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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님두 분과 또 한 분의 한국 여행자와 함께 내가 일하고 있는 곳으로 왔다.
뉴델리에 주소를 두고는 있지만 외진 곳에 있는 까닭에 전철을 세 번이나 갈아타야 한다.
그래도 전철을 타고 갈 수 있다는 것만도 인도에서는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먼지와 소음 온갖 공해로 뒤덮여 있는 도심 속에서도 그나마 쾌적한 곳을 이용할 수 있으니 말이다.
소년 나환자,
그가 이곳에 온 지는 그리 되지 않았다.
인도에서 가장 못 산다는 주 비하르, 게다가 지난 두 달 전에는 홍수로 주 전체의 반이 물에 잠긴 지역이다.
이재민만 2천만명이라는 어마어마한 홍수였다. 그 주에서 온 열 두 살 짜리 나환자.......
영어라고는 한 마디도 모르고 있는 그에게 나이를 묻자 옆에 있는 다른 나환자가 알려준다.
열 두 살이라고......왼손은 이미 오그라 들기 시작했고 손마디에 벌써 염증이 생겨 썩어들어간다.
얼굴 역시 나선균의 공격을 받아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세상에.......열 두 살 짜리 나환자라니.......
난 인도와 미얀마 네팔 스리랑카를 돌아다니며 나환자들을 수 없이 많이 보았지만
이렇게 어린 나환자는 처음이다. 설령 어려서 감염이 되었다 해도 오랜 잠복기간을 거쳐 나타나기 때문에
인도 어디에도 어린이 나환자는 쉽게 볼 수 없다.
스님들 역시 저 어린 나환자에게서 눈을 돌리지 못한다.
눈을 들어 먼 하늘을 보며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그러다가 소년의 가녀린 눈망울과 마주친 스님은
그만 눈물을 훔쳐 낸다.
나병은 쉽게 죽을 병이 아니다. 그렇다고 아픔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갖은 천대와 외면 그리고 신체가 떨어져 나가는 고통을 안고 평생을 살아야만 하는데
열 두 살의 나이로는 너무도 긴 삶의 거리가 아닌가 싶다.
그 후로, 나는 소년을 만날 때마다 돈을 주었다. 그냥 주고 싶었다. 백루피든 십 루피든........
과자라도 사 먹고 신발이라도 사서 신으로라고 되는 대로 주었다. 할 수만 있다면 한국으로 데려와
치료를 해 주고 싶었다. 사실 한국에서는 이제 나병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닌데......약만 석달만 먹으면
그냥 그대로 모든 진행을 멈출 수 있게 하는데.......
하지만 인도의 제도나 환자들의 건강상으로 나환자 약을 함부로 투약 할 수 없다.
그저 이렇게 안타깝게 지켜 봐야만 하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니.........
첫댓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군요... 자애로우신 한돌님이 지켜보고만 있기란 고문일것 같습니다 이러한 고통의 모습들을 아무렇지 않게 지켜보실 수 있어야 이러한 봉사의 일을 오래하실 수 있지 않겠어요?...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 일을 기쁘게도 생각하셔야 될것 같은데 한돌님의 정신건강은 어떻게 돌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저 같으면 마음아파하다가 병날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마음만 답답해하는 초민입니다..왓 샬 아이 두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