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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다음 시즌 박지성의 소속리그는 EPL일까? ( 출처 :: 네이버 스포츠 )
2011/12 시즌이 오늘 밤 11시를 시작으로 1시 경이면 모두 마무리가 된다. 우승 트로피는 스타디움 오브 라이트 ( 선더랜드의 홈 구장 ) 혹은 에티하드 스타디움 ( 맨체스터 시티의 홈 구장 ) 두 곳 중 한 곳으로 옮겨질테고, 우승 세리머니 또한 오직 두 구장에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맨유나 맨시티 팬이 아닌 한 우승 레이스의 향방은 크게 관심없다. 다만 한국인이라면 공통적인 관심사, 특히 이번 38R의 공통적인 관심사라면 박지성의 선발출전 여부일 것이다.
최근 박지성은 그라운드가 아닌 벤치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박지성 안티라고 불리우는 이들이 많이 애용하는 호칭인 '벤치성' 이란 말이 정확히 들어맞는 시간을 보낸 셈이다. 물론 박지성의 신체적 능력이나 축구 센스가 그가 출장한 몇 경기만에 달아 없어져버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박지성의 출장이 예년에 비해 뜸해진 건 맨유가 집중 할 수 있는 방향이 오직 한 길 밖에 없다는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사실 많은 전문가들과 마찬가지로 필자도 박지성의 출장 횟수가 줄어든 건 우승 레이스로 인한 자연스러운 과다출전이라고 보여진다. 맨유는 한 대회만 목숨을 걸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고, 3~4일에 한 번 꼴로 경기를 치루는 피말리는 레이스가 아닌 1주일에 한 경기인 널찍한 텀을 지닌 꽤나 널널한 일정을 가지고 치루기 때문에 적절한 휴식만 취한다면 사생활의 문제가 아닌 한 퍼거슨 감독의 구상 하에 있는 베스트 11은 매 경기에 최상의 컨디션으로 모두 출전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다면, 박지성이 출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베스트 11이라는 구상에 없기 때문일까? 안타깝지만 현재로서는 그렇다. 베스트 11은 다량의 득점과 조화로운 플레이 그리고 견고한 수비. 이러한 3박자가 팀 내 여건으로 최대한 구현이 가능한 상태라고 정의 가능하다. 맨유는 맨체스터 시티와의 일명 맨더비 이전 5경기 동안 3승 1무 1패를 거둬들였고, 12득점 5실점이라는 성적을 거둬들였다. 경기당 약 2.2골 가량을 집어넣고, 평균 1골을 실점했다. 맨유의 37R 현재 득점력은 EPL만을 두고 봤을 때, 평균 2.37골로서 평균에 약간 못 미치는 득점력을 보여줬다. 반면 33골을 실점한 맨유는 시즌 평균을 웃도는 실점을 함으로써, 5경기에서 우승레이스의 종지부를 찍지 못했다.
과연 이러한 여건 속에서 박지성의 선발 출장은 산술적으로 따져보았을 때, 성공적이었을까? 박지성의 이번 시즌 성적을 기준으로 팀 내 득점 기여율은 약 3.4% 정도이며, 동일 포지션 경쟁자인 애쉴리 영이나 안토니오 발렌시아에 비교해보면, 각각 6.82% // 4.55% 정도이다. 약간 높은 수준이기에 단순한 산술이지만 충분히 이번 시즌 경쟁력 있는 시즌으로 보여지지만, EPL 고유의 기준으로 측정하는 어시스트 스탯을 보면 퍼거슨의 믿음은 한쪽으로 쏠릴 수 밖에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경쟁 포지션인 애쉴리 영이나 발렌시아 같은 경우엔 각각 11 / 14 어시스트를 하면서 박지성이 기록한 3 어시스트에 비해 월등히 많은 기여도를 보여줬다. 당장의 스탯 비교는 분명 잘못된 비교 척도 대상일 수 있고, 출장 시간에 비례해 쌓이는 게 스탯이니 만큼 분명 어폐는 있을 지라도, 단 한가지 확실한 건 지난 몇 해간 박지성이 스탯을 쌓아온 속도보다 경쟁자인 두 선수는 더 빠른 속도로 스탯을 쌓아나가고 있다는 점이고, 그 점이 퍼거슨의 입맛을 돋우게 한 것은 틀림 없는 사실이다.
지난 몇 년간 박지성이라는 좌우 유틸리티 자원에게 끊임없는 신뢰를 보낸 퍼거슨이지만, 그는 11인의 헌신도 높은 선수가 벌이는 헌신도 높은 축구가 아닌 11인이 득점을 하는 축구를 하고 싶어 했던 것이 아닌가 하고 필자는 예상해본다. 실제로 맨유는 맨시티에게 승점이 8점이나 앞선 상태에서도 혹시나 모를 역전우승에 대비해 매 경기 대승을 기원했다. 골 득실에서 5점 가까이 밀렸기 때문이다. 승점이 동점이라도 EPL 규칙에 의하면 맨시티의 우승이 확정되기 때문에, 일정상의 여유로움을 이용해 다득점 행진으로 일말의 희망 또한 없애자는 의도였지만, 허탈하게 맨유의 희망이 사라져버린 셈이다. 결과는 이렇게 됐지만, 다득점을 위해서는 퍼거슨 또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고 밖에는 보여지지가 않는다.
박지성이 자주 중용되기 위해서는, 맨유에 오면서 헌신적이었던 모습에 좀 더 강렬한 모습을 더 할 필요가 있다. 박지성의 중원 파트너 이기도 했던 대런 플레쳐가 원인 모를 장염으로 인해 조기 은퇴까지 고려할 지경에 이르렀고, 스콜스는 내년 시즌이면 38세가 된다. 긱스는 40줄을 바라보게 되고, 클레버리는 연속출장을 보기 힘들 정도로 부상이 잦다. 안데르손은 피지컬 면에서는 평균 이상이지만, 그 외의 능력은 아직까지는 90분을 믿고 맏기기가 미심쩍은 수준이다. 퍼거슨은 여전히 유스에서 성장중인 선수들과 클레버리 그리고 안데르손을 믿고 있지만, 그들이 여태껏 보여준 임팩트로 미뤄보아 그들이 성장을 멈췄거나 그들의 성장속도가 한 없이 더디다고 밖엔 평가가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생각된다. 결국 맨유 중원진에서 제 몫을 해줄 수 있는건 박지성이지만, 박지성 또한 활동량과 헌신적인 플레이를 빼면 특색이 없어 변화가 없다면 살아남지 못하고 퍼거슨의 손을 통해 과감하게 내쳐질 지도 모른다.
야구를 예로 들자면 강속구를 잃은 투수는, 나이를 먹고도 변화구를 더 다듬어 맞춰잡는 피칭을 통해 노련하게 승부를 하고, 힘 빠진 강속구로 상대의 허를 찔러 타자로 하여금 바라보며 삼진을 당하게 끔 한다. 지금의 박지성에겐 바로 이런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박지성의 활동량과 헌신적이고 이타적인 플레이는 이미 장점으로 많이 드러났다. 다르게 말하자면, 더 이상 박지성을 알고도 못 막는 일은 일어나기 힘들다는 뜻이다. 사방을 뛰어다니지만,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을 아는 다른 팀은 되려 박지성이 공을 잡지 못하게 끔 애초에 박지성을 고립시키거나 박지성을 상대하는 포지션에 스피디한 선수를 세워놓는다. 박지성이 많이는 뛰어도, 전성기에 비해 느려졌다는 점과 연결고리라는 점을 십분 활용한 것이다. 결국 장점이 사라진 셈인 것이다. 이젠 박지성에게 변화구를 추천해주고 싶다.
박지성에게 사비 알론소와 같은 장거리 롱패스 능력이나, 사비/이니에스타 같은 개인기와 짧은 패스를 통한 세밀한 축구를 요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맨유에 와서 자주 보여주지 않았지만 국가대표팀에서는 자주 보여줬던 저돌적인 플레이가 필요한 때다. 실제로 국내 맨유 팬들이 원하는 영입목록에는 스트라이커는 존재치 않는다. 윙 또한 윙덕후라고 불리는 퍼거슨 감독의 취향 덕분에 존재하지 않고, 영입 1순위로 뽑는 것이 중원의 플레이메이커이며, 2순위가 소위 말하는 쌈닭/싸움개 스타일이다.
박지성의 성향 상 변모가 쉬운 쪽은 2순위에 가깝다고 보여진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장의 역할도 있고, 고참의 역할도 있어서 심판 판정에 본인의 의사를 과감히 나타내거나 공을 향해 저돌적으로 달려드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지만, 국대와 퍼거슨이 원하는 롤의 모습은 확연한 차이가 있어왔기 때문에 사실 본인의 스타일에 양면성을 가져왔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그 스타일을 하나로 합칠 때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현실적으로 맨유의 우승은 멀어졌다. 그 모든 것을 박지성 탓으로 돌리는 현지 언론, 카가와 신지라는 아시아 신성의 영입이 가까워졌다고 매일마다 대서특필 되는 메인뉴스. 모든 것이 박지성이 지켜온 자리가 흔들린다고 생각하게끔 하는 요건을 충족 시킨다. 하지만, 7년간 쌓아온 커리어가 단 한순간에 무너지지는 않는다. 그도 그 나름의 변화를 매번 추구해왔을 것이다. 다만 우리 눈에는 한결 같게 보여졌을 뿐이지만 말이다. 이젠 눈에 보이는 변화가 없다면 더 이상 그의 자리를 확신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매번 확신에 찬 발언을 보여줬고, 그 믿음 하나로 7년을 행복하게 보냈지만, 이젠 발언이 아닌 실황을 통해 그에게 확신을 볼 순 없을까?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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