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209층탑석) 영원과 찰라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아침에 나가 보니 매미 껍질이 있고
그 옆에는 매미가 한마리 누워있습니다.
그런데 매미는 정상적인 몸으로 나온것이 아니고
날개 부분이 꺾이고 접혀진 상태로 나와서
생물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잃어 버린 듯 보입니다.
사진을 한장 찍고 구절초 이파리에 올려 놓았지만
아주 작은 미동만 있을 뿐 날아 오를 가능성은 없습니다.
듣기로 매미는 유충의 상태로 땅속에서
8년 내지는 12년이나 머물다가 여름철에 대지로 나와
나무가지나 풀잎에 자리를 잡고 하루 밤 시간정도의
탈피과정을 거쳐서 매미가 된답니다.
그렇게 하고서 세상에 머무는 시간은 고작 8일 정도라니
거의 영원의 시간을 인고의 세월로 보내고
찰나의 순간을 세상에 머물다 돌아가는 생명입니다.
알에서 깨나거나 껍질을 벗거나 허물을 벗어야
더 성장하는 생명이 세상에는 많이 있습니다.
대략 매미의 유충으로 머무는 기간이 10년이라면
3650일이 될것인데 그렇게 해서 나와 8일을 살다가면
그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할지 생각해 봅니다.
만약 우리 인간들의 삶도 그런 오랜 기간을 거쳐
이 세상에 태어 나와 있다는 가정 아래
길게 살아 100년을 산다고 보면
세상에 나기 이전에는 단순 숫자의 비교로
4만 5천년의 기다림 후에
인간의 몸을 받아 100년을 사는 것과 마찬가지니
우리에게도 마찬가지로 하루라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것일까요?
부처님이 평소에 설하시기를
세상에 인간의 몸으로 나는 것이 아주 어려운 일이다
하는 것이 실감이 납니다.
물론 이것은 매미의 일생에 비추어 본 가정법 이야기입니다.
세상에 사람으로 나는 것이 어렵고
나서도 부처님 계신 세상에 나기 어려우며
부처님 세상에 나도 법을 듣고 공부하기 어렵고
사내 몸 받아 나기가 또한 어렵다 하셨으니
세상 하고 많은 남녀 가운데 사내로 나왔음은
일단 사난득의 어려운 관문을 통과한 셈이고
불법을 배울 기회를 만났으니
천재일우의 기회의 땅이 바로 지금의 삶입니다.
요즘은 사내로 나왔어도
여자만도 못한 자들이 있으니
굳이 사내라고 자랑할 일도 아니기는 합니다.
84년 4월 출가를 하고 칠석날이었을 것입니다.
내가 머물던 방 앞에 화단이 있고
그곳에는 여러마리의 매미 유충이 올라 와서
국화 줄기나 살구나무 가지에 매달려
금선탈각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나는 아주 깊은 호기심에 무엇엔가 끌리듯
국화 줄기를 하나 잘라서 방으로 들여 놓고
밤을 새워 매미의 탈피과정을 낱낱이 지켜보았습니다.
희미해진 기억이지만 자정이 가까워 지면서
매미유충의 등껍질이 조금씩 열리며
매미의 상체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였습니다.
우리는 성충인 매미를 볼 때 검푸른 색으로 보지만
유충에서 탈피를 시작해 드러난 모습은
연초록의 몸체에 날개조차도 몸에 붙인 채
가느다란 날개구조물이 파르라니 들어다 보일만큼
투명한 생명체가 올라 오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거의 몸 전체가 빠져 나와서 껍질에 붙은 채
우주와의 교감을 시작하는 시간은 대략 서너시가 되어서이고
그 이후로는 푸르스름하던 날개에 혈맥이 도는지
색이 짙어 지면서 몸체도 비슷한 변화과정이 진행되었습니다.
아침이 되어서야 비로소 밖에다 내어 놓으니
마치 기다렸다는 듯 날아 올라 허공의 품으로 돌아 갔으니
매미로써는 그 때의 희열이야 수행자들의 해탈과
다를 바 없는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매미들의 합창이 귀를 찌릅니다.
아마도 한동안 밤사이 비밀스런 탈각의 시간을 지나
수많은 매미들이 세상에 나와서 맴맴 하고 울어 대면서
우리에게 말할 것입니다.
여러분 여러분들의 욕심의 집에서 벗어 나세요.
여러분 여러분들의 성냄의 집에서 벗어 나세요.
여러분 여러분들의 어리석음의 집에서 벗어 나세요.
그래야만 자유로울 수 있고
그래야만 행복할 수 있으며
그래야만 세상에 태어난 값을 하게 됩니다.
매미의 무정설법을 우리는 매일 들으면서도
그것이 무상 법문인 줄은 생각지 아니하고
내 마음을 탐진치 새장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려는
노력과 수행은 하지 않으니 참으로 매미는 안타까울 것입니다.
금생에 미명심 하면 적수도 야난소라 하지 않던가요
금생에 깨닫지 못하면
떨어지는 물방울도 소화하지 못한다 하시는데
만약 그렇게 세상을 떠나면
어느 천년에 이 세상에 다시와서
부처님 법문 들을 수 있는 인간이 되겠습니까?
그러니 여러분 오늘부터라도 우리들 삶을 보시고
발심하셔서 큰 깨달음 이루시기 바랍니다.
이상 매미 올림
현각스님 소식에 댓글 가운데
이런 내용이 있어서 퍼왔습니다.
"한 농부가 마음을 청정히 하고
논두렁에 앉아 마음을 닦노라면
그가 스님이고 그곳이 절이고 이것이 불교다.
마음을 청정하게 닦는자가 스님이고
그가 있는 곳이 비록 논두렁 밑이라도
그곳이 절이고 바로 이런게 불교다."
누가 올렸는지는
아이디로 되어 있으니 알 길 없지만
참말로 참 말을 하는 내용인 듯 합니다.
불교나 스님은 절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자기가 일하는 어느 일터든간에 마음을 맑히고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수행자고
그 자리가 법당이요 도량이라 하는 말이 마음에 닿습니다.
매미가 벗어 놓은 껍질을 약으로 쓰는데
이름이 무엇인지 아시는 분 계신가요?
바로 선퇴蟬退입니다.
매미 선蟬이라는 글자가
음은 같으면서도 수행자들 마음이 고요함을 상징하는
고요할 선 혹은 터 닦을 선禪으로 바꿔 생각한다면
우리도 선을 통하여 심신의 속박을 벗어나서
해탈 열반의 길로 나아가는 수행자들의 모습과 비슷합니다.
허물만 벗어 놓고 가버린 선승의 뒤에
수많은 살았다는 사람들이 모여 그 허물인 육신을
화장하느라 분주한 것이 인생사입니다.
ㅎㅎ
무상계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脫却五陰殼漏子 하야
탈각오음각루자
이제 오음을 벗어버리고
靈識獨露하야 受佛無上淨戒하니
영식독로 수불무상정계
신령한 의식이 뚜렷이 드러나 거룩한 계를 받았으니
豈不快哉며 豈不快哉 아
기불쾌재 기불쾌재
이 얼마나 기쁘고 기쁜 일입니까?
西來祖意最堂堂 이며
서래조의최당당
달마조사 전하신 법 당당하여 으뜸이시니
自淨其心性本鄕이라
자정기심성본향
본래 청정한 마음자리 본성품의 고향이네
妙體湛然無處所 언만
묘체담연무처소
마음이란 맑고 묘해 있는 곳이 따로 없어
山河大地現眞光 이로다
산하대지현진광
삼라만상 그대로가 한마음의 나툼일세.
이제 곧 칠석이고 백중입니다.
칠석 기도 정진 잘 하시고
조상님 은혜갚는 우란분절 되옵소서
공주 상왕산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석가모니불
첫댓글 佛 고 맙 습 니 다 佛 ..
..*
*^^*
도종환님의 시
< 매 미 >를 올립니다_()_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