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차는 고혈압 낮춰주고 열매는 아토피·피부에 좋아
봄을 알리는 꽃 중에 개나리만큼 흔하게 볼 수 있는 꽃도 드물다. 따뜻한 남쪽 제주에서부터 봄이 더딘 강원지역까지 피어나는 시기는 조금 다르지만 후미진 비탈, 산자락, 공원 등을 가리지 않고 전국 방방곡곡 어디서나 봄이 왔음을 알린다. 그러니 바쁜 사람은 봄철 꽃구경하러 멀리 나갈 필요 없이 아파트 담벼락에 기댄 채 따스한 봄 햇살에 졸고 있는 노란 개나리꽃을 보며 봄의 정취를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추위에 강하고 척박한 토양에도 잘 자라는 개나리는 이른 봄 잎이 돋아나기 전에 노란 꽃이 먼저 피는 떨기나무(높이가 2m 이내이고 주줄기가 분명하지 않으며 밑동이나 땅속 부분에서부터 줄기가 갈라져 나는 나무, 관목이라고도 한다)이다.
우리가 많이 보는 관상용 개나리는 잎이 넓은 버들잎 모양이며 홑잎이다. 꽃은 피지만 열매가 잘 열리지 않는다. 약용으로 쓰는 개나리는 세 잎 개나리인데 잎은 넓은 달걀 모양이고 3개로 갈라져 있거나 3개의 겹잎으로 되어 있다. 중국이 원산지이며 우리나라에는 의성개나리로 알려져 있다.
개나리꽃의 꽃가루에는 케르세틴과 루틴이 함유되어 있으며 잎에는 포르시틴이 들어 있다. 개나리꽃은 열매와 같은 약효가 있는 데 특히 고혈압을 낮추는 데 효과가 뛰어나다. 꽃은 활짝 피기 전에 채취하여 그늘에서 건조하여 꽃차로 마신다. 잘 말린 꽃잎을 찻잔에 넣고 팔팔 끓인 뜨거운 물을 부어주면 물속에서 꽃잎이 피어나면서 은은한 향기가 나는 것이 눈과 입만 즐거운 게 아니다. 꽃이 지면서 돋아나는 어린 잎도 따서 덖어 그늘에서 말린 후 차로 마신다.
가을에 익는 열매는 연교(連翹)라고 한다. 연교는 올레아논산·탄닌질·필리린 등이 들어 있어 손과 발에 진땀이 날 때, 축농증, 아토피, 비염, 편도염, 여드름 등에 쓴다. 이 밖에도 천식·피부가려움증·비후성비염·기침·원형탈모증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당귀·천궁·황련·황백·지황·방풍·작약·도라지 등을 함께 같은 양으로 하여 차로 끓여 마시거나 달여 마시면 피부가 맑아지고 고와진다. 특히 열매 중에서도 껍질에 좋은 성분이 많이 들어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올봄에는 개나리꽃과 잎을 차로 마시는 새로운 경험으로 봄의 낭만을 느끼면 어떨까 싶다.
<지리산 약초학교 대표이사 허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