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구단 '용병전쟁' 자유선발... 문제는 몸값
외국인선수 영입을 놓고 구단간에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외국인선수의 '몸값'을 놓고 벌어지는 미묘한 신경전.
현행 외국인선수 영입방식은 구단의 자체선발. 지난 98년과 99년 시즌에는 미국에서 후보들을 모아놓고 트라이아웃을 실시했으나 실효성이 떨어지고 외화낭비라는 지적이 잇달아 자유선발로 돌아섰다.
대신 금액을 정했다. 문제는 역시 돈이다. 규약의 외국인선수 연봉상한선은 '새로운 외국인선수는 계약금과 연봉을 합쳐 20만달러, 재계약을 했을 경우 5% 인상한 21만달러'를 최고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문구에 연연하는 구단은 한곳도 없다. 돈이 없어 못주지 있으면 아끼지 않는다.
*돈이 왕*
재정이 넉넉한 부자팀과 가난한 팀과의 차이는 하늘과 땅이다. 삼성은 매번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타격왕 출신 프랑코에 이어 올시즌에는 토레스를 퇴출시키면서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에서 리그 다승왕까지 거머쥔 갈베스를 영입했다. 계약금과 연봉을 합쳐 당연히 20만달러라고 주장. 다른 구단에선 '갈베스의 연봉이 정말 얼마냐?'며 난리다. 특히 모구단은 "4개월전에 갈베스와 협상을 할 당시 100만달러를 고집해 결국 마음을 접었다"며 20만달러 주장을 믿을수 없다는 눈치.
*너의 연봉을 결코 발설하지 말라 *
선수들끼리도 내용 비밀... 재정 약한 구단 "전력 불균형' 비판
외국인선수는 한국에서 뛸 때보다 자국에 돌아가서 더 큰 파장을 일으킨다. 프랑코(전 삼성)는 올초 도미니카리그에서 호세(롯데)와 한팀서 나란히 3,4번을 치며 돈얘기를 꺼내 호세가 돈을 올려달라고 공식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삼성이 선두로 뛰고 타팀들이 너도나도 가세하는 형국이다. 현대 역시 최근엔 그룹재정의 악화로 살림에 주름이 졌지만 베팅에는 강한 팀. 지난해 중도퇴출시킨 메이저리그출신 윌리엄스의 정확한 몸값은 아무도 모른다. 올초에는 LG 해리거가 거액을 받았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한화는 새로운 외국인투수 브라이언 워렌과 입단계약을 매듭지었다. 한화 이남헌 사장은 "몸값은 20만달러"라고 밝혔지만, 지난해까지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에서 마무리투수로 활약한 거물치곤 금액이 너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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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 너무도 따기 쉬운 옵션*
연봉상한전 규제 '유명무실'... 옵셥으로 편법 거래
각 구단은 '옵션'이라는 편법도 동원하고 있다. 20만달러의 한계치 연봉을 지급하고 5∼10만달러의 다양한 옵션으로 돈을 보전해주고 있다. 사실상 쉽게 달성할 수 있는 기록에 의한 옵션은 연봉이나 다를 바 없다.
최근 미국 하와이에서 용병트라이아웃을 다시 실시하자는 목소리가 터져나오지만 미리 필요선수에게 손을 써놓은 구단이 있다는 이유로 이마저도 논쟁중이다. "이럴 바엔 차라리 연봉상한선을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삼성 LG SK 등 부자구단. "전력불균형은 공멸"이라고 외치는 해태 등 가난한 구단. 얽힌 실타래는 점점 꼬이기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