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이야기
수많은 영웅의 흥망성쇠가 빚어낸 위대한 이야기를 들으라면 삼국지를 말합니다. 심지어 "삼국지를 세 번 읽지 않은 사람하고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라는 말씀이 있으니까요.
원래 삼국지는 220~280년까지 60년에 걸친 삼국(위, 촉, 오)의 역사입니다. 진수의 정사 삼국지는 289년에 편찬되었으니 비교적 올바른 역사를 기록한 책입니다. 여기에 나관중이 삼국지연의를 만들었으니 그것은 1,368년의 일입니다. 즉 삼국지와 삼국지연의는 천년의 시차가 있는 셈이지요. 연의(演義)의 뜻은 역사의 기록을 알기 쉽게 부연 설명한다는 의미인데 소설의 허구성을 가미해 즐거움을 주기 위한 책으로의 지나친 변질이 아쉽습니다.
나관중 삼국지의 전체를 흐르는 명맥은 존유폄조(尊劉貶曺)입니다. 즉 유비를 높이고 조조를 낮추는 것이지요. 선악의 대결 구도를 가져야 독자의 흥미를 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나관중의 삼국지는 현재 전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이이러니 하게도 우리가 보는 소설 삼국지는 모종강본입니다. 모종강본은 1600년대에 출간되었으니 나관중하고는 250년 정도의 차이가 있습니다. 실제 역사적 사실로서의 삼국지와 소설 삼국지는 사실의 일치성이 63%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니 정사와 대조하기 전에 소설만 읽고 무비판적으로 사실을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이유이지요.
우리는 삼국지를 통해 인물과 처세의 중요성을 깨우치곤 합니다. 대부분은 윤리적이고 의리 있는 유비의 덕을 흠모하지만 무능한 유비보다는 유능하며 인적 관리를 잘하는 조조를 더 높이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
어찌 되었거나 읽는 재미는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허구가 되었든 소설이 되었던! 인생의 깊은 철학을 긍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 또한 의미 있는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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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복> 님의 글입니다.
TV에 재방되는 삼국지를 봅니다. 존유폄조(尊劉貶曺). 가끔 조조의 잘 난 부분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레서 중국드라마에 "조조"라는게 있나 봅니다. 유비를 폄훼하기까지는 안했지만, 조조의 잘 난 부분이 두드러지게 만들어진 드라마죠.
어쨌거나, 모종강본의 삼국지 원문으로 된 것을 갖고 있었으나, 번역본만 남겨두고 원문은 나보다 한학에 조예가 있는 분께 드렸습니다. |
첫댓글 소설 삼국지 이야기를 다시 기억하면서 한쪽에 경도된 편파적 문화의 잘못된 지식으로 역사가 오도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