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여름 이후 두번째 이야기가 많이 늦어진것 같습니다.
언제나 열씨미 살려고 하는데 마음가짐은 늘 갈대처럼 가볍게 흔들리기만 합니다.
어렵게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 보았습니다.
그럼...
Let go.......
![](https://t1.daumcdn.net/cfile/cafe/144EAB48512AB1EB03)
토요일 늦은 오후 4시30분 나를 실은 배는 육지에서 점점 멀어져 갑니다.
언제나 그러하듯이 땅에서 멀어지는 기분이란...
그것도 혼자서...
You are not alone!!
그러나
혼자입니다.
그도
해가 니역니역지기 시작하는 시간
저는 지금 어디로 가고있는걸까요?
![](https://t1.daumcdn.net/cfile/cafe/02345C48512AB1EC33)
뱃머리 뒤편으로 해가 뉘역뉘역 저물어갑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파도에 부서지는 햇쌀이 아름답기만 했습니다.
넓은 개실에는 열명도 안되는 사람들..
아마도 섬마을 주민인가 봅니다.
모두들 편안한 마음으로 집으로 향하는데
저만 불안초초해 보입니다.
허나
저는 이런 약간의 두려움과 설레임이 좋습니다.
새로움에 도전한다는건 이런 이유가 아닐까요?
어느 여행가는 몇달에 걸쳐 여행계획을짜고 자료를 수집하고
또
여행물품을 챙기고 출발날짜에 마추어
가방을 꾸렸다가 출발시간이 되면 다시 가방을 푼다고 합니다.
왜냐구요..
그냥
그렇게
여행을 계획하고 여행지를 공부하고 가방을 꾸리는 일만으로도 자신은 행복해서라고 합니다.
급하게 배낭을 싸는 나에게 옆지기가 말합니다.
"그렇게 좋나?막 설레나봐?"
"네"
![](https://t1.daumcdn.net/cfile/cafe/14318148512AB1EC36)
부두에 배가 닿고 사람들이 내리고
다시 떠날 사람은 멀리 육지로 갑니다.
저는 지금 어디로 가는걸까요?
바닷바람이 생각보다 추워요..
아직 목표 지점까지 반도 가지 못했는데
서산 넘으로 해는 무심히도 넘어 갑니다.
잘가라..햇님아!!
이런 백만불짜리 작품을 나만 볼수 있다니..
그저
저는 아쉬울 뿐입니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44F0348512AB1ED02)
점점 어두워 집니다.
발걸음이 빨라지지만 칼바위로 이루어진 지형이라 속도가 오르지않습니다.
해지기 전에 지리산 정상에 도착합니다.
이곳에 비박을 할까 하다가 목표지점을 향해 돌진하기로 합니다.
어차피 밤에 할일도없는데 라는 생각으로
그런데
땀이 점점 식어가면서 왠지 모를 싸~~함이 등골을 타고 흐릅니다.
그러나
두려움은 늘 자기자신에게서 온다는말을 되네이며...
걷고 또 걷습니다.
박배낭이 암벽을 타야하는 코스에 부담이 많이 갑니다.
다음에 여기올땐 짐을 최소화 해야할것같습니다.
아쉽게도 지리산은 보이지 않습니다.
.
.
.
![](https://t1.daumcdn.net/cfile/cafe/21339748512AB1ED33)
해가 집니다.
공룡능선(공식명칭 아님) 저기 밑이 저의 목표점인데
벌서 해가 집니다.
어둠사이로 보이는 공룡능선의 위용이 대단합니다.
살짝 또 두려움이 밀려옵니다.
그래
두려움은 자신의 마음에서 오는거야.
![](https://t1.daumcdn.net/cfile/cafe/12310448512AB1ED38)
없는 시간을 내어 작은 항구 마을도 찍어봅니다.
나폴리의 항구도시가 부럽지않군요..
아~~~
이 아름다운 광경을 찍기가 무섭게
특전사 행군하듯 산능선을 내달립니다.
배낭의 무게는 잊은지 오래고
땀은 비오듯 쏟아집니다.
저 살아서 돌아갈수있을까요?
?
?
?
![](https://t1.daumcdn.net/cfile/cafe/16329C48512AB1EE36)
보름달입니다.
내일이 정월 대보름입니다.
소원을 빌어야 겠습니다.
.
.
.
소원빌었음 달려야지요...
아 아직 갈길이 멀어보입니다.
너무 배가고파 준비해온 양파즙,초콜렛,귤을
걸어가면서 섭취합니다.
.
.
한참을 그렇게 걸었습니다.
몇번의 포기하고싶음 맘이 내마음을 갈대처럼 흔듭니다.
그래도 이겨내고 걸어갑니다.
좋은 비박지도 내가 목표한 지점이 아니라 지나 칩니다.
어둠이 내립니다.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하다가
그만
그만
발목을 접지리고 맙니다.
그 시간이
19시30분
결국
모든 어둠이 내 주위를 집어 삼키고만 시간에
집을 짓습니다.
물을 올려두고 옷을 갈아입습니다.
속옷까지 다 졌었습니다.
급히온다고 여유의 속옷이 없습니다.
동계내복한벌과 패딩
속옷이 축축하여 추워서 내복만 입습니다.
겨울철엔 동계속옷 필수군요
급하게 온다고 등산복만갈아입고왔드니 이런불상사 발생..
칠흑 감은 어둠에 소변보러 나가기도 두렵습니다.
현재 기온은 영하5도정도 되어 보입니다.
배가 부러니
사방의 소리에 귀가 쫑긋합니다.
음악을 틀어보지만
그소리에 주위소리가 안들리니 더 두려워집니다.
참다참다 소피를 보러 나갑니다.
밤하늘에 별들이 바로 머리위에 있는것 같습니다.
달도 위엉청 밝습니다,
아~~ 정말 아름답습니다.
사진기를 가지고 다시 나올 용기가 없는지라 ..저는 패쓰
.
저는 사진을 찍기위해 산행을 하지않는지라
쓸만한 사진이 없습니다.
혼자 다니다 보니 이야기 꺼리도 없습니다.
언젠가
지리산 천왕봉 비박을 갔었는데
저녁7시가 넘어 도착해서 비박을 준비하는데
저멀리서 불빛하나가 흔들리듯 다가옵니다.
두렵기도 하고 반갑기도 합니다.
길앞까지나가서 그분??을 마중합니다.
다행이 사람입니다.
저보다 세살어린 부산친군되요.
일주일에 한번씩 지리산에 온다고합니다.
지리산 사방이 자기집인냥 오른다고 합니다.
사진을 찍거나 동행과 함게도 아니고
그저 혼자 오른다고합니다.
그때 속으로
이런 미친놈이 나말구 여기 또있군 하고 생각했습니다.
소리없이 왔다가 소리없이 돌아가는
산꾼들이 많아졌음합니다.
.
.
.
잠이 듭니다.
귓전에 뱃고동소리가 들립니다.
새벽 다서시 경
전화벨이 울립니다.
"아빠 지운이 아파 빨리와!!엉엉~~"
네살난 아들이 고열에 밤에 잠을 못잔다고 하드니
새벽에 일어나 절 찾는다고합니다.
미안한 마음에 안절부절합니다.
밖은 너무 어둡습습니다.
첫배시간을 확인하고
바로 하산하기로 합니다.
어제는 그렇게 잘가든 시간이
지금은 왜 이렇게 느리기만할까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생각납니다.
E=mc2
![](https://t1.daumcdn.net/cfile/cafe/274E6B48512AB1EE04)
06:10
해가 수평선 넘어서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없어 일출은 보지 못하고 다음을 기약합니다.
꼭 다시와서 보고 가주마..
정말 황홀합니다.
한번도 산행을 가서 정상을 포기한적없는데
아들 걱정에 포기하고 발길을 돌립니다.
08:00
하산완료
배시간에 하산을 완료합니다.
발목의 고통을 이제야 실감 합니다.
또
많은것을 배우고 갑니다.
ps.장비목록
늘 궁금한것이 인간이 얼마의 최소장비(비용도)로 견딜수있을지 입니다.
제가 사용한 장비는
50+10 : 배낭
호프힐다크론 :침낭
3만원짜리 지시장 : 텐트
가스버너 미니 : 버너
1인용 : 코펠
담요 : e마켓용
결론 : 텐트안 결로가 얼음으로 변한 날씨
동계 내복/수면양말/밀레 패딩/침낭/담요
이렇게 취침 편안하진 않았지만 따듯하지도 않았음
새벽에 좀 춥다고 느낌
개인적으로 침낭은 좀더 좋은게 필요하다고 생각함..
산행에 도움이 되었음하고 올려봅니다.
이장비 그대로 작년 10월20일 지리산천왕봉비박 그땐 편안했습니다.
개인적인 차니 비교는 금물..
첫댓글 멋집니다. 저도 카메라도 짐이다 싶어 안가지고 나갑니다. 눈에만 담다보니 나중엔 생각마져도 안나게 되 어 머리가 나빠서 그런줄 알았는데, 님의 글을보니 문득 생각이 나네요...봄철 돌멍개가 유명한 그 지리산 이었군요!! 아래는 시퍼런 바다에 부표들이 하얀 바둑알처럼 장관을 이루는 곳. 언제였는 지 기억이 가물 거립니다. 그러고 보니 산은 낮에만 찿는 곳이 아닌것을 .. 별보러도 함 가봐야 겠네요.
사량도 지리산에 가셨나봐요?
저도 꼭 한번 가보려고 맘만 먹고 있는 사람입니다.
좋은글과 사진 잘 봤습니다
멋진 사진도 좋지만 글 속에서도 멋진 사진이 보일 듯 합니다.
최소한의 장비로 야영 하신다니 대단합니다요
고생많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