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부 관련 게시판 중
보도자료와 언론보도 게시판이 있는데요
이 둘이 뭐가 다른지 헷갈리시는 분이 많네요
예를 들면 열린대법회 같은 큰 행사를 치르면
사전 취재 요청이든 사후 리포트 형식이든
보도자료라는 것을 작성해 언론에 배포하잖아요
이것을 기사 쓰는 걸로 오해하시는 경우가 많죠
기사는 기자가 씁니다
좀 더 포괄적으로 뉴스는 언론인이 만들지요
홍보부에서 기사를 쓰지도 않으며
뭘 써서 돌린다고 무조건 기사화되지도 않고요
보도자료는 말 그대로 뉴스 보도를 위한 자료로서
이런 일도 있었다 하고 기삿거리 소재를 제공하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그걸 기사로 보도하느냐 마느냐는 전적으로
언론사 판단과 사정에 달린 거지
국제포교사회나 홍보부가 뭐라고 할 차원이 아닌
반면 언론보도는 말 그대로 언론에 실제로 보도된
즉 매체에 기사화되어 나간 뉴스입니다
각 신문방송 일일이 검색해 주워다 올리는 거고요
특정 이슈가 얼마나 많은 매체에 노출되었는지
빈도를 보면 그 사안의 중요성이나 화제성
때로는 국제포교사회의 위상도 가늠할 수 있죠
그래서 언론보도 체크가 홍보부 주요 업무입니다
참고로 보도자료 배포한 사안이 기사화된다고 해도
홍보부에서 작성해 보낸 그대로 내보낼지
아니면 편집 첨삭할지도 순전히 언론사 재량이에요
자기들이 직접 취재해서 기사 쓸 수도 있는 거고요
보도자료는 말 그대로 참고 자료=레퍼런스 정도?
저는 현역일 때 방송작가로 일해서
보도자료를 쓸 기회가 많았습니다
방송은 보도자료가 거의 예고편이었는데요
신문 보면 TV 편성표에 간단한 예고 있잖아요
그런 걸 저 같은 작가들이 쓰는 거예요
보통 주 3~4회씩 나가는 시리즈물 하나 맡으면
예고편 보도자료는 거의 매일 쓰다시피 했죠
근데 가끔 특집 다큐 같은 중요한 프로는
보도자료도 좀 길게 공들여 썼어요
제가 S본부로 데뷔하고 교육방송으로 옮기면서
거의 처음 맡은 프로가 그런 다큐였는데
언론인 루퍼트 머독 다큐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나름 보도자료에 힘 좀 줬으니 방송 당일
언론에서 얼마나 관심을 보였나 궁금하잖아요
그래서 일간지를 사러 나갔는데 놀랍게도
웬만한 주요 일간지에는 기사가 다 실렸더라고요
방송 데뷔해서 처음 크레딧에 이름 올라간 경험보다
오히려 더 설레고 가슴이 뛰는 게 아니겠어요
왜냐하면 이름보다 내가 쓴 문장이
일간지마다 활자화되었다는 게 더 신기했거든요
근데 두 개 신문만 빼고 나머지 열 몇 개는
제가 쓴 보도자료를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그대로 복사 붙이기로 실었더군요
이놈의 기레기들 일해라 일, 밥값을 좀 하라고!
속으로 욕하면서도 그 일간지들을 다 샀습니다
제 피땀 눈물이 녹아든 문장이 활자로 인쇄된
그 잉크 냄새만 맡아도 배가 부른 느낌이라서 ㅋ
딱 두 군데만 자기들이 따로 머독을 리서치해서
나름 평을 곁들인 자체 분석 기사를 썼더라고요
그땐 우리나라에 밥값만큼 일하는 기자와 신문사가
어째 둘뿐이냐 나머진 다 기레기냐 욕도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보도자료 그대로 받아쓰기 해주신
그 기레기(?)들 덕분에 제 문장이 토씨까지 고스란히
활자화되는 글쟁이로서 벅찬 경험을 할 수 있었으니
오히려 그들에게 고마워해야 될 일이라 생각하지요
(저는 방송작가라 글 쓰면 활자로 인쇄되지 않고
보통 성우들 목소리를 통해 전파를 타니까요)
얘기가 샜는데 정리하면 보도자료는 기사가 아닙니다
불교언론도 보도자료 그대로 기사화하는 곳도 많고
자기들이 직접 발로 뛰어 취재하는 곳도 있는데요
불x신문 같은 곳은 절대 보도자료 보고 기사 안 써요
현x불교도 참조는 하지만 창의적으로 바꿔 쓰고요
나머지는 대부분 복사 붙이기도 많이 하는 편
그러나 현역 은퇴한 지 오래인 글쟁이 나부랭이는
보도자료에 쓴 문장이 매체에 그대로 보도되는 경험을
다시 한번 선사해준 복붙 언론사들도 고맙기만 합니다
홍보부 일을 맡겨주신 분들도 고맙고요
이젠 모든 게 다 고맙고 감사합니다
결론: 보도자료와 언론보도는 다르다!
첫댓글 박선영 홍보부 국제포교사님~ 글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 좋은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재미나게 읽어주셨다니 무엇보다 힘이 됩니다 큰 행사 치르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