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 중국어를 일러 보통화라 한다. 보통화는 북경어인가 ? 아니다. 보통화를 잘하는 외지 출신 CCTV 아나운서는 북경어를 잘 알아듣지 못한다. 중국에는 수많은 방언이 있다. 그중에서 보통화에 가장 가까운 것은 동북3성 방언이고 다음은 산동방언 특히 산동의 해안지대 방언이다. 북경어는 그 다음쯤 될 것이다.
우리가 흔히 듣는 만다린이란 용어는 또 무엇인가? 원래 mandarin이란 명,청 시대에 중국에 체재하던 서양인들이 중국의 관료 또는 그들의 언어를 가리키던 단어로 특별히 청나라의 관료 또는 관료들이 사용하던 언어인 관화(官話)-북경관화-를 말하는 것이다. 청나라 초기 북경에서 전국 각 지방으로 파견된 관리들이 만다린으로 얘기하자 지방의 하급관리는 할 수없이 만다린을 배우고 권력의 끈을 잡으려는 지역의 유력인사들과 관의 꽌시가 필요한 사람들도 자발적으로 만다린을 사용하게 된다. 이렇게 300여년에 걸쳐 북경관화는 중국 전역의 유력인사들에게 보급되었다. 특히 과거는 만다린의 보급에 결정적으로 기여하게 된다.
그러다가 청나라가 망하고 혼란기를 거쳐 1949년 중국이 건국되어 때 표준어를 제정하자는 논의가 활발하게 일어났을 때 만다린이 만주족의 말이며 중국어의 옛 발음을 별로 포함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남경어를 표준어로 채택하자는 학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현실은 현실, 장기간의 논의를 거쳐 1956년 표결 끝에 1표 차이로 중국 정부는 북경관화를 표준어로 채택한다.
따라서 보통화는 북경어가 아니라 바로 만다린 즉 북경관화인 것이다. 북경어와 북경관화는 어떻게 다른 것인가? 북경어는 북경에 사는 한족의 말이고, 북경관화는 북경의 내성(內城)에 살던 관리(주로 만주족)들이 쓰던 말이다. 그렇다면 북경관화는 북경어와 유사해야 할텐데 왜 동북3성의 방언과 더 가까운 것일까? 청나라가 멸망시킨 명나라의 관화는 남경어였다. 명을 건국한 주원장이 남쪽 사람이었고 정변으로 권력을 차지한 주체(성조 영락제)가 남경에서 북경으로 천도할 때 수많은 관리들을 데려와 그대로 중용했기 때문에 명나라 궁중에서 사용된 언어는 남경어였던 것이다. 명나라 말기에 중국에 체재했던 선교사 마테오 리치가 알파벳으로 기록한 북경말에는 지금의 보통화와 달리 입성(入聲-ㄱ,ㄹ 등의 받침)이 있고 권설음(sh,zh,ch)은 없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할 때도 명나라 때였으니 중국 발음을 최대한 원음에 가깝게 살렸다는 당시 우리의 한자 발음도 남경어와 비슷했을 것이다. 현재 우리의 한자 발음에도 당연히 입성이 있고 권설음은 없다.
전 중국을 점령한 만주족이 통치의 필요상 한족말을 배울 필요는 있었을 것이다. 그런대 만주족은 왜 남경관화를 그대로 쓰지 않고 새롭게 북경관화를 사용하게 된 것일까?
-계속
첫댓글 흥미진진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기대 됩니다...
항상 궁금 했었는데 정말 재밋군요...감사!!
만다린에 대해 더 많이 알게되었습니다.유익한 내용 감사합니다.
저도 이 문제로 엊그제 이곳의 메거진 팀장과 의견을 교환한적 있습니다. 필리핀 홍콩 대만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의 화교들이 쓰는 만다린, 북경관화는 병음부호로 ,만다린은 주음부호로 발음을 표기한다는거, 이곳 마닐라에 사는 화교들은 주음부호발음의 만다린 중국어를 씁니다. '북경관화 가 표준중국어이고, 만다린은 표준중국어가 아니다' 맞한다면 틀린 말일까요?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좋은글 계속 주시길 기대합니다.
중국어의 개념에 대한 정리가 확실히 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공부를 좀 하고 댓글을 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