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매 (230)
제7장 이병아 부인 30회
방문이 안으로 걸려있지 않은 걸 보니 서문경이 방안에 없는 게 틀림없었다.
서문경의 거처는 세 개의 방으로 되어 있었다.
거실과 침실, 그리고 응접실이 딸려 있었다.
금련은 마음 놓고 거실로 들어서서 불을 켠 다음 침실과 응접실까지 살펴보았다.
어디에도 서문경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흠, 무슨 일인지 알았다구. 드디어 이양반이 이병아까지...”
금련은 속으로 중얼거리며 새삼스럽게 놀랐다는 듯이 두 눈을 휘둥그레 가지고 혀를 살래살래 내두른다.
거실의 불을 끄고, 가만히 밖으로 나간 금련은 서문경이 넘어간 담 저쪽에 시커멓게 솟구쳐있는 호두나무를 살펴본다. 아니나
다를까, 조금 전까지 걸려있던 등불이 보이지가 않는다.
“그렇구나. 어머나- 그것이 신호였구나”
금련은 또 한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어 입이 딱 벌어진다.
이튿날 밤, 잠자리에서 서문경과 일회전을 기분 좋게 끝내고 금련은 남편의 가슴패기를 슬슬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입을 열었
다.
“여보”
“응?”
“나 뭐 한 가지 당신한테 물어볼게 있는데, 물어봐도 괜찮죠? 화내지 말아요, 응?”
“응, 뭔데? 물어보라구”
“저... 당신 어젯밤에 어디 갔었어요?”
“어디 가다니...”
“시치미 떼지 마시고 말해 봐요. 다 알고 있으니까요”
사지를 내던지듯이 하고 반듯이 늘어져 누워있던 서문경은 그 말에 금련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그녀의 표정을 가만히 눈여겨
본다.
정말 눈치를 챈 게 아닌가 싶어 슬그머니 긴장이 된다. 다른 여자를 건드렸다면 눈치를 채거나 말거나 아무 상관없는 일인데
친구인, 화자허의 아내와 내통을 했으니 아무리 반금련이지만 알아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조금 망설이다가 서문경은 역시 서문경이답게 예사로 능청스럽게 되묻는다.
“다 알다니 뭘 안다는 거야? 어디 말해 보라구”
그런 질문을 꺼낸 금련이 오히려 좀 망설여진다.
그러나 그녀도 기왕에 말을 꺼냈는데 그냥 어물어물 넘길 수도 없어서 되도록 그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애써 웃음을 섞
어가며 말한다.
“당신 어젯밤에 담을 넘어가는데 보니까 아주 몸이 가볍던데요. 난 처음엔 도둑인줄 알았지 뭐예요”
“봤군”
“언제 그렇게 담 넘어가는 재주를 배웠어요?”
“허허허...”
그만 서문경은 웃음을 터뜨린다.
金甁梅
첫댓글 다 알아버린 금련이를 서문경이가 그냥 놔두지 않을 텐데....
다음 회가 기다려 집니다.
그러네요
그러나 서문경과 반금련이 보통사람들은 아니니 어덯게 나올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