 역시 로마군 철수 이후에 색슨과 같이 브리타니아를 공격하는 민족 중의 하나였는데 영화 속에서는 아더랑 합세하여 색슨과 맞싸우더군요. 과연 아더일행 내지는 잡다하게 나온 조연들을 제외한 로만-브리튼인들은 어디로 갔길래 색슨과 다를바 없는 침략자 픽트랑 편을 먹은 것일까요?( 로마군단 철수할 때 죄다 따라갔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