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잔상에 무늬의 반영이 있다
솔거 최 명운
딸내미 인감증명서 떼려고
(행정복지센터) 읍사무소에 들렀다
어느 관공서 곤 환경을 잘 꾸며 놓은 거 같다
이곳 가평읍사무소 주차장 앞에
어디서 본 듯한 나무에 작은 열매가 열렸다
겉으로 보기에 분명 배나무인데
배가 자두만 한 것이 배 열매 같지가 않다
무슨 열맬까 눈여겨보다가 궁금증에
가까이 다가가 열매 한 개 따서
팔 옷자락에 쓱쓱 닦아 먹어보니
아주 맛 좋은 배 맛이다
배가 큼직하게 달렸더라면 굳이 따서
맛까지 보는 확인을 하지 않을 거다
유전자 조작으로 배 크기를 조종한 것일까
둥굴게 미루나무 커가는 모양처럼
과실수 가꾼 사람의 수고가 덧보인다
주차장 옆 화단엔
붉거나 노란 맨드라미 잘 심겨 있고
소싯적 밭에다 이불솜 만들 때 사용하는
천연 솜 목화가 노란 꽃 붉은 꽃으로
한 송이씩 홀 잎으로 피었다
이불보로 아기를 감싼 듯
잎으로 감싼 둥글고 뾰족한
팽이 모양 목화 열매도 열렸다
어릴 적 보았던 목화꽃과 열매라서
정감이 가서 좋았다
잘 가꾼 화단 길을 돌아다니며
예쁜 꽃송이들을 폰카에 담고 있는데
나이 든 사람이 사진을 찍는 것에
힐끔힐끔 바라보며 지나치는 분이 있다
나이가 들면 꽃을 좋아한다지만
예로부터 천성적으로 꽃을 좋아한 거 같다
완숙된 열매와 꽃이 함께 공존하는 목화송이
훗날 방문할 때 보고 싶다
이른봄 개나리 진달래가 피면
그꽃을 꺾어다가 화병에 꽂아 둔 거 같다
그때만 해도 화병이란 것이
4홉 소줏병이나 댓병에 꽂아 두기도 하고
세숫대아나 돌로 만든 절구에 꽂았던 거 같다
물품이 귀한 시절이라서
화병으로 쓰는 작은 생활 옹기도 기억이 난다
이른 봄 개나리 진달래가 피면
그 꽃을 꺾어다가 화병에 꽂아 둔 거 같다
그때만 해도 화병이란 것이
4홉 소주병이나 됫병에 꽂아 두기도 하고
세숫대야나 돌로 만든 절구에 꽂았던 거 같다
물품이 귀한 시절이라서
화병으로 쓰는 작은 생활 옹기도 기억이 난다
한참 만에 걸려 예쁘고 멋지고 아름다운
꽃을 담는데 행정복지센터에서
인감증명서 떼어 내오는 딸을 불러
이것이 솜을 만드는 목화라고 가르쳐 주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식물을 잘 모른다
하나의 식물 공부라며
아무도 모르게 목화 열매 하나 따서
쪼개어 딸에게 맛을 보여 주었다
차에 올라타 전화를 걸어 주문한
치킨을 가지러 갔다
두 마리 치킨 달포 전 역시 전화로 주문하고
찾아다 먹는데 치킨 맛이 냄새 나고 구려서
못 먹고 치킨집에 연락했더니
다음에 주문하시면 한 마리 더 해준단다
폐기해야 할 기름을 계속 써서 그렇다며
양해를 구해서 이해했다
짧은 두어 시간이지만 세월을 거슬러
과거 수십 년 전과 현재를
역마다 정차하는 완행열차 스치는 풍광
딸아이 가슴에 기적이 울렸을까
아니 가을이 깊어가는 시점에서
귀뚜라미 소리를 듣고
풀잎에 맺힌 이슬 한 방울의 정취를 알았으면 했다!
💕휴아일랜드펜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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