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가족 먹여 살린답시고 바쁜 체 돌아다니다보니 빈 하늘 쳐다보며 쫓아다니다보니 꽃 지고 해 지고 남은 건 그림자 뿐
가버렸어 그 많은 시간 다 가버렸어 50년 세월 어디론가 다 가버렸어 이래서 한잔 저래서 한잔 먹을 것 입을 것 그런 것에나 신경 쓰고 살다보니 아 , 다 가버렸어 알맹이는 다 가버렸어 통일은 언제 되느냐 조국통일은 과연 언제쯤 오느냐
북녂 내 어머니시여 놀다 놀다 세월 다 보낸 이 아들을 백두산 물푸레나무 매질로 반쯤 죽여주소서 죽여주옵소서 .
< 노나메기 >2000년 여름. 김규동 시인이 직접 목각한 자신의 시'죽여주옵소서'
( 작가 소개 )김규동시인1925-2011 함북종성츨생.1948년예술조선 신춘문예에 시'강'등단.1950년대의 모더니즘 시론을 개진한 대표 시인이자 시론가로 1950년 시론을 이해하는데에 중요한 인물이다. 모더니즘 시란 미래에 대한 극복의지를 담고 있는 시이다. 그리고 과학적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통일과 조직과 질서에 의해 제작되는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