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광신문 968호 이케다 선생님 스피치, 외3(1, 3P)

[로즈캐슬]

인류는 21세기 정보통신혁명의 시대를 맞아 경제와 과학기술의 세계화가 진전되는
현대 세계에서 한층 더 상호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영국 역사협회 회장을
역임한 제프리 배러클로프는 '세계역사지도'에서 인류사를 일곱 시기로 나누어,
세계가 유럽 우위의 시대에서 '전(全)지구문명의 시대'에 이르렀다고 하여 이 새로운
시대를 구분해 '지구문명'이라고 명명했습니다.    비교문명학자인 요시자와 고로 
교수는 "배러클로프는 당초 토인비와 함께 '세계역사지도'를 구상했다.
새로운 비교문명론을 형성하는 데 있어서 토인비의 지적 유산과 선도성은 특필할
만한 것이었다" 하고 말했습니다.   배러클로프와 토인비 박사의 구상은 1973년 
무렵에 있었던 일이라고 여겨지는데, 그때는 내가 토인비 박사와 한창 대담하던
시기였습니다.

다시 본디 화제로 돌아와서, 전 인류적인 '지구문명'을 위해 오늘날의 과학기술사회가
지닌 중대한 과제는 '지속가능성'이고, 크게 나누어 다음 세가지 영역에 걸쳐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먼저, 제1영역은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대표되는 지구환경문제
입니다.  오존층 파괴, 해양 오염, 사막화 진행, 열대우림 파괴, 멸종이 우려되는 생물
종이 늘고 있는 현상을 비롯해 원자력발전을 포함하는 에너지문제가 깊이 연관됩니다.
제2영역은 정치, 사회, 경제 문제로 핵확산, 생물화학무기 문제부터 잇따라 발생하는
민족이나 인종 사이의 분쟁 등을 포함합니다.  이러한 문제들은 국경을 초월하는
분쟁으로 격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빈곤, 기아, 인권 침해, 차별, 난민문제와
국제적인 배금주의, 이른바 탐욕스러운 자본주의가 초래하는 빈부격차 문제와 금융
위기도 들 수 있습니다.    제3영역은 앞의 두개 영역의 문제를 유발하는 인간 정신성
의 위기, 윤리성과 도덕성의 저하, 폭력성, 탐욕성, 근원적인 이기주의가 발호하는
현상을 포함합니다.

이렇게 산적한 여러 문제에 마주한 인류사회에 있어서 제1영역에서 제기한 지구환경
문제를 이겨내며 '대자연과 공생'을 도모하고, 제2영역의 정치, 사회, 경제적인 여러
문제를 이겨내며 '평화공존'을 가능하게 하고, 그 기반이 되는 제3영역에 대한 노력,
다시 말해 '인간의 정신변혁'이 지금만큼 요구된 적은 없습니다. 
자연과 공생을 비롯해 인류의 평화공존을 위협한 인간의 이기주의와 폭력성 등의
악한 마음을 억제하고, 이타심과 자비 등 선한 마음을 강화하며 새로운 정신성의 기축
(機軸)을 구해 윤리성을 향상하도록 해야 합니다.

토인비 박사도 저와 대담할 때 "우리의 기술과 윤리 사이의 격차는 일찍이 없을 만큼
크게 벌어졌습니다."  "윤리 분야만이 인간의 존엄을 확립할 수 있습니다"하고 말하며,
그것은 인간의 행동이 '탐욕성과 침략성의 지배를 받지 않고, 자비와 사랑을 바탕으로
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한 현대물질문명에서 지속 가능한
'지구문명'을 창출하려면 '인간 존엄'과 '생명 존엄'사상을 확립하는 새로운 정신문명을
형성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미래의 '지구문명'은 종교가 인류의 마음을 함양하고, 선한 마음을 강하게 만들고,
윤리성과 정신성을 높이고 깊게 하는 '주체적 역할'을 담당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대에서 종교의 존재 의의는 제3영역인 '인간의 정신변혁'을 기반으로, 제1영역의
'대자연과 공생' 그리고 제2영역의 '인류의 평화공존'에도 깊이 관여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에서 불교(佛敎)가 존재하는 의의도 바로 '지구문명'의 지속성과
발전을 위해 얼마나 공헌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런 까닭으로 나는 불교의 원점인
석존의 깨달음을 원류(源流)로 하여 구마라습이 번역한 '법화경'과 천태불교
그리고 니치렌불법(日蓮佛法)으로 이어지는 불교사(佛敎史)를 더듬으며 대승불교에
일관해 흐르는 '생명의 존엄성'을 근본 관점으로 삼아 오늘날 불교가 세계종교로서 지닌
사명을 선명하게 비추는 이번 심포지엄을 깊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로케시 찬드라 박사는 일찍이 '<법화경>과 현대'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이렇게 말했
습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사람들은 빛을 찾고 있습니다.  인류 의식의 여명이
밝아오기를 가장 강하게 바라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영원이라는 원천 속에 존재하는
것을 지금 새롭게 세계의 캠퍼스에 그려내기를 열망하고 있습니다.  미래의 왕국은
현실과 상상에서 생깁니다.   미래의 인류는 문화의 역동적인 담당자가 될 것입니다."
'법화경'(관세음보살보문품)에는 "무구하고 청정한 빛으로 혜일은 모든 어둠을 깨고,"
('법화경병개결' 637쪽)라고 씌어 있습니다.  이번 심포지엄의 진지한 토론에서
인류를 뒤덮은 어둠을 뚫고, '지구문명'을 창출하기 위한 '영지의 빛'을 발하기를
염원합니다.




         칼럼 - '중동지역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

                                            이케다 SGI 회장

지금, 중동지역에서 이란의 핵개발 문제를 둘러싸고 긴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상황을 보며, 역사가 토인비 박사가 핵시대에 세계가 마주한 과제에 관해
"고르디우스의 매듭은 단칼에 잘라 버리지 말고 참을성 있게 손으로 풀어야 한다"고
경종을 울린 말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긴장 상태가 무력분쟁으로 발전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관계국을 포함한 정치 지도자가 지금 
'자제하는 용기'를 지니고, 사태 수습을 위해 서로 양보하는 자세를 취하기를 
강하게 희망하는 바입니다.

군사력 같은 하드파워를 행사해서는 어떤 문제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위협을 일시적으로 억누를 수 있다 해도, 그보다 더 큰 증오와 분노를 일으키는
화근을 남길 뿐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지금까지 국제정치에서는 긴장이 높아지면
상대방을 강경한 태도로 위협하거나 격렬하게 비난하며 응수하는 일이 예사였습니다.
지금으로부터 50년쯤 전(1961년) '베를린 위기'때, 소련의 흐루시초프 총리가 빈에서
케네디 대통령과 회담하며 "미국이 전쟁을 원한다면 마음대로 하라. 소련은 받아칠
뿐이다.  전쟁의 참화는 똑같이 겪을 것이다."하고 단언한 일이 떠오릅니다.
그러나 일단 전쟁이 일어나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일반 서민이 가장 크게 고통 
받는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됩니다.   20세기 전쟁의 시대를 겪은 세대는 모두
같은 체험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저도 전쟁으로 형을 잃고, 집이 불탔습니다.  어린 남동생의 손을 잡고 공습을 피해
이러저리 도망 다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하물며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는
사태로 발전할 경우에는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피해를 불러올 것입니다.
핵무기는 그 가운데 가장 비인도적인 무기입니다.  미소 정상은 1961년 '베를린 위기'와
이듬해 일어난 '쿠바 미사일 위기'때도 충돌 직전에 겨우 멈춰 섰습니다.  두 정상은
일촉즉발의 냉엄한 대치 상태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그 끝에 기다리고 있는 결과를
짐작했기에 멈출 수 있었습니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이란의 핵개발시설이 공격을 받으면 얼마나 큰 혼란이 확산
될까요.   공격은 반드시 보복을 낳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지금 정치적으로
크게 변동하고 있는 중동지역에 어떤 사태가 야기될지 예측하기 힘듭니다.
국제정치에서는 불신이 새로운 위협을 부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중동지역에 사는 일반시민들의 '핵무기 없는 지역'을 만들기 바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음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그 한가지 예로, 지난 2011년 12월,
브루킹스 연구소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스라엘인 가운데 이란과 이스라엘을
포함한 중동을 비핵지대로 합의하는 지지 비율이 2대1로 나타났습니다.

시민들이 바라는 이런 솔직한 심정을 현실화하려면, 중동을 '대량살상무기가 없는
구역'으로 설정하고자 하는 국제회의를 올해(2012년) 예정대로 반드시 성공시켜야 합니다.
이 회의는 이란과 이스라엘을 비롯한 중동지역 전체에 공통된 안전보장을, 한 단계 새롭게
높일 수 있는 기회입니다.   현재 주최국인 핀란드가, 있는 힘을 다해 거듭 노력하고 있지만
피폭국인 일본도 대화를 위한 환경 조성에 앞장서야 합니다.

앞서 두번의 위기를 넘긴 케네디 대통령은 "희망은 역사의 신중함으로 연마해야 한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이 말처럼 '핵무기 없는 세계'를 바라는 사람들이, 지금까지 
강한 인내심으로 온갖 시련과 위기를 이겨내며 착실하게 희망을 키웠습니다.
비핵지대조약의 선구가 된 중남미의 틀라텔롤코 조약도 쿠바 위기를 계기로 단번에
구상이 진전되었습니다.   "시간 낭비다.  이런 조약이 합의될 리 없다"는 수근거림도
있었지만, 거듭 끈기 있게 교섭한 노력으로 틀라텔롤코 조약을 성립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연안 33개국을 비롯해 핵보유국 5개국이 모두 
이 조약에 참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지금 중동지역의 위기를 이겨내려면, 바로
이러한 '대화를 포기하지 않는 정신'과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신념'이 국제사회에
필요하지 않을까요.   냉엄한 현실에서 중동지역의 위기가 아무리 험할지라도, 
평화적인 노력을 쉬지 않고 계속 해야 '희망'을 키울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해돋이◆

처음부터 아무런 고생도 하지 않으면서 돈도 있고 순조롭게 지위가 높아지는 것은
참된 행복이 아니다.  그래서는 인간으로서 단련을 받을 수 없다. 
덧없는 가짜 행복이다.  인생에는 온갖 장해가 있다.  나쁜 인간도 있다. 
그런자들과 싸워 단호히 승리했을 때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다.

독일 대시인 괴테는 "언젠가는 목표에 다다를 것이라는 태도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  한 걸음 한 걸음이 목표가 되고, 한 걸음 한 걸음이 가치 있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단번에 훌륭해지겠다,  단번에 인기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태도여서는 안 된다.  하루하루가 중요하다.  한 걸음 한 걸음이 목표다.
자기를 완성하는 목표며 승리하기 위한 목표, 행복하기 위한 목표다.

또 괴테는 "확신한 일을 실행할 만한 힘은 누구나 반드시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누구나 반드시 실행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도 도중에 단념하거나
싫어하거나 게을리하면 패배다.  
자신을 믿고 '마지막까지 관철하는' 집념을 갖기 바란다.




         용기의 샘 40
       '행동'이 불법(佛法)의 위대함을 증명
야마모토 신이치(이케다 선생님)는1961년 4월, 히로시마
후쿠야마지부 결성식에 참석하기 위해 열차를 타고 가면서
절복을 하지 못해 고민하는 멤버를 이렇게 격려했다.

"절복(折伏)은 가장 어려운 불도수행이므로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닙니다.
불법(佛法)의 힘을 가르친다는 일은, 예를 들어 천년도 훨씬 전의 사람들에게
라디오나 텔레비전을 설명하는 일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열심히
이야기해도 좀처럼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실제로 신심을 해보면
그 훌륭함을 알 수 있습니다.  '왜 좀더 일찍 신심을 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여러분들도 그러셨겠지요.  그러므로 우정을 소중히 하면서
포기하지 말고 끈질기게 거듭 대화하기 바랍니다."

이번에는 나이 든 부인부가 이렇게 질문했다.
"아들에게 아무리 말해도 신심을 하지 않아 괴롭습니다.  어떻게 하면 신심을
할까요."     "당신 역시 아들 나이 때에는 신심을 하지 않았겠지요.
초조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잔소리를 해도 소용없습니다.  먼저 어머니인
당신이 열심히 신심에 면려해 생활을 잘하면 됩니다.  어머니가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그리고 어떠한 어려움에도 지지 않으며 배려 넘치는 자세로
가족을 대하면, 그 모습을 보고 자식들도 신심을 이해하게 됩니다.
결국은 어머니로서 인간으로서 하는 행동이, 가족에 대한 절복으로 이어집니다.
자식이 어머니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되면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신심을 하게 됩니다.
                             소설 '신·인간혁명' 제4권 <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