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산 후 가장 먼저 설치하게 되는 앱은 무엇일까? 카카오톡, 페이스북, 트위터… 각종 메신저와 SNS앱이 ‘1순위’일 것이다. 타임라인을 확인하면 끝없이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SNS 범람의 시대다. 가끔 제일 중요한 사람의 이야기를 놓쳐버리는 건 아닐까 염려 되곤 한다.
▲ 안녕하세요, 커플 SNS 비트윈입니다
그런데 최근 눈에 확 띄는 앱이 등장했다. 커플전용 SNS 앱 ‘비트윈(Between)’이 그 주인공이다. 비트윈은 특이하다. SNS란 여러 사람이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목적으로 활용되는데 비트윈은 단 둘이서만 쓰라고 한다. 오로지 연인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만들어 진 앱이다.
이럴수가! 솔로인 것도 서러운데 SNS 조차 맘대로 사용할 수 없다니… 안타깝게도 비트윈 속에는 솔로는 절대 사용할 수 없는, 연인만을 위한 기능들이 가득 차 있다. 솔로가 본다면 피 눈물나는 앱이다. 본격적인 ‘커플 염장질'에 모드에 들어가 비트윈을 직접 사용해봤다.
▲ 첫 화면에는 D-DAY가 표시되어 있다
커플 앱이라면 역시 여자친구 쪽을 먼저 공략해야 한다. 비트윈은 디자인부터 예쁘다. 적당히 ‘달달’하지만 ‘오글’거리지 않는, 민트 컬러의 아기자기한 디자인은 여성 유저들에게 사랑 받을 만하다.
메인에는 D-day부터 포토 공간, 추억 상자, 이벤트 상자가 깔끔하게 배치되어 있다. 특히 D-day는 기념일을 자주 잊어버리는 남자친구들에게 유용한 메뉴다. 아쉽게도 이벤트 상자는 준비 중인 메뉴이기 때문에 아직은 이용할 수 없다.
비트윈은 메신저의 역할과 SNS의 역할을 동시에 하고 있다. 싸이월드나 페이스북처럼 사진첩이 있어 둘 만의 사진을 서로 올리고 댓글을 달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커플이라면 활성화 될 수밖에 없는 메뉴다. 사진 아래에는 위치, 시간, 삭제를 안내하는 간단한 아이콘이 있다.
▲ 추억 상자에 사진과 쪽지가 쌓이면 넘겨보며 감상할 수 있다
사진 우측 상단에 있는 별 모양 아이콘을 터치하면 사진을 추억 상자에 담는다. 일종의 ‘명예의 전당’으로 특별한 기억들만 따로 보관할 수 있는 기능이다. 추억 상자에 담긴 사진을 모아 넘겨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 사진첩은 날짜별로 묶여 정렬된다
비트윈의 사진첩 메뉴는 다른 SNS와는 달리 날짜 별로 사진이 폴더 형태로 묶여서 표시된다. 제일 먼저 올린 사진이 그 날을 대표하는 사진이 되고, 터치하면 그 날 올린 모든 사진이 보이는 식이다.
이런 시스템은 비트윈을 처음 접하는 이용자를 당황하게 만들 수 있다. 사진첩은 커플 SNS의 메인 기능인데, 현재로서는 폴더 속에 또 폴더가 생기는 격이라 직관성이 떨어진다. 사진이 날짜에 관계 없이 시간 순으로 일렬 배치되는 일반 SNS의 인터페이스를 따르거나, 날짜 별 메인 사진을 사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일반 모바일 메신저와 비슷한 형태, 기능의 비트윈 메신저
하단 메뉴의 중앙에 위치한 별 아이콘을 터치하면, 비트윈의 메인 기능인 메신저를 사용할 수 있다. 카카오톡 등의 모바일 메신저 앱과 마찬가지로 ‘사진 찍어서 보내기’ ‘갤러리에서 보내기’ ‘음성쪽지 보내기’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 꾸미기 기능이나 이모티콘이 다양하다
애교 있는 말풍선 디자인과 다양한 배경설정 덕에 쉽게 메신저 화면을 꾸밀 수 있다는 장점이 돋보인다. 취향 껏 하트 무늬 벽지로 대화방을 꾸며보았다. 남자친구의 반응도 좋다. 이런 아기자기한 기능은 커플전용 SNS답다. 깜찍한 디자인의 다양한 대화방 이모티콘도 비트윈의 매력이다.
그러나 카카오톡이나 틱톡 등 타 메신저 앱에 비해 대화 업로드 속도가 느리다. 둘이서만 대화가 오가기 때문에 크게 불편하지 않았지만, 일반 메신저 앱이었다면 납득할 수 없는 속도다.
▲ 메신저도 좋지만 쪽지를 남겨놓는 재미가 쏠쏠하다
비트윈은 둘이서만 사용하는 앱이기 때문에 한 사람만 비협조적으로 나온다면 쉽게 지루해질 수 있다. 때문에 메뉴의 다양성이 필요하다.
메신저 기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별도로 쪽지 기능을 탑재했다. 메신저는 빠른 대화를 하기에 편리하지만 휘발성이 강하다. 비트윈은 여기에 연인 사이에서 주고받는 쪽지 기능을 더해 로맨틱한 면모를 갖췄다.
쪽지도 사진과 마찬가지로 상단 별 아이콘을 터치하면 해당 쪽지가 추억 상자에 담긴다. 둘이서 찍은 사진과 주고받은 쪽지를 상자에 담아 보관하는 애틋한 기분을 스마트폰에서 느낄 수 있다니 그 아이디어가 놀랍다.
▲ 최근 활동 내용을 알려주는 메뉴와 간단한 설정 메뉴
그 외의 기능은 대체로 평범한 수준이다. 알림과 이미지, 암호를 자유롭게 설정하도록 되어 있다. 메인 사진 옆의 화살표 방향을 터치해 사진을 바꾸거나 대화명을 설정할 수 있고 선택한 사진은 메신저에 나타난다. 비트윈에는 또 하나의 놀라운 기능이 있는데 대형 SNS에서나 볼 수 있는 ‘알림기능’이다. 상단에 자리한 Between 로고를 터치하면 서로 모르고 지나갈 수도 있는 활동 내역들이 순서대로 표시된다. 연인이 남긴 댓글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면 알림기능을 이용하면 된다. 이 기능 자체는 편리하지만, 로고를 터치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화면 디자인에 직관적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사랑스런 SNS 비트윈
남자친구와 일주일을 꼬박 사용해봤다. 앱 구동 시 로딩 시간이 길고 대화 업로드 속도가 느리지만 자꾸자꾸 쓰게 되는 중독성이 있었다. 사실, 아직 기능도 단조롭고 베타 서비스 수준의 앱이다. 그러나 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를 잡아당기는 ‘아이디어’다. 명확한 콘셉트와 커플들의 눈높이에 딱 맞는 여러 기능이 만족스러웠다.
▲ 비트윈 홍보 동영상 (출처:비트윈 웹사이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SNS는 너무 많다. 그러나 커플만을 위한 SNS는 비트윈 밖에 없다. 가장 가까운 사람과의 소통을 즐겁게 만들어 준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현재는 모양새만 갖춘 정도지만, 더 많은 이벤트와 서비스가 추가될 계획이라고 한다. 천천히 쓰면서 기다려볼 참이다. 마지막으로 비트윈의 가장 큰 단점을 하나 짚고 넘어가자면, 남자친구도 없고 여자친구도 없는 솔로들을 너무나 서럽게 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