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정신에서 죽음경험은 단순히 생명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의 상실을 이야기한다. 존재하던 것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개인에게 쉽지 않은 사건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죽음. 즉, 자신의
죽음을 포함한 모든 죽음은 반드시 오게 되어 있다.
-죽음에
관한 성인의 일반적 생각-
어떤 이들은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난다는 자유와 해방의 이미지를 떠올
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죽음을 생각하면 두려움과 공포부터 찾아올지 모른다. 아니 어쩌면 매일 죽음을 생각하며 또는 그 생각을 부인하며 불안을 호소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떤 종류의 죽음이든 반드시 온다는 것은 아는데 피할 수 없으며, 맞이할
자신도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죽음은 우리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닌 삶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부분이며 죽음이 있기에 인생이,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더욱 가치 있는 것이라고
보여 진다. 하지만 사회적 개념으로 인한 우리의 인식에 따르면 죽음은 부정적이고 두려우며 끝이라는 것은
공허하다.
그래서 우리들은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피하며 누구나 죽음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그것을 모르는 것처럼, 마치 암묵적인 약속이라도 한 듯 함구한다. 가까운 지인이 죽음을 경험하며 힘들어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사건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으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대하는 것이 상대방을 위한 배려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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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이
경험하는 죽음-
일반적인 성인들의 관점에서 아동은 성인과는 다르게 감정 발달에 미숙하여
죽음의 의미를 잘 모르고 성인보다 고통스러워 하지 않으며 쉽게 잊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혹은 상실한 대상을 다른 것으로 대체하여 잊을 수 있을 것이라고
과소평가 하곤 한다. 또한, 죽음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다
보니 아동들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숨기며 알리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한 내담자의 사례를 보면 아동기에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부모님께서
그것을 말하지 않고 장례식에도 함께하지 못했다. 이 내담자는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게 된 날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고 한다. 아동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를 끝까지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할머니가
돌아가시는 당시 아무것도 모르고 즐거워했다는 죄책감이 들었다고 했다. 이후 성인이 되었을 때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일이 있었다. 돌아가시기 전 병원에서 연락을 받고 내담자와 그 남매들을 제외한 모든 친척이
할아버지와 마지막 인사를 했지만 내담자와 남매들은 부모님께서 이야기해주지 않아 마지막 모습을 보지 못한 채 위독하다는 사실도 알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했다고 한다. 그때에도 내담자는 아동기 때와 반복적으로 죄책감이 들었다고 호소했다.
아동기에 죽음에 대한 건강한 인식을 배우지 못하고 죽음은 부정적이고
자신이 감당하지 못할 사건으로 강제적으로 여겨졌던 내담자에겐 갑작스러운 죽음의 경험이 이후로도 반복된다. 갑작스런
친구의 자살, 갑작스런 스승님의 죽음. 이때마다 내담자는
죄책감을 느끼며 심지어 자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경우도 있다고 하였다.
피아제 학파에 의하면, 아동들은
종종 자신의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마주할 때 자신이 무엇인가를 잘못했기 때문에 그 사람이 죽었다고 생각하곤 한다.
이는 아동의 전지 전능하고, 자기 중심적인 사고로 나오며 이 잘못된 사고에 대한 성인들의
올바른 이해와 중재가 없다면, 죽음에 대해 트라우마가 형성되며 이후의 삶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또한 아동에게 낮은 자존감과 무력감, 무능감, 외로움등을 가져다줄 수 있으며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아무런 희망도 가지지 못하는 정서적인 상태가 될
수 있다.
-죽음(상실)에 대한 애도-
이처럼 아동들의 상실에 대한 애도는 너무나도 중요하다. 죽음에 대한 건강한 사고와 충분히 슬픔을 느끼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의미를 창조해 내는 것이 이후의 삶에 있어서
유익하며 오히려 상실의 경험이 이후의 삶을 더 윤택하게 해준다.
때문에 죽음을 경험한 아동들에게는 상실의 경험으로 고통스러워 하는 아동에게 위하는 마음으로 위로의 말이나 조언을 하는 것 보다 그 슬픔과 고통에 대해
마음껏 이야기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표현할 수 있는 이야기 편안하고 신뢰할 수 있는 어른의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우리 모두는 상실로 인한 고통에 대한 충분한 인지와 수용이 필요하다. 그 안에서 스스로 그 경험에 대한 재해석이 이루어지며 담아주고 들어주며 방향을 인도할 수 있는 상담사 혹은
어른이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출저
구인회(2008).
죽음의 문제에 관한 철학적 고찰. NRF KRM.
안장혁(2014).
괴테와 죽음의 현상학. 한국연구재단(NRF).
이주옥(2016).
죽음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유아교육프로그램 모형 개발.
우시정, 손철우(2018). 아동기
상실의 고통에 따른 치료적 애도: 현장사례연구 중심으로. 한국목회상담학회.
사진출저: 구글(재사용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