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 런던
장시간의 비행이 시작되었다.
비행기에서 시간은 참 힘든 시간이다.
하지만 또 한편 다르게 생각하면 제일 설레는 시간이다.
도착하는 그곳의 모습을 상상하고, 그 속에 있는 나를 상상하면
기분이 좋아지니까!
특히나 모든것이 좋았던 나는
좁은 좌석도, 사육당함을 느끼게 했던 기내식도, 멀리서 보이는 작은 모니터도
다~~~ 좋았다.
(사실 나중에 얘기듣고 jal이 좀 부럽긴 하더라...;; 나중엔 jal 타야지-ㅋㅋ)
그러나 동행이 힘들어하는건 나에겐 참 힘든일이다.
세영이는 특히 이륙후 2시간정도 그리고 착륙 2시간 전부터 매우매우 심하게 괴로워했다.
기내식도 싫어하고, 계속해서 자다깨다를 반복하고 표정도 안 좋고.....
이럴 땐 괜히 내 기분까지 안좋아진다.
게다가 이미 세영이는 카드사건에 이어 비행기에 타자마자
"난 돌아오는 비행기에 타는 그 순간이 너무 기대돼~!!! "
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글생글 웃으며 나에게 던진바,
나는 설레는 내 기분에 찬물을 쫙~ 한번 끼얹고 기나긴 비행시간을 견뎌야했다.
아니, 도착하기도 전에 돌아오는 걸 기다리는 사람이 어디있어!!!
그말은...여행에 대한 기대가 하나도 없단 얘기 아냐-_-;;
아무튼 그렇게 비행기는 계속해서 하늘을 날고,
설레임도 설레임나름이지...이건 길어도 너무 길구나-_-;;
슬슬 지친 우린 드디어 초등학교 때나 신나게 하던 게임을 하기에 이른다.
오목, 빙고, 스도쿠 만들기, 세모 만들기, 숫자 빨리 찾기 등등
휴~ 그래도 시간이 안간다.ㅠ-ㅠ
그런데 이런 지루한 시간 속에서도 꿋꿋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우리 옆 줄에 앉은 아저씨!
그 아저씨는 기내식 먹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로지 스도쿠만 했다.
잠도 자지 않고, 정말 비행 내내 스도쿠만 했다. 스도쿠의 왕!
그 아저씨의 인내심과 집중력이 정말 부러웠다.
아무튼 그렇게 힘겨운 시간을 참고 드디어 영국에 도착!
"이제 살았다" 라고 생각했지만..그건 큰 오산이었다.
더 큰 산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입.국.심.사"
우린 영국에 들어가기에 전혀 하자가 없는 사람들이었다.
고로 우리는 영국 심사대 직원과 1분도 채 대화를 나누지 않고 도장을 쾅쾅!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도장을 받기까지 우리가 서서 기다린 시간은 두 시간...
①앞에는 암모니아 냄새가 가끔씩 심하게 나서 코를 괴롭게 했던 나이지리아인이 있었고,
②뒤에는 한국인 투털이 가족이 있었다.
아줌마는 내내 불평을 하면서 남편에게 불평하지 말라고 뭐라고 했지만
그 아줌마의 불평이 날 더 괴롭게 했다.
③게다가 태국의 승려같이 안생긴 승려는
갑자기 새치기를해대서 우리의 심기를 더욱 불편하게 했다.
우린 이 사람들에게 포위된 채로 2시간을 버텨야했다.
우리는 점점 지쳐갔다.
짐을 찾고 나니 더 힘들어졌다. 등에는 배낭..좁은 공항안에 많은 사람들..
그 속에서 우린 현주를 찾아야했다.
"내일 런던에서 만나"라고 인사하며 만나기로 했으니!! 만나야 할 것 아닌가!
어디있을까~ 아무리 찾아도 현주는 없었다.
선불카드도 안되서 돈을 바꿔서 전화를 했다.
그런데 이 놈에 영국전화기는 어떻게 된게 통화도 안하고 끊겼는데 돈을 받아먹냐;;
계속 찾다가 지친 우리는 드디어 방송을 하기에 이르렀다.
"아저씨~ 우린 친구를 찾고 있어!"
"응, 이름이 뭔데?!"
"한국에서 온 최! 현! 주! "
"취아히연주?!"
"응, 응, 최! 현! 주! KOREA!!!! KOREA를 크게 말해줘~"
"OKAY! 만나는 정소는 @#$$로 해줄께~ 거기서 기다려"
그러나 그 아저씨가 한글이름을 제대로 알아들었을리 없기에..
방송을 하긴 했으나 이상한 발음으로 작은 목소리로 단 한번 방송을 해주었다.
그래도 현주야! 너 히드로 공항에 이름 떴다-ㅋㅋ
결국 현주도 우리를 기다리다 포기하고 먼저 갔을 거라고 판단을 내리고 지하철을 타러 갔다.
(사실 영국 지하철은 tube라고 하지만 그냥 편하게 지하철로~ 죽~ 통일!)
지하철 표 끊느라 또 우왕좌왕하다가 드디어 지하철을 타고 민박집으로!
지하철은 진짜 작았다. 자기들 몸집이 작은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작은 지하철을 만들었을까..
세영이는 피곤했는지 지하철에서 계속 졸았고 나는 졸렸지만 잘 수 없었다.
어쨌든 또 무사히 민박집에 도착했다.
10시가 다 된 시간에 민박집에 가니
다행히 아저씨는 현주에게서 전화가 왔었다며 소식을 전해주셨다.
첫 날 민박집 분위기는 매우 어색했다.
런던에서 우리는 다음부턴 절대 민박에 가지 말고 호스텔에만 가자고 다짐했다.
물론 이 생각도 나중엔 바뀌었다.
아마도 그 땐 처음이 주는 어색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사실 그날 나는 내가 런던에 떨어졌다는 사실조차 믿기지 않는
완전한 이방인이었으니 그 어떤것이 내게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었을까...
전철 티켓 £4
전화 50p
껌 50p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ds9.cafe.daum.net%2Fdownload.php%3Fgrpid%3DR9tT%26fldid%3DFbqL%26dataid%3D2874%26fileid%3D1%26regdt%3D20061109144857%26disk%3D15%26grpcode%3Dbpguide%26dncnt%3DN%26.jpg)
런던 지하철 티켓
(사진이 없어서 이런것 밖에 못 올리네요. 흑.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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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영국에서 뻘짓한 얘기 쓰느라
재미도 없는 얘기를 두개로 나누어서 쓰게 되었네요^^;
빨리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해야될텐데!!
첫댓글 hoho 일등으로 보내요.. 님 글 요즘 잼있게 읽고 있답니다. ^^
감사합니당^-^
비행기 안에 있으면 여러모로 지루하죠. 그래도 지나고 나면 추억이 된다구요.ㅎㅎ
네, 전 나름 재밌었어요^-^
난 뱅기안에있을때가 젤로 좋더만....끊임없이 제공되는 간식과 죈종일 나오는 영화..... 또 뱅기타고 싶어 안달났슴다....
그러니까요-ㅋ 타이항공 3번 이륙하는것도 잼나던데요-=ㅋㅋ
재밌게 읽고 있는데 뜸을 쫌 오래들이시는군요...다음엔 좀 빠른진도 부탁드립니다.
아~ 네^-^; 이제 부터 본격적으로 죽죽~ 올려보겠습니당!
아니 마이크를 아주 달라고 하시지..YOU FIRST IN ENGLISH. NEXT ME IN KOREAN..ㅋㅋㅋ 콩글리슁 음하하하
아하- 그럴껄 그랬네요- 그런 좋은 방법이 있었다뉘!!
저두 읽음서 그 생각...
드디어 영국도착하셨군요~ ㅎㅎ 한국인 투덜이 가족...ㅋㅋㅋ
그 한국인 투덜이 가족이 제대로 저의 짜증을 up시켜주었죠-ㅋㅋ
엨.. 난 뱅기 12시간 타고 죽는줄알았는데... 돌아올때는 기내식 아예안먹고 한국오니깐 4kg빠졌던데... 그래도 그고생또 해도 좋으니깐 또 가고 싶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