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그들이 가는 동안에 몸이 깨끗해졌다.” 나병 환자의 치유 이야기입니다.
그들이 병에서 낫게 된 기적은 이렇게 짧게 표현됩니다.
나병 환자 열 사람은 예수님께 자비를 청합니다.
그들에게 예수님만이 유일한 희망이었고, 유일하게 병에서 해방시켜 주실 수 있는 분이었습니다.
그들은 바람대로 병에서 치유됩니다. 그러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 가운데 한 명만이 예수님께 돌아와 감사를 드립니다.
그의 감사는 어쩌면 당연한 것인데 그는 구원을 얻습니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오늘 복음은 치유와 구원에 대하여 말합니다.
나을 수 없는 병에서 치유된 것은 대단한 일이지만, 그것이 곧장 구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나병 환자의 치유가 구원으로 이어지는 그 사이에는 ‘감사’라는 요소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주님께 많은 것을 청하지만, 그 기도와 청원이 모두 실현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기도와 청원이 이루어지는 것을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자주 체험하고는 합니다.
우리는 꼭 필요하고 유익한 것이라면 하느님께서 반드시 이루어 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편, 청하는 것에는 익숙하고 감사하는 것에는 더딘 우리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청원이 이루어지는 것은 대단히 기쁜 일이고 감격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거기에만 머물고 더 나아가지 못한다면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온전히 경험할 수 없습니다.
그 기쁨으로 하느님을 찬양하고 그분께 감사드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비와 감사는 하나입니다. (허규 베네딕토 신부)의 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