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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훤묘(素昍猫) 소훤의 고양이
한강변 미인이 고양이를 키우는데
밤에는 한강물을 숨죽여 바라보고
여우 삵괭이 없는 곳에 영웅이 되어있네
겉옷은 표화묘(豹花猫얼룩색)로 위엄을 수놓았고
무엇을 응시하느냐 그 매서운 눈초리로
부럽구나 네팔자야 !
하늘이 너를 보낼 땐 본시 어떤 목적으로
너로 하여 쥐를 잡아 백성 근심 덜려 했지.
서울시민 쥐 피해로 냉장고 열쇠를 걸어
거액으로 너로 영접 쥐 잡는 장수(將帥) 삼았으나
쥐 잡을 생각은 아예 없고
인간도 못 누리는 금모래 화장실에
양탄자에 발을 털고
양귀비의 향수 물에 그 고운 털 목욕하고
온풍에 털을 말려
황진이 반달빗에 수염을 손질한 후
금침(衾枕)속에서 덮여 자네
어디가 그뿐인가
서울 한량(閑良)도 하지 못한 미인 입술 뽀뽀 하고
육포(肉包)로 호강하니
쥐가 어디에 있나 찾을 생각 없어지고
그 위엄 야웅소리 들어보기 힘들구나!
![](https://t1.daumcdn.net/cfile/cafe/193EB1514D96C81419)
황금처럼 번쩍이는 한 쌍의 눈을 주어
칠흑 같은 밤중에도 벼룩 찾는 올빼미 같고
강철 같은 독수리 발톱과
톱날 같은 호랑이 이빨도 함께하여
뛰어날고 치고받는 용기까지 네게 주니
쥐놈들 너를 보면 엎어져 벌벌 떨고
공손하게 제 몸 바쳐 생명을 주는데.
그 용맹 어디 두고
영롱한 네 눈빛에 무엇이 보이느냐
관악산의 구름이냐
한강의 물결이냐
햇살 좋은 남창(南窓)볕에 스르르 감은 눈에
어느 쥐가 무서워 네목에 기어가서
방울 하나 못 달겠나.
☺농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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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훤묘(素昍猫)-소훤의 고양이
농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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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4.0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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