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김병현, 구대성 청룡 타고 세계로 '훨훨'
56년의 역사를 지닌 청룡기 대회는 한국-일본-미국 프로야구를 주름잡는 수많은 야구스타를 배출했다. 청룡기 대회가 당대 최고의 고교선수들의 경연장이었던 만큼 청룡무대에서 한번 눈에 띈 재목은 '월드스타'로 성장했다.
우선 메이저리그쪽. '코리안특급' 박찬호(LA 다저스)는 공주고 2년때인 지난 90년 팀의 준우승 멤버로 청룡기와 인연을 맺었다. 박찬호는 당시 투수보다는 우익수로서 활약을 펼쳤다.
애리조나의 '한국형 잠수함' 김병현도 청룡기를 통해 이름을 알린 케이스. 95년 광주일고를 정상에 올려놓으며 우수선수로 선정됐다. 특히 김병현은 이 대회에서 43개의 탈삼진을 뺏으며 방어율 0.035를 기록, 일찌감치 '닥터 K'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당시 우수투수상을 받은 팀 선배 서재응 역시 뉴욕 메츠에 입단,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다. 그외 보스턴 레드삭스 트리플A에서 뛰고 있는 김선우(당시 휘문고)와 애틀랜타의 유망주 봉중근(당시 신일고)도 각각 94년과 97년 소속팀에 청룡기를 안긴 청룡스타 출신.
일본쪽에도 청룡스타들이 즐비하다.
오릭스의 마무리 구대성은 지난 87년 대전고 에이스로 활약하며 청룡기의 주인이 됐다. 이듬해인 88년엔 '바람의 아들' 이종범(주니치)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광주일고 유격수로서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당당히 우수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 프로야구도 '청룡스타'들의 무대다. 지난 99년 54개의 홈런을 쏘아올렸던 삼성 이승엽은 93년 경북고 시절 청룡기를 안았다. 당시엔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우수투수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청룡기의 역사를 입증하듯 현재 각 구단의 프로야구 사령탑을 맡고 있는 감독들도 고교시절 청룡기에서 꿈을 키웠다. 롯데 김명성 감독(부산공고)은 63년 우수투수상과 64년 타격상을 거머쥐며 투타에 걸쳐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LG 이광은 감독(배재고)과 해태 김성한 감독(군산상고)은 각각 73년과 76년 감투상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