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웰은 《동물농장》 序文(서문)에서 전체주의 국가 소련을 무조건적으로 옹호하는 영국의 좌파지식인 및 당시(1930년대와 1940년대)의 사회 분위기를 개탄하고 있다.
<현재 영국의 정통 주류사회는 소련을 비판 없이 찬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것을 알고 있고 이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 소련에 대한 어떠한 비판도, 소련 정부가 掩蔽(엄폐)하기를 원하는 어떤 사실의 폭로도 출판되는 일이 거의 없다. 소련에 아첨하는 이러한 전국적인 음모에 대해서 기이하게도 지식인들이 관용과 침묵으로 대하고 있다. 소련 정부에 대해서는 비판을 허용하지 않으면서도 우리의 정부에 대해서는 비판이 자유롭기 때문에 더욱 더 기이하다. 스탈린을 공격하는 글은 거의 누구도 발표하지 않으려 하면서도 처칠(Churchill)에 대해서는 신문이든 잡지든 책이든 어디에서나 마음 놓고 공격하는 것이다. (중략) 소련의 위신만 다치지 않는 한 언론의 자유는 잘 유지된다.
1941년 이후 소련의 선전을 그대로 삼키고 되풀이하는 대부분의 영국 지식인들의 비굴함은 그들의 지금까지의 행적으로 보아 놀라울 것도 못 된다. 모든 이슈에 있어서 소련의 관점은 아무런 검증도 없이 수용되고 역사적 사실이나 지적인 품위도 없이 그대로 발표된다. (중략) 영국의 대부분의 지식인은 소련에 대해서 민족적인 충성을 바치고 스탈린의 지혜에 대해서 의심을 품는 것은 일종의 不敬(불경)이라고 가슴속 깊이 느끼고 있다. 소련에서 일어나는 일과 그 밖의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은 각기 다른 기준에서 판단되어야 한다.
일생 동안 사형제도폐지 운동을 한 사람들이 1936~1938년 사이에 일어난 소련의 대숙청은 찬양한다. 그리고 인도의 大饑饉(대기근)은 당연히 보도해야 되지만 소련의 우크라이나의 대기근은 보도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戰前(전전)에도 사실이지만 지금의 지적 분위기도 조금도 나아진 바 없다. (중략) “아무리 인기 없고 아무리 어리석은 의견도 발표할 자격이 있는가?” 라고 물으면 영국의 거의 어떤 지식인도 “Yes.”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나 “스탈린을 공격하는 말은?” 이라고 물으면 대답은 “No.”일 것이다.>
우리가 오웰을 높이 평가하게 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그가 사회주의자이면서도 사회주의국가 소련을 용인하고 찬양하는 시대의 主流(주류)에 몰입되지 않고 소련의 독재와 만행을 바로 인식하고 비판할 수 있는 叡智(예지)와 용기를 가졌다는 것이다. 스페인에서의 경험은 이념의 이름으로 인간이 자행하는 악마적 폭력에 대한 오웰의 경각심을 심화시켰을 것이다. 그는 전체주의적 이념이 초래할 미래의 지옥에 대해 끊임없이 경고하는 선지자였다.
그러나 그는 광야의 외로운 선지자였다. 그가 진리를 아무리 외쳐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1930년대 및 1940년대 초의 영국 및 서구는 오웰의 경고가 공허한 메아리로 되돌아오는 황무지 같았다. 20세기 영문학에서 가장 위대한 시인이며 비평가인 엘리엇(T.S. Eliot)조차도 스탈린의 잔혹한 독재에 침묵했으며 오웰을 외면했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는가?”의 헤밍웨이도 스페인 공산당의 학살만행에 입을 다물었다. 실존주의 철학자이자 레지스탕스의 지도자 사르트르도 스탈린을 예찬하기 까지 하였다. 피카소는 드러 내놓고 공산당 활동을 하였다. 당대 최고의 지식인들이 소련 공산당의 대학살을 외면하는 것은 물론 소련의 공산독재를 비호하고 찬양까지 하게 되는 현상에서 인간이성이나 인간양심에 대한 신뢰에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한국의 좌파지식인들은 영국이나 서구의 좌익 지식인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보다 더 위선적이고 더 악랄하다고 하겠다. 이들은 범죄적 위선자들이다. 왜냐하면 북한에서 공산주의의 실험이 참혹한 실패로 끝나고, 이로 인해서 생지옥 같은 북한에서 인민들이 맞아죽고 굶어죽고 있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더구나 3만이 넘는 탈북동포들이 북한의 실상을 피눈물을 흘리며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어도, 북한을 줄기차게 옹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북한에 비하면 천국 같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라고 저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악의 독재자 김일성-김정일에 대해서는 한 마디의 비판도 없으면서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건국한 이승만과 선진부국 건설의 기적을 이룬 박정희에 대해서는 가혹한 비난을 퍼붓고 있기 때문이다. 수시로 학살을 자행하고 있는 김정은에 대해서는 一言半句(일언반구)의 비판도 하지 않으면서도 박근혜에 대해서는 무자비할 정도로 비난과 비판과 조롱을 퍼붓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선진부국 대한민국이 제공하는 최고의 富와 自由를 그 누구보다도 많이 향유하면서도 대한민국 저주에 광분하고 있는 것이다. 극악의 전체주의 집단수용소 북한에 비하면 천국보다 더 좋은 나라인 대한민국에 살면서도 대한민국 파괴에 미쳐 날 뛰고 있는 것이다. 惡을 善이라하고 선을 악이라고 매도하는 이들에게서 악마의 모습을 보지 않을 수 없다. 악마는 천국에 살면서도 지옥을 그리워하며, 천국을 파괴하려다가 쫓겨 난 타락 천사이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은 지금 붉은 악마의 邪術(사술)에 영혼을 팔아 버린 것 같다. 그래서 악마의 장단에 맞추어 광란의 춤을 추며 스스로 좋아서 국가파괴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