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김장용 배추모를 사다가
법당 옆에 텃밭에 식재하였습니다.
지금은 아주 작아서
배추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할 정도지만
두어달 동안 해와 달과 대지의 정기를 받아
몸집 불리기를 하고 나면 속이 꽉 찬
김장용 배추가 될것입니다.
매년 김장을 하기 전날에는
유치원 아가들이 절로 올라와
직접 배추를 수확하는 것을 거들고
웃반 아가들은 배추를 차에 싣는 일도 도우니
절은 우리 유치원 아가들의 생태학습장이자
고사리 손길의 힘이 큰 것을 확인하는 삶의 현장입니다.
밭 한켠에는 무씨도 갈아 두었고
올해 김장용 고추도 적잖게 사 두었으며
가을에는 국산 메주콩을 사다가 메주를 쑤어
맑은 햇살에 익어가는 빠알간 고추장을
두어단지 담글 준비도 하고 있습니다.
우리처럼 일머리를 모르는 사람들은
여름이나 가을이나 거기서 거기지만
가을걷이를 시작으로 겨울나기를 준비하는
아낙네들과 농부의 손길과 발길은
바쁘기만 한 때입니다.
들판에 나가보니 이제 논에서는
추석을 한달여 앞두고 황금물결을 이루기 위한
벼나락들의 자람이 좋고 엎치지도 않았으며
비가 적었기에 고추등 작물에 병충해가 적어
올해의 농심은 대체로 만족에 가깝습니다.
고려말의 야운스님께서는 자경문에서
모름지기 수행자는 연의미식을 하지 말라 하시며
농부도 매번 기한 힘겨운 때가 있으며
직녀도 몸을 가릴 옷이 없는 때가 있다 하셨습니다.
軟衣美食
(연의미식)
農夫 每有飢寒之苦 織女 連無遮身之衣
(농부 매유기한지고 직녀 연무차신지의)
이 말씀은 농부들은 농사를 짓는 것으로
생업을 삼는 사람들이기는 하지만
혹여 배곯는 춘궁기에는 어쩌지 못하고
직녀는 옷감을 짓는 사람이지만
자기들 입성조차 변변치 않은 때가 있으니
하물며 농사도 힘쓰지 않고
베도 짜지 않는 수행자는
부드러운 옷감이나 맛있는 음식을 탐하지 말라
하고 경계하시는 말씀입니다.
그와같이 대비수고한 시주들의 은덕으로 살며
수행을 게을리하여 받게 되는 과보를 가리켜
죽어서 소가 된다 하시거나
금생에 미명심하면 적수도 야난소야 라 하셨으니
이번 생에 마음을 밝히지 못하면
떨어져 내리는 물방울도 소화해 내기 어렵다
하시는 까닭입니다.
요즘은 절에도 물질이 넘쳐나서
큰 법회를 하거나 재를 지내고 나면
남아서 처리해야 할 음식물들이 많은데
그렇다고 주방에 대고
일미칠근을 논설할 수 만도 없는 형편이라
안타까워 하면서 그나마 견공들이 있어
다행이다 싶은 생각도 듭니다.
한가위 명절을 앞두고
지나친 복수용은 화를 부른다 하셨으니
그저 검소하고 소박한 생활로 만족하고
그러고도 남는 것이 있으면 이웃과 함께
나누는 일에 동참하였으면 하는 바람을 갖습니다.
공주 상왕산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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