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도 첫컴 이야기 남겨봅니다...
어릴 때부터 기계 만지고, 부시는 거(?)를 좋아해서
늘 컴퓨터는 선망의 대상이었죠.
지금과 달리 저의 어린시절에는 먹고 살만하더래도
컴퓨터는 아무나 소유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죠...
당시 애플2의 가격이 400만원 = 포니2 가격...
그나마 별셋과 똥별스타 같은 가전사에서 저렴한(?) 제품들을 내놓기는 했어도...
그 역시 그림의 떡에 불과했죠...
제가 초5 때부터 라디오나 전자키트(007 키트 같은...) 조립을 취미로 했는데...
덕분에 나중에 전자공학과에 갔지만...
동네에 부산에서 조금 후진(?) 공고가 하나있었고...
그 앞에 전파사가 있었는데 거기서 전자키트나 부품을 구입하고 했습니다.
주인아저씨에게 모르는 거 물어보면 귀찮아하지 않으시고 잘 가르쳐주곤 하셨죠.
뭐 요즘이야 초등학생들도 로봇조립하고 하던데...
당시에는 초등학생이 회로도보고 부품 달라고 하면 조금은 낯선 광경이었죠...^^
어느날... 그 전파사에 엄청난 물건이 들어와 있더군요...
바로 애플 PC 조립 키트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뭐... 동작하는 카피 제품이었겠죠.
암튼 늘 컴퓨터를 갈망하던 꼬마아이에겐 신세계였죠...
그러나 가격을 알고... T.T
아저씨 이거 얼마에요...?
...20만원...
80년대 초에 초등학교 6학년짜리에게 20만원이 있을리 없잖아요...;;;
물론 먹고살만한(?) 집에서도 사줄리도 만무하지요...
어쨌거나 그 이후로 시간이 지나고 고3이 되었고...
한참 입시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야하는데...
서점(아마도 동보서적...)에서 'MS-DOS 입문'(아마도 영진출판사...)이라는 책을
호기심에 구입하고... 자율학습시간에 그걸 보고 있었지요...
덕분에 유학(?)을 가게 되었지요. 지방에 이름모를 대학...(일명 지잡대...;;;)
이책 한권이 제 인생을 바꿔놓은거나 다름없다라고 쓰고 농땡이 치다 원하는 대학 못갔다라고 읽습니다...
암튼 겨우 공대 전자과에 진학을 하게됩니다...
그간 MS-DOS 입문을 수없이 탐독을 했지만... 실제로 컴퓨터를 만저볼 수 없는 안타까움이 있었지요.
먹고살만하고 여유도 있는 집안 형편이었지만 학원 선생님이신 아버지가
고3 아들에게 컴퓨터를 사줄리 만무했지요...
1학년 입학하고 제가 학교를 어슬렁 거리다 간곳은 전산 실습실...
신세계 더군요...
무슨 컴퓨터가 이렇게 많노????
8088 XT에... 5.25" FDD도 두개나 달려있고...
거기서 F-19 하느라 강의도 여러번 빼먹었네요...
그러다 여름방학이 되어 집에 오니...
어머니께서 컴퓨터 사러 가자시더군요...
제 귀를 의심했지만 분명 컴퓨터 사준다는 얘기였습니다...
온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더군요...^^
당시 서면에 있던 '21세기 컴퓨터랜드'(기억이 가물가물... 20년 전입니다...)로 갔습니다...
지금은 거기가 RG전자 대리점인가 그럴겁니다...
암튼 당시 최신 기종이 386DX에 옵션으로 387 코프로세서...
그리고 메모리 1M, HDD 80M(메가...G(기가)아님...!), 5.25" FDD 2개, 14인치 VGA...
견적이 200만원 넘어가더군요...
그래서... 286 AT, 메모리 512K, HDD 40M, FDD 1개, 허큘리즈 그래픽카드, 14인치 모노크롬 모니터...
추가로 엡손 80칼럼 돗트 프린터 포함...
140만원정도 나오더군요...
그후 사운드를 위해 애드립카드를 5원주고 달았고...
256칼라 전용 게임을 위해 트라이던트 VGA 카드(램 512K)와
ViewSonic 14인치 칼라모니터를 40만원주고 구입했죠...;;;
어느날 친구 자취방에 갔는데...
어디서 애플 컴퓨터를 구해왔더군요...
카세트테이프 리더기와 함께...
어디서 난거냐니까... 문닫는 컴퓨터 학원에서 5만원에 가져가래서 들고 왔다더군요...
암튼 요즘은 컴퓨터가 TV만큼이나 흔한 물건이 되었지만...
20여년전엔 진짜 큰맘먹고 장만해야했던 물건이었던 거 같네요..
그런데도 아들을 위해 컴퓨터를 사주신 어머니께 고맙고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그냥 생각난 김에 글남겨봅니다...
첫댓글 긴글 잘 읽었습니다. ^-^
마현님과 더불어 컴이 인생 변하게 만든 분이 또 계셨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