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허돌과 비비추
 
 
 
카페 게시글
동산*문학관* 스크랩 아침 / 문태준
동산 추천 0 조회 6 17.10.01 07:1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아침 / 문태준

 

 

새떼가 우르르 내려앉았다

키가 작은 나무였다

열매를 쪼고 똥을 누기도 했다

새떼가 몇 발짝 떨어진 나무에게 옮겨가자

나무상자로밖에 여겨지지 않던 나무가

누군가 들고 가는 양동이의 물처럼

한번 또 한 번 출렁했다

서 있던 나도 네 모서리가 한번 출렁했다

출렁출렁하는 한 양동이의 물

아직은 이 좋은 징조를 갖고 있다

 

 

 

 

*********************************************

 

어둠을 가르며 누리에 빛이 돋고, 잠 깬 생명들이

역동하는 하루를 여는 시각, 아침이다!

어제의 피로, 어제의 슬픔, 어제의 죄는 밤이 다 씻어간

덕에 기진하던 생명들이 소생하고 천지간에 활력은

넘친다.

 

시인은 새들이 재잘거리는 아침 풍경을 산뜻하게

素描한다. 대개는 아침 기운은 정결하고 신성하다.

문명을 등지고 숲 속으로 들어갔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아침에 일어나서 연못의 물로 몸을 씻는다. 그것이

종교다”고 말한다.

아침의 정기를 내면에 품고 사는 사람은 無垢하다.

아침이 품은 이 정기를, 이 무구함을, 시인은 한 양동이의

출렁이는 물로 은유한다.

아침 누리에 금빛 가득 찬 것은 좋은 징조다.

침상에 누운 자들이여, 벌떡 일어나시라!

 

/ 장석주 시인

 

 

 
다음검색
댓글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