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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치지(孔子恥之)
공자가 부끄럽게 여겼다는 뜻으로, 제자 재여(宰予)가 제나라 군주를 죽이는 반란에 가담하여 죽은 일에 부끄럽다는 말이다.
孔 : 구멍 공(子/1)
子 : 아들 자(子/0)
恥 : 부끄러워할 치(心/6)
之 : 갈 지(丿/3)
출전 : 사기(史記) 중니제자열전(仲尼弟子列傳)
이 성어는 사기(史記) 중니제자열전(仲尼弟子列傳) 재여(宰予) 단락에 나온다.
재여(宰予)는 자가 자아(子我)이고, 재아(宰我)라고 부른다. 공자 제자 십철(十哲)중의 한 사람으로 변설에 매우 능했다. 사마천(司馬遷)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재여(宰予)는 자가 자아(子我)이며, 말솜씨가 뛰어났다.
宰予字子我, 利口辯辭。
그는 공자에게 가르침을 받다가 이렇게 물었다. “부모의 상을 삼 년이나 치르는 것은 너무 길지 않습니까? 군자가 삼 년간 예를 닦지 않는다면 예는 반드시 무너질 것이며, 삼 년 동안 음악을 팽개친다면 음악도 반드시 무너질 것입니다. 일 년이 지나면 묵은 곡식은 아 없어지고 햇곡식이 익고, 나무를 비벼 얻던 불씨도 한 해에 한 번씩 바꿉니다. 그러므로 부모의 상도 일 년이면 됩니다.”
既受業, 問:三年之喪不已久乎? 君子三年不為禮, 禮必壞, 三年不為樂, 樂必崩。舊穀既沒, 新穀既升, 鉆燧改火, 期可已矣。
이에 공자가 물었다. “그렇게 하면 네 마음이 편하겠느냐?”
子曰:於汝安乎?
재여가 말했다. “예”
曰:安。
그러자 공자가 말했다. “그것이 편하면 너는 그렇게 해라. 군자는 부모의 상을 입는 동안은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달지 않고, 듣기 좋은 음악을 들어도 즐겁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다.”
汝安則為之。君子居喪, 食旨不甘, 聞樂不樂, 故弗為也。
재여가 밖으로 나가자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재여는 참으로 어질지 못하구나. 자식은 태어나서 삼 년이 지나야 부모 품에서 벗어난다. 그래서 삼년상은 세상의 합의된 예의이다.”
宰我出, 子曰:予之不仁也。子生三年然後免於父母之懷。夫三年之喪, 天下之通義也。
[참고] 재여를 위한 변명에서
재여가 말했다. "하늘과 사시의 운행도 1년을 주기로 이뤄지고 있고, 사람살이와 농사도 한해를 단위로 행해지니 상례도 1년을 단위로 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습니까?”
이런 재여의 문제 제기는 급진파의 관념적인 주장만이 아니라 당시 백성의 삶을 실질적으로 대변하고 있었다.
하루는 재여가 낮잠을 잤다. 공자는 그 모습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썩은 나무로는 조각할 수 없고, 더러운 흙으로 쌓은 담에는 흙손질을 할 수 없다.”
宰予晝寢。子曰:朽木不可雕也, 糞土之墻不可圬也。
재여가 고대 전설 속의 다섯 제왕인 오제(五帝)의 덕을 공자에 묻자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너는 그것을 물을 자격이 없다.”
宰我問五帝之德, 子曰:予非其人也。
그 뒤 재여가 제(齊)나라 도성 임치(臨菑)의 대부가 되었는데, 전상(田常)과 난을 일으켜 그 일족이 모두 죽음을 당했기에 공자는 매우 부끄러워 했다.
宰我為臨菑大夫, 與田常作亂, 以夷其族, 孔子恥之。
(史記 卷67 仲尼弟子列傳 第7)
[참고]
논어(論語) 공야장(公冶長)(5-10)
宰予 晝寢이어늘 子曰, 朽木은 不可雕也며 糞土之牆은 不可杇也니 於予與何誅리오.
재여가 낮잠을 일삼자 공자가 말씀하시길, ‘썩은 나무는 조각할 수 없고 썩은 흙으로 쌓은 담은 흙손질을 하지 못하니 재여를 책한들 무엇하리오.’
子曰, 始吾於人也에 聽其言而信其行이러니 今吾 於人也에 聽其言而觀其行하노니 於予與에 改是로라.
또 말하길, ‘전에 나는 남을 대할 때 그의 말을 듣고 그의 행실을 믿었으나, 이제 나는 남을 대할 때 그의 말을 듣고서도 그의 행실을 살피게 되었다. 재여로 인해 내가 이렇게 사람 대하는 태도를 고치게 된 것이다.’고 하셨다.
[참고]
공자는 68세가 되던 서기전 484년 14년간의 유랑을 마치고 귀국했다. 공자의 귀국은 공자 자신의 바람과 자로, 자공, 염구와 같은 제자들의 노력에 힘입은 바 컸지만, 노나라 정계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에 가능했다.
노나라는 당시 계씨정권의 수장이었던 계환자가 죽고 아들 계강자가 정권을 계승해 있었다.
계강자는 공자와 갈등관계에 있었던 아버지와는 달리 공문을 자기의 지지세력으로 포섭하고자 했고, 그 가시적 조처로서 공자의 귀국을 허용한 것이다.
임금인 애공쪽에서도 공자의 귀국을 환영했다. 공자의 존재는 계씨정권을 도덕적으로 견제하는 효과를 내어 자신의 군주권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겼다.
이때 재여는 애공 쪽과 가까왔다. 재여는 당시 중국에 횡행하던 신하에 의한 참주정치를 혐오했다. 그런 재여에게 스승의 귀국은 정치적으로 중요한 모멘텀이었다.
국제적으로 존경 받는 현자인 공자가 계씨에 맞서 노나라 정치개혁을 지지한다면 그보다 더 큰 원군은 없을 것이었다.
공자가 귀국하자 계강자는 공자를 상부(尙父)로 예우하면서 자주 자문을 구하였다. 어느 날이었다. “나라 안에 도둑이 많아져 걱정입니다. 퇴치할 방법이 없겠습니까?”
공자가 말했다. “진실로 그대에게 탐욕이 없다면, 백성들은 상을 준다 해도 도둑질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苟子之不欲, 雖賞之, 不竊).” (안연편 18장)
적자(嫡子)를 제치고 후계자의 지위를 차지했던 계강자는 공자의 말을 자신의 컴플렉스를 건드린 것으로 듣고 불쾌한 기색이 되어 돌아간 후 한동안 공자를 찾지 않않다.
그러자 일부 제자들이 공자가 계강자를 방문해 오해를 풀어주는 방안을 논의하자 재여가 이를 가로막았다. “굳이 선생님이 먼저 가실 필요가 있는가? 가르침을 받으려면 제깐놈이 찾아와야지 왜 선생님이 먼저 허리를 굽히는가?”
재여가 완강히 반대한다는 소식을 들은 공자는 웃으며 말했다. “여가 너무 흥분했구나. 산을 떠나 십리를 가도 매미소리가 귓가에 쟁쟁하더라는 말이 있다(違山十里, 蟪蛄之聲, 猶尙存耳). 때로 정치란 상대방이 호응해 오도록 하는게 더 나을 때가 있는데(政事無如膺之矣).” (설원 정리편)
▶️ 孔(구멍 공)은 ❶회의문자로 어린 아이가(子) 젖통에서 젖을 빠는 모양(乚; 은)으로 젖이 나오는 구멍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孔자는 '구멍'이나 '비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孔자는 子(아들 자)자와 乚(숨을 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乚자는 뜻과는 관계없이 어미의 젖가슴을 표현하고 있다. 孔자의 금문을 보면 어린아이가 무언가에 머리를 맞대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아이가 어미의 젖을 빠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孔자는 본래 '젖가슴'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하지만 지금의 孔자는 주로 공자를 대표하는 글자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孔(공)은 ①구멍, 굴 ②성(姓)의 하나 ③공자(孔子)의 약칭(略稱) ④동전(銅錢) ⑤새의 이름, 공작(孔雀) ⑥매우, 심히 ⑦비다, 공허(空虛)하다 ⑧깊다 ⑨크다, 성대(盛大)하다 ⑩아름답다 ⑪통(通)하다, 지나가다 ⑫허무(虛無)하다, 헛되다 ⑬성(姓)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뫼 구덩이 광(壙), 구멍 혈(穴), 굴 굴(窟), 구멍 규(竅), 구멍 두(竇)이다. 용례로는 공자의 본명은 공구(孔丘), 공자를 성인으로서 일컫는 말을 공성(孔聖), 공자와 맹자를 공맹(孔孟), 공자와 노자를 공로(孔老), 몹시 밝음을 공명(孔明), 사람이 많이 다니는 큰길을 공로(孔路), 매우 급박함이나 몹시 지독함을 공극(孔劇), 구멍 무늬를 공문(孔文), 꽃밥의 정수리에 구멍이 생기어 꽃가루를 날리는 일을 공렬(孔裂), 구멍으로 사람 몸의 혈도를 공혈(孔穴), 털구멍을 모공(毛孔), 콧구멍을 비공(鼻孔), 눈구멍을 안공(眼孔), 눈동자로 눈알의 한가운데에 있는 빛이 들어가는 부분을 동공(瞳孔), 구멍을 뚫음을 천공(穿孔), 구멍이 많음을 다공(多孔), 몸안으로부터 몸 밖으로 땀을 내보내는 살갗에 있는 구멍을 한공(汗孔), 총알로 뚫린 구멍을 탄공(彈孔), 공자가 구슬을 꿴다는 뜻으로 어진 사람도 남에게 배울 점이 있다는 말을 공자천주(孔子穿珠), 공자의 자리는 따스할 겨를이 없다는 뜻으로 한군데 오래 머무르지 않고 왔다갔다 함을 이르는 말을 공석불가난(孔席不暇暖), 공자의 문하에서 나온 열 사람의 뛰어난 제자를 이르는 말을 공문십철(孔門十哲), 묵자 집의 굴뚝엔 그을음이 낄 새가 없다는 뜻으로 여기저기 몹시 바쁘게 돌아다님을 이르는 말을 공석묵돌(孔席墨突), 형제는 서로 사랑하여 의좋게 지내야 한다는 말을 공회형제(孔懷兄弟), 둥근 구멍에 모난 막대기라는 뜻으로 사물이 서로 맞지 않으을 이르는 말을 원공방목(圓孔方木), 백의 구멍과 천의 상처라는 뜻으로 갖가지 폐단으로 엉망이 된 상태를 이르는 말을 백공천창(百孔千瘡) 등에 쓰인다.
▶️ 子(아들 자)는 ❶상형문자로 어린 아이가 두 팔을 벌리고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아들을 뜻한다. 지금의 子(자)라는 글자는 여러 가지 글자가 합쳐져 하나가 된 듯하다. 지지(地支)의 첫째인 子와 지지(地支)의 여섯째인 巳(사)와 자손의 뜻이나 사람의 신분이나 호칭 따위에 쓰인 子가 합침이다. 음(音)을 빌어 십이지(十二支)의 첫째 글자로 쓴다. ❷상형문자로 子자는 ‘아들’이나 ‘자식’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子자는 포대기에 싸여있는 아이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양팔과 머리만이 그려져 있다. 고대에는 子자가 ‘아이’나 ‘자식’이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중국이 부계사회로 전환된 이후부터는 ‘남자아이’를 뜻하게 되었고 후에 ‘자식’이나 ‘사람’, ‘당신’과 같은 뜻이 파생되었다. 그래서 子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아이’나 ‘사람’이라는 뜻을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子(자)는 (1)아주 작은 것을 나타내는 접미어 (2)신문(新聞), 잡지(雜誌) 따위 간행물(刊行物)의 어느 난을 맡은 기자(記者)가 자칭(自稱)할 때 쓰는 말 (3)십이지(十二支)의 첫째 쥐를 상징함 (4)자방(子方) (5)자시(子時) (6)글체에서, 그대의 뜻으로 쓰이는 구투(舊套) (7)글체에서, 아들의 뜻으로 쓰이는 말 (8)민법상에 있어서는 적출자(嫡出子), 서자(庶子), 사생자, 양자(養子)의 통틀어 일컬음 (9)공자(孔子)의 높임말 (10)성도(聖道)를 전하는 사람이나 또는 일가(一家)의 학설을 세운 사람의 높임말, 또는 그 사람들이 자기의 학설을 말한 책 (11)자작(子爵) 등의 뜻으로 ①아들 ②자식(子息) ③첫째 지지(地支) ④남자(男子) ⑤사람 ⑥당신(當身) ⑦경칭(敬稱) ⑧스승 ⑨열매 ⑩이자(利子) ⑪작위(爵位)의 이름 ⑫접미사(接尾辭) ⑬어조사(語助辭) ⑭번식하다 ⑮양자로 삼다 ⑯어리다 ⑰사랑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여자 녀/여(女), 어머니 모(母), 아버지 부(父)이다. 용례로는 아들과 딸의 높임말을 자녀(子女), 며느리 또는 아들의 아내를 자부(子婦), 아들과 사위를 자서(子壻), 아들과 손자 또는 후손을 자손(子孫), 아들과 딸의 총칭을 자식(子息), 남의 아들의 높임말을 자제(子弟), 십이시의 첫째 시를 자시(子時), 밤 12시를 자정(子正), 새끼 고양이를 자묘(子猫), 다른 나라의 법률을 이어받거나 본떠서 만든 법률을 자법(子法), 모선에 딸린 배를 자선(子船), 융통성이 없고 임기응변할 줄 모르는 사람을 자막집중(子莫執中), 자애로운 어머니의 마음을 자모지심(子母之心), 듣고 본 것이 아주 좁고 고루한 사람을 일컫는 자성제인(子誠齊人), 자식은 아비를 위해 아비의 나쁜 것을 숨긴다는 자위부은(子爲父隱) 등에 쓰인다.
▶️ 恥(부끄러울 치)는 ❶형성문자로 耻(치)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마음심(心=忄, 㣺;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붉다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耳(이, 치)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恥자는 '부끄러워 하다'나 '부끄럽게 여기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다. 恥자는 耳(귀 이)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부끄러워하는 것은 감정과 관련된 것이니 心자가 의미요소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귀'를 그린 耳자는 여기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恥자는 사람이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면 얼굴이나 귀가 빨갛게 달아오르게 되는 것에 착안해 만들어진 글자다. 재미있는 발상이다. 그래서 恥(치)는 마음 속으로 생각하여 얼굴이 붉어지다의 뜻으로 ①부끄러워 하다, 부끄럽게 여기다 ②욕보이다, 창피를 주다 ③부끄럼 ④남에게 당한 부끄러움 ⑤욕(辱), 치욕(恥辱)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부끄러울 괴(愧), 부끄러울 참(慙), 부끄러울 수(羞)이다. 용례로는 좌골의 앞쪽에 있어서 장골이나 좌골과 같이 골반을 에워싼 뼈를 치골(恥骨), 남녀의 생식기 언저리에 있는 불룩한 부분을 치구(恥丘), 음부나 남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부끄러운 부분을 치부(恥部), 쩨쩨하게 굴어 아니꼬움을 치사(恥事),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을 치심(恥心), 부끄럽고 욕됨이나 불명예를 치욕(恥辱), 당당하거나 떳떳하지 못하여 느끼는 부끄러움을 수치(羞恥), 남에게 신세를 지거나 폐를 끼치거나 할 때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을 가지는 상태를 염치(廉恥), 부끄러움을 씻음을 설치(雪恥), 나라가 치욕을 당함을 국치(國恥), 뉘우치어 부끄럽게 여김을 회치(悔恥), 괴롭고 부끄러움을 고치(苦恥), 부끄러움을 면함을 면치(免恥), 부끄러움이 없음을 무치(無恥), 부끄러움을 무릅씀을 모치(冒恥), 그 전에 받은 수치를 숙치(宿恥), 고통스런 치욕을 우치(憂恥), 치욕을 견디는 일을 인치(忍恥), 얼굴이 두껍고 부끄러움이 없다라는 뜻으로 뻔뻔스러워 부끄러워할 줄 모름을 일컫는 말을 후안무치(厚顔無恥),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아니함을 두고 이르는 말을 불치하문(不恥下問), 예절과 의리와 청렴한 마음과 부끄러워하는 태도를 일컫는 말을 예의염치(禮義廉恥), 가슴에 맺힌 원한을 풀어 버리고 창피스러운 일을 씻어 버림을 일컫는 말을 신원설치(伸冤雪恥), 세 번 싸워 세 번 당하는 패배의 부끄러움이라는 뜻으로 곧 번번이 싸움에 지는 부끄러움을 일컫는 말을 삼배지치(三北之恥), 나라의 수치와 국민의 욕됨을 이르는 말을 국치민욕(國恥民辱), 총애를 받는다고 욕된 일을 하면 머지 않아 위태함과 치욕이 온다는 말을 태욕근치(殆辱近恥), 염치 없는 줄 알면서도 이를 무릅쓰고 일을 행함을 이르는 말을 모몰염치(冒沒廉恥),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이 수치가 아니라는 뜻으로 누구에게든지 물어서 식견을 넓히라는 말을 하문불치(下問不恥), 회계산에서 받은 치욕이라는 뜻으로 전쟁에서 진 치욕 또는 마음에 새겨져 잊지 못하는 치욕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회계지치(會稽之恥) 등에 쓰인다.
▶️ 之(갈 지/어조사 지)는 ❶상형문자로 㞢(지)는 고자(古字)이다. 대지에서 풀이 자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간다는 뜻이 되었다. 음(音)을 빌어 대명사(代名詞)나 어조사(語助辭)로 차용(借用)한다. ❷상형문자로 之자는 ‘가다’나 ‘~의’, ‘~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之자는 사람의 발을 그린 것이다. 之자의 갑골문을 보면 발을 뜻하는 止(발 지)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발아래에는 획이 하나 그어져 있었는데, 이것은 발이 움직이는 지점을 뜻하는 것이다. 그래서 之자의 본래 의미는 ‘가다’나 ‘도착하다’였다. 다만 지금은 止자나 去(갈 거)자가 ‘가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之자는 주로 문장을 연결하는 어조사 역할만을 하고 있다. 그래서 之(지)는 ①가다 ②영향을 끼치다 ③쓰다, 사용하다 ④이르다(어떤 장소나 시간에 닿다), 도달하다 ⑤어조사 ⑥가, 이(是) ⑦~의 ⑧에, ~에 있어서 ⑨와, ~과 ⑩이에, 이곳에⑪을 ⑫그리고 ⑬만일, 만약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이 아이라는 지자(之子), 之자 모양으로 꼬불꼬불한 치받잇 길을 지자로(之字路), 다음이나 버금을 지차(之次), 풍수 지리에서 내룡이 입수하려는 데서 꾸불거리는 현상을 지현(之玄), 딸이 시집가는 일을 지자우귀(之子于歸), 남쪽으로도 가고 북쪽으로도 간다 즉, 어떤 일에 주견이 없이 갈팡질팡 함을 이르는 지남지북(之南之北)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