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점심께 사랑하는 조카로부터 카톡이 왔다.
작은 선물과 함께 "행복하게 살겠다"는 다짐의 인삿말이었다.
가슴이 찡했다.
곧바로 통화버튼을 눌렀다.
서울대에서 박사학위를 마치고 2022년 3월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한 삼심대 중반의 조카와 한참동안 안부와 근황을 주고 받았다.
감동과 감사가 동시에 밀려들었다.
내 본가의 형제들은 총 3남2녀다.
첫째가 형님(58년생)이었고 그 밑으로 정확하게 3년 터울씩인데 누님, 나, 남동생, 여동생 순이었다.
형님은 아들만 둘을 낳았다.
큰 조카는 진작에 '카이스트'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결혼한 뒤엔 미국으로 건너가 연구와 사회생활을 병행하며 열정적으로 자신들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어제 통화를 했던 녀석은 둘째 조카였다.
긴 세월동안 서울대 석,박사 통합과정에서 젊음을 불태웠다.
학위를 받고 캠퍼스를 떠나 대전에 있는 벤처기업에서 첫월급을 받았다며 안부인사를 보내왔다.
내 사무실과 서울대가 그리 멀지 않아서 가끔씩 만나서 식사를 했었다.
대면할 때마다 내가 조카에게 했던 얘기는 언제나 동일했다.
"네 가슴이 명령하는 그 길로 뚜벅뚜벅 용기있게 걸어가라."
"그리고 네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
"주변의 시선이나 사회적인 통념, 집안이나 가문에서의 역할, 사회생활에 대한 노력과 헌신도 중요하지만 너의 행복과 너의 사랑 그리고 앞으로 꾸리게 될 네 가정을 위해 온전하게 정진하는 삶을 살라"고 했다.
항상 똑같는 논조였다.
조카는 C.C였다.
같은 학교, 같은 석,박사과정에서 함께 수학했던 사이였다.
벌써 7년째 교제 중이다.
연애하면서 싸우거나 갈등이 생길 때면, 나와 조카는 함께 머리를 맞대거나 통화를 했었다.
깊은 신뢰와 사랑을 위해 때론 싸울 수도 있으니 절대로 회피하지 말고 그런 때일수록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하라고 일렀다.
눈 내리고 비에 흠뻑 젖은 적도 있었지만 지성인답게 긴 세월을 잘 헤치며 여기까지 왔다.
금년 연말에 여친의 박사논문이 통과되면 내년 봄쯤에 웨딩마치를 울리고 싶다고 했다.
청춘들의 뜨거운 열정과 용기있는 도전에 힘찬 박수를 보낸다.
대전에서의 새출발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빠른 시일내로 인사드리러 오겠다고 했다.
자랑스런 조카에게 맛있는 식사와 소주 한 잔을 사주고 싶다.
조카와 녀석의 여친까지 함께 불러 그들의 빛나는 '청춘예찬'에 마음을 담아 힘찬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인생은 아름답다.
브라보.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첫댓글 와~~
조카의 선물..
정말 훌륭하네요.
두 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