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nboard.chol.com%2Fimages%2Feditorimg%2Fplaza_love_1%2F2006%2Ftn_94f3416c05.jpg)
근래 2주간에 걸쳐 가정마을 이야기가 1박2일에 나왔습니다.
하도들 이야기를 해서 저도 어제 1편을 찾아서 보았는데
너무 재미 있더군요.
2004년쯤부터 이 가정마을에 사시는 할머니댁을 다니기 시작하고
카페에 글 써 놓은 것들이 있는데
찾을수가 없다고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있어 찾아서
영월이야기방에 모아 놓습니다.
시간 되시는 분들 옛날 일기장을 읽듯이 읽어 보세요.
다 찾지는 못했지만 새롭습니다.
요즘은 할머니께서 멀리 계셔서 잘 가게 안되는데
이제는 너무 유명해서 이제는 추억의 장소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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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8월 31일 -오지에서의 하루-
서울에 사는 아무렴의 어릴적 친구가 휴가를 왔다.
어릴적 친구는 누구라도 만나면 옛이야기로 돌아가게 되고 동심으로 돌아가게 되는데
이번 휴가에 특별히 아이들을 데리고 오지를 한번 가 보고 싶다고 하여
언젠가 아무렴이 쓴 글 어떠신지~ 의 할머니께서 살고 계시는
오지를 택하여 하루 여행을 하였다.
할머니께서 계시면 좋고 계시지 않아도 좋은채로 연락도 없이 떠났는데....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nboard.chol.com%2Fimages%2Feditorimg%2Fplaza_love_1%2F2006%2Ftn_871f4cfc7f.jpg)
아직도 버스 정류장을 오시려면 30리를 걸어야 하는 이곳
오지를 처음 와 보는 남편의 친구는
가는 내동 창 밖에 펼쳐지는 풍경들에 눈을 떼지 못하고 감탄을 한다.
굽이 굽이 산들을 넘었는가 하면 다시 강이 나오고 강을 지났는가 하면
또 다시 만나는 고개 고갯길~
이런 길을 할머니는 70년 가까이 자녀들을 공부시키며 집안을 일구어 오셨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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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넘고 몇 개의 강을 건너 드디어 강 건너로 할머니의 집이 보인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nboard.chol.com%2Fimages%2Feditorimg%2Fplaza_love_1%2F2006%2Ftn_43abab939b.jpg)
이곳에서 할머니와 옆집 부부가 살고 계신다.
멀리서 보기에는 빈집이 많아 커다란 동네 같이 보이지만
열 여섯 가구가 살던 동리가
지금은 단 두집만 남았으니....
할머니의 이웃집 소가 강물에 나와서 목간을 즐기고 있다.
작년 가을 걸어서 가시는 할머니를 태워 드린것이 계기가 되어
이번이 다섯번째 할머니댁을 방문 하는 것이지만
아직도 그 건너는 가 보지를 못하였다.
전화를 드렸더니 반갑게 맞으시며 밥을 앉혀 놓고
배를 가지고 나오시겠다고 놀고
있으라고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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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아이들은 마치 외할머니댁을 온 것 마냥 설레여하며
아무렴과 족대로 물고기를 잡고,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nboard.chol.com%2Fimages%2Feditorimg%2Fplaza_love_1%2F2006%2Ftn_15507fd3df.jpg)
나와 친구의 부인은 골뱅이를 잡으며 배가 건너 오기를 기다렸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nboard.chol.com%2Fimages%2Feditorimg%2Fplaza_love_1%2F2006%2Ftn_16e532d91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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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할머니께서 배를 가지고 건너 오셧다.
일전에는 이 배를 건널 줄을 몰라서 올라 보기만 하였던 아무렴이
드디어 뱃줄을 잡고 할머니께 방법을 전수 받고서
어기여차 뱃노래를 불러가며
강을 건너간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nboard.chol.com%2Fimages%2Feditorimg%2Fplaza_love_1%2F2006%2Ftn_c6f389a286.jpg)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남편 아무렴의 표정이 천진하고 이뻤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nboard.chol.com%2Fimages%2Feditorimg%2Fplaza_love_1%2F2006%2Ftn_3af1cd07dd.jpg)
생각처럼 쉽지는 않아 요령도 필요한데,
모든것이 신기하기만한 친구도 뒤에서 배의 꽁무니를 밀어본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nboard.chol.com%2Fimages%2Feditorimg%2Fplaza_love_1%2F2006%2Ftn_f804cee1a5.jpg)
할머니의 집은 어릴적 옛모습을 그대로 간직하여 마치
어릴적으로 시간여행을 온듯하다.
마당에 썩히는 감자의 고약한 냄새도 나는 정겹기만 한데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nboard.chol.com%2Fimages%2Feditorimg%2Fplaza_love_1%2F2006%2Ftn_72894f2dc3.jpg)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nboard.chol.com%2Fimages%2Feditorimg%2Fplaza_love_1%2F2006%2Ftn_598088aa5c.jpg)
할머니는 어느새 가마솥에 밥을 하시고 뒷밭에 풋고추를 따다가
콩가루를 무쳐
쪄 내시고 된장을 지져 한 상 잘 차려 주셨다.
우린 그날 한 사람앞에 평균 두사발씩 밥그릇을 비웠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nboard.chol.com%2Fimages%2Feditorimg%2Fplaza_love_1%2F2006%2Ftn_69dfab07d6.jpg)
밥은 잘 먹었는데 할머니집 앞에 아직도 멀쩡한 주인 떠난 빈집이 너무나 적적하게
내 가슴에 들어온다.
도회지 사람들이 땅값이 오르기를 기다려 집만 사 놓고 비워 놓은 빈집들이 근처에만
몇 채가 된다는데.....
여섯명이나 되는 자녀들이 모두 다 도시에서 살고 있고
할머니를 모셔 가려고 애를 쓰지만 이곳을 지키고 싶으신 할머니의 단호함에
자녀들도 어쩌지를 못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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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오는 길은 언제나 어린 동생을 떼어 놓고 혼자 서울로 가던 그 마음이 든다.
썩힌 감자가루를 곧 팔아야 한다고 걱정을 하셨다.
어차피 나는 이웃 할머니들께서 썩혀서 주시는 감자가루를 사서 쓰는 입장이라
그럼 몇 날 후에 다시 오겠다는 기약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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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날 후에 다시 서울에서 동물병원을 하는 친구 내외가 오던날 그곳을 찾았을 때
전날 내린 비로 인해 강물은 시뻘건 흙탕물이 흘러가고
레프팅을 즐기는 배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오늘은 미리 오겠다고 전화를 드린 상태라 느긋이 앉아
할머니께서 배를 가지고 건너 오시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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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밖에 없는 절벽 절벽에 붙어 가을날을 기다리며 잎을 피우기 시작한 바위구절초가
이곳 저곳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제 얼마 있지 않으면 연분홍꽃을 피워내겠지~
커다란 바위 밑에 할머니의 우체통 앞에서 사진도 한장 찍어본다.
할머니의 우체통에는 어떤 사연의 편지가 들어 있을까
아마도 멀리 부산에서 어머니의 안부가 궁금한 이쁜딸 미정씨의 그리움이 들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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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nboard.chol.com%2Fimages%2Feditorimg%2Fplaza_love_1%2F2006%2Ftn_f18a003a1f.jpg)
오늘 맛난 것을 해 주신다고 약속을 해 주셨는데 과연 굴뚝에서는 연기가 폴폴 피어 오르고 있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nboard.chol.com%2Fimages%2Feditorimg%2Fplaza_love_1%2F2006%2Ftn_a34b4018ce.jpg)
할머니께서 직접 놓아 기르시는 토종닭을 한마리 잡아
엄나무를 넣고 푹 고으로 계셨다.
닭이 얼마나 큰지 왠만한 닭 세마리택은 되는 것 같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nboard.chol.com%2Fimages%2Feditorimg%2Fplaza_love_1%2F2006%2Ftn_270b45f748.jpg)
더 고아 지기를 기다리면서 툇마루에 앉아 할머니의 옛이야기를 듣는다.
이 산골에서 농사를 지어 30리 50리 길을 내다 팔아
자녀들을 고등학교까지 다 보내신
그 이야기는 들어도 들어도 신기하고 아름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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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nboard.chol.com%2Fimages%2Feditorimg%2Fplaza_love_1%2F2006%2Ftn_b35f4e9026.jpg)
맛있는 토종닭 이야기는 그림으로만 보아도 침이 넘어 갈까 보아 더 하지는 않겠다.
아무튼 그날 우리는 배가 터지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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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nboard.chol.com%2Fimages%2Feditorimg%2Fplaza_love_1%2F2006%2Ftn_858afddb2b.jpg)
배를 건너는 강 옆에 뿌리를 들어 내고도 꿋꿋이 꽃을 피운 무릇이
할머니의 모습을 닮은듯 하다.
![](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nboard.chol.com%2Fimages%2Feditorimg%2Fplaza_love_1%2F2006%2Ftn_7904286d55.jpg)
다시 강을 건너고 산을 넘어 오지로의 시간여행을 마감하였다.
아직도 이런 오지가 우리 곁에 남아 있다는 것 그것으로도 나는 행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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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렇지님~ 1박2일에 영월오지편을 방송했었네요. 본 방송을 못 보았는데 재방송을 봐야겠어요.
가정마을 이야기 과거 추억을 되새겨 보듯 재미있게 흐믓하게 잘 보았어요. 감사합니다.
할머니와 식구들 모두 건강하시길 바래요. *^^*
가정마을의 변천사 ㅎㅎ 잘 봤어요. 옛집을 그대로 수리해서 민박을 하니 그곳에 있음 어릴적 추억이 떠오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