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루키 데뷔 첫해 선발승은 정녕 넘을 수 없는 벽인가.
LG가 지난 1990년 창단 이후는 물론 전신인 MBC시절에도 단 한 번 없었던 고졸 신인 선발승의 문턱에서 또다시 무너졌다. 15일 열린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한 고졸 신인 이동현(18)은 결국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다음 기회를 기약해야 했다.
고졸 데뷔 첫해 선발승은 대부분의 팀에서 모두 나오는 기록 아닌(?) 기록이다. 지난 시즌만 해도 한화 조규수는 선발 10승(12패) 고지에 오르기까지 했다. 태평양 안병원(현 LGㆍ92년 10승) 롯데 주형광(94년 11승), 현대 김수경(98년 12승)도 고졸 첫해 10승 이상을 기록한 투수들이다.
그러나 유난히도 LG는 이 기록과 인연이 없다. 지난 94년 고졸 첫 억대를 기록한 신윤호를 시작으로 김민기(97년) 김광삼(99년) 장준관 김광수(2000년) 등 가능성 있는 고졸 신인들이 속속 입단했지만 결국 팀의 숙원을 풀어내는데 실패했다. 데뷔 첫해 선발 1승을 거둔 투수가 없었다는 뜻이다.
그만큼 올 시즌 3억원의 계약금에 LG 유니폼을 입은 이동현(경기고 졸)에 거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이동현은 매번 선발승을 거둘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도 번번이 이를 날려 버리고 있다.
시즌 세 번째 선발 등판이었던 15일 두산전에서는 1회 팀이 4점을 선취하며 산뜻하게 출발했지만 4회 3개의 안타와 볼넷 3개, 폭투 하나 등으로 6점을 헌납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처음(4일 두산전)과 두 번째(9일 현대전) 선발 등판에서도 모두 앞선 상황에서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이 징크스 아닌 징크스를 벗어나기 위해 LG는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