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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기첩징(察其疊徵)
공직자는 세금을 중복해 거두는지 살펴야 한다는 말이다.
察 : 살필 찰(宀/11)
其 : 그 기(八/6)
疊 : 거듭 첩(田/17)
徵 : 거둘 징(彳/12)
출전 : 목민심서(牧民心書)봉공(奉公) 6조 제5조 공납(貢納)
목민심서(牧民心書) 봉공(奉公) 6조 제5조 공납(貢納)
1.
財出於民, 受而納之者, 牧也. 察吏奸, 則雖寬無害, 不察吏奸, 則雖急無益.
재물은 백성에게서 나오는 것이며, 이를 수납하는 자는 수령이다. 아전의 부정을 잘 살피기만 하면 비록 수령이 관대하게 하더라도 폐해가 없지만, 아전의 부정을 살피지 못하면 비록 엄하게 하더라도 이익이 없다.
2.
田租田布, 國用之所急須也. 先執饒戶, 無爲吏攘, 斯可以及期矣.
전조(田租)나 전포(田布)는 국가의 재정에 가장 긴급한 것들이다. 넉넉한 민호(民戶)의 것을 먼저 징수하되, 아전들이 훔쳐 빼돌리지 못하게 해야만 제 기한에 댈 수 있을 것이다.
3.
軍錢軍布, 京營之所恒督也. 察其疊徵, 禁其斥退, 斯可以無怨矣.
군전(軍錢), 군포(軍布)는 경영(京營)에서 항상 독촉하는 것들이다. 거듭 징수하는가를 잘 살피고, 퇴하는 일이 없게 하여야 백성의 원망이 없을 것이다.
4.
貢物土物, 上司之所配定也. 恪修其故, 捍其新求, 斯可以無弊矣.
공물(貢物)이나 토산물(土產物)은 상사(上司)에서 배정하는 것이다. 전에 있던 것은 성심껏 이행하고 새로 요구하는 것을 막아야 폐단이 없게 될 것이다.
5.
雜稅雜物, 下民之所甚苦也, 輸其易獲, 辭其難辦, 斯可以无咎矣.
잡세(雜稅)나 잡물(雜物)은 가난한 백성들이 몹시 괴로워하는 것들이다.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보내주고, 갖추기 어려운 것은 사절하여야 허물이 없게 될 것이다.
6.
上司以非理之事, 强配郡縣, 牧宜敷陳利害, 期不奉行.
상사(上司)가 이치에 맞지 않는 일을 군현에 강제로 배정하면 수령은 마땅히 그 이해를 차근차근히 설명하여 봉행하지 않도록 기해야 한다.
7.
內司諸宮, 其上納愆期, 亦且生事, 不可忽也.
내수사(內需司)나 제궁(諸宮)에의 상납은 그 기일을 어기면 또한 사단(事端)이 생길 것이니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세금은 혈세(血稅)로도 불린다. 국민이 피땀 흘려 번 돈을 정부에 세금으로 내기 때문이다.
특히 소시민들은 유리지갑처럼 투명하게 파악되는 소득의 일정액을 꼬박꼬박 세금으로 내고 있다. 마땅히 당국은 국고를 헛된 곳에 쓰지 말고 국리민복을 위해 알뜰살뜰 써야 한다.
다산 정약용이 '목민심서'를 통해 세금 징수와 관련, "넉넉한 집부터 징수하고 아전들이 빼돌리지 않도록 하여야만 기한에 댈 수 있을 것이다(先執饒戶無爲吏攘 斯可以及期矣)"며 "중복하여 징수하는지 살피고(察其疊徵)/( …)/ 예전부터 있던 것을 닦아서 새로 요구하는 것을 막아야만 폐단을 없앨 수 있다(恪修其 故?其新求 期可以無弊矣)"고 강조했다.
세금 탈루나 공직 비리 방지는 물론 세금을 더 받기 위해 중복되는 제도를 만들지 말라는 당부다.
정부기관들이 비용을 중복 편성하는 등 국민 세금이 줄줄 새고 있는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예컨대 물품을 일괄 구매하면 예산을 절감할 수 있으나 개별 구매로 누수가 생기고, 비용을 과다 책정해 세금을 축내는 일 따위를 들 수 있다.
국민의 과세 부담이 늘면 조세 저항을 부를 수도 있다. '가혹한 세금은 호랑이보다 무섭다(苛政猛於虎)'는 논어의 교훈을 새겨야 한다.
공자는 제자들과 함께 수레를 타고 여행을 하고 있었다. 태산 근처에 이르렀을 때 깊은 산 속 어디선가 여인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공자는 제자인 자로로 하여금 사연을 알아보게 했다.
여인은 "이곳은 참으로 무서운 곳입니다. 옛날 시아버님이 호랑이에게 물려 가셨고, 이어 제 남편과 자식이 모두 물려 죽었어요" 라고 대답했다.
그렇게 무서운 이곳을 왜 떠나지 않느냐고 묻자 그녀는 "여기는 그래도 가혹한 세금에 시달릴 걱정이 없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공자는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사나운 것이니라" 라고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줬다.
민간투자 부진이 계속되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1%대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대한상공회의소 경고가 나왔다. 민간의 활력을 높이려면 선진국처럼 감세와 규제 완화에 나서는 게 순리다. 증세와 혈세 낭비는 더더욱 경계할 일이다.
▶️ 察(살필 찰)은 ❶형성문자로 詧(찰)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갓머리(宀; 집, 집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祭(제, 찰)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察(찰)은 조상을 모시다, 친절하게 자잘한 일을 하다, 더러움을 깨끗이 하다의 뜻인 祭(제)와 제사를 지내기 위해서 집에서(宀) 빠짐없이 생각하여 살핀다는 뜻이 합(合)하여 살피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察자는 '살피다'나 '자세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察자는 宀(집 면)자와 祭(제사 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祭자는 제단 위에 고기를 얹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제사를 지내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제사'라는 뜻을 가진 祭자에 宀자를 결합한 察자는 집에서 제사를 지내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조상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큰일을 치를 때는 부족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察자는 제사를 지내기에 앞서 빠진 것이 없는지 두루 살펴본다는 의미에서 '두루 살피다'나 '자세히 알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察(찰)은 ①살피다 ②알다, 살펴서 알다 ③상고(詳考)하다 ④자세하다(仔細), 밝고 자세하다 ⑤조사(調査)하다, 생각하여 보다 ⑥드러나다, 널리 알려지다 ⑦깨끗하다, 결백(潔白)하다 ⑧밀다, 천거하다 ⑨성(姓)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살필 심(審), 조사할 사(査), 검사할 검(檢), 볼 시(視), 볼 감(監), 살필 성(省), 보일 시(示), 볼 람/남(覽), 볼 관(觀), 살필 체(諦), 볼 열(閱)이다. 용례로는 잘 조사한 후 들어 줌을 찰납(察納), 환히 들여다 봄을 찰람(察覽), 얼굴빛을 살펴 봄을 찰색(察色), 문서나 편지 같은 것을 자세히 읽어 대조함을 찰조(察照), 대중을 규찰함을 찰중(察衆), 미루어 명백히 앎을 찰지(察知), 직무를 총괄하여 보살핌을 찰직(察職), 너무 자세한 모양을 찰찰(察察), 잘 살펴 보고 생각함을 찰험(察驗), 현명함 또는 총명하다는 찰혜(察慧), 검사하여 살핌을 검찰(檢察), 사물을 잘 살펴 봄을 관찰(觀察), 허물이나 저지른 일들을 반성하여 살핌을 성찰(省察), 환히 내다봄이나 꿰뚫어 봄을 통찰(洞察), 감시하고 살피는 것을 감찰(監察), 남의 행동을 조사하여 살핌 또는 그 사람을 사찰(査察), 여러 곳으로 돌아다니며 사정을 살핌을 순찰(巡察), 잘 생각해서 살핌을 고찰(考察), 돌아다니며 실지 사정을 살펴 봄을 시찰(視察), 남의 사정이나 비밀 따위를 몰래 알아냄을 염찰(廉察), 소리를 듣고 그 거동을 살피니 조그마한 일이라도 주의하여야 함을 이르는 말을 영음찰리(聆音察理), 지난 일을 밝게 살피어 장래의 득을 살핌을 일컫는 말을 창왕찰래(彰往察來), 과거의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미래를 미루어 짐작한다는 말을 이왕찰래(以往察來), 마음을 떠보기 위하여 얼굴빛을 자세히 살펴봄 또는 잘 모르는 사물을 자세히 관찰함을 일컫는 말을 관형찰색(觀形察色), 급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은 일을 살핌을 일컫는 말을 불급지찰(不急之察), 아랫사람을 두루 굽어 살피고 윗사람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우러러 봄을 이르는 말을 부찰앙관(俯察仰觀), 부모의 상복보다 시마나 소공을 더 중히 여긴다는 뜻으로 큰 일은 깨닫지 못하고 작은 일에만 골몰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시소공지찰(緦小功之察) 등에 쓰인다.
▶️ 其(그 기)는 ❶상형문자로 벼를 까부르는 키의 모양과 그것을 놓는 臺(대)의 모양을 합(合)한 자형(字形)이다. 나중에 其(기)는 가리켜 보이는 말의 '그'의 뜻으로 쓰여지고 음(音) 빌어 어조사로 쓴다. ❷상형문자로 其자는 '그것'이나 '만약', '아마도'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其자는 대나무를 엮어 만든 '키'를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其자를 보면 얼기설기 대나무를 엮어 만든 바구니가 그려져 있었다. 금문에서는 여기에 받침대를 그려 넣으면서 지금의 其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其자는 본래 '키'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이나 '만약'과 같은 여러 의미로 가차(假借)되어 있다. 그래서 후에 竹(대나무 죽)자를 더한 箕(키 기)자가 뜻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래서 其(기)는 ①그, 그것 ②만약(萬若), 만일(萬一) ③아마도, 혹은(그렇지 아니하면) ④어찌, 어째서 ⑤장차(將次), 바야흐로 ⑥이미 ⑦마땅히 ⑧이에, 그래서 ⑨기약하다 ⑩어조사(語助辭)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떤 정해진 시기에서 다른 정해진 시기에 이르는 동안을 기간(其間), 그 나머지나 그 이외를 기여(其餘), 그것 외에 또 다른 것을 기타(其他), 그 역시를 기역(其亦), 그 세력이나 형세를 기세(其勢), 그 밖에를 기외(其外), 그 벼슬아치가 그 벼슬을 살고 있는 동안을 기등(其等), 그때를 기시(其時), 실제의 사정이나 실제에 있어서를 기실(其實), 그 전이나 그러기 전을 기전(其前), 그 가운데나 그 속을 기중(其中), 그 다음을 기차(其次), 그 곳을 기처(其處), 그 뒤를 기후(其後), 각각으로 저마다 또는 저마다의 사람이나 사물을 각기(各其), 마침내나 기어이나 드디어를 급기(及其), 어린 아이를 귀엽게 이르는 말을 아기(阿其), 한 달의 마지막이라는 뜻으로 그믐을 이르는 말을 마기(麻其), 마침내나 마지막에는 급기야(及其也), 그때에 다다라를 급기시(及其時),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아니하고 중간쯤 되어 있음을 거기중(居其中), 알맞은 자리를 얻음을 득기소(得其所), 일을 일대로 정당하게 행함을 사기사(事其事), 그 가운데에 다 있음을 재기중(在其中), 마침 그때를 적기시(適其時), 그 근본을 잃음을 실기본(失其本), 절친한 친구 사이를 일컫는 말을 기이단금(其利斷金), 또는 기취여란(其臭如蘭), 모든 것이 그 있어야 할 곳에 있게 됨을 이르는 말을 각득기소(各得其所), 가지와 잎을 제거한다는 뜻으로 사물의 원인이 되는 것을 없앤다는 말을 거기지엽(去其枝葉), 그 수를 알지 못한다는 뜻으로 매우 많음을 이르는 말을 부지기수(不知其數), 어떠한 것의 근본을 잊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불망기본(不忘其本), 말이 실제보다 지나치다는 뜻으로 말만 꺼내 놓고 실행이 부족함을 일컫는 말을 언과기실(言過其實), 겉을 꾸미는 것이 자기 신분에 걸맞지 않게 지나침을 일컫는 말을 문과기실(文過其實), 훌륭한 소질을 가지고도 그에 알맞은 지위를 얻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부득기소(不得其所), 그 사람의 고기를 먹고 싶다는 뜻으로 원한이 뼈에 사무침을 이르는 말을 욕식기육(欲食其肉), 착한 것으로 자손에 줄 것을 힘써야 좋은 가정을 이룰 것임을 일컫는 말을 면기지식(勉其祗植), 미리 말한 것과 사실이 과연 들어맞음을 이르는 말을 과약기언(果若其言), 얼굴의 생김생김이나 성품 따위가 옥과 같이 티가 없이 맑고 얌전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여옥기인(如玉其人), 용이 그의 못으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영걸이 제 고향으로 돌아감을 이르는 말을 용반기연(龍返其淵), 어떤 일을 할 때 먼저 그 방법을 그릇되게 함을 이르는 말을 선실기도(先失其道) 등에 쓰인다.
▶️ 疊(거듭 첩/겹쳐질 첩)은 회의문자로 叠(첩)과 동자(同字), 畳(첩)의 본자(本字)이다. 옛날에는 재판관이 판결하는 데 3일간 평의하여 결정하였기 때문에 晶(정)과 宜(의)를 합하였다. 그래서 疊(첩)은 중첩(重疊)의 뜻으로 ①거듭 ②겹쳐지다, 포개다 ③연속(連續)하다, 잇닿다(서로 이어져 맞닿다) ④접다, 포개어 개다 ⑤흔들다 ⑥두려워하다 ⑦울리다, 진동(振動)시키다 ⑧(가볍게)치다, (북을)두드리다 ⑨(죄를)결정(決定)하다 ⑩모직물(毛織物: 털실로 짠 물건) ⑪무명(무명실로 짠 피륙), 베 ⑫비단(緋緞)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같은 사물이 거듭 나오거나 생김을 첩출(疊出), 같은 음이나 비슷한 음을 가진 단어를 반복적으로 결합한 말을 첩어(疊語), 쌓여 겹치는 모양을 첩첩(疊疊), 한 가지 사실을 거듭 기록함을 첩록(疊錄), 거듭 죄를 범함 또는 그 사람을 첩범(疊犯), 첩첩이 쌓인 돌을 이르는 말을 첩석(疊石), 거듭 말함을 첩설(疊說), 하나의 감방에 여러 죄수를 함께 가둠을 첩수(疊囚), 한 가지 명목으로 주는 돈이나 물건을 거듭 받음을 첩수(疊受), 한 사람에게 돈이나 물건을 거듭 줌을 첩수(疊授), 부역을 거듭 부담함을 첩역(疊役), 매우 두려워서 걸음을 멈추고 발을 포갬을 첩족(疊足), 여러 층으로 쌓여 보이는 구름을 첩운(疊雲), 거듭하여 쓴 똑같은 글자를 첩자(疊字), 글씨를 쓸 때에 잘못하여 같은 글자나 글귀를 거듭 씀을 첩서(疊書), 한 가지 사실을 거듭 기재함을 첩재(疊載), 중첩되어 있는 산봉우리나 줄지어 겹쳐 있는 산을 첩장(疊嶂), 잇따라 겹쳐 있는 산봉우리를 첩봉(疊峰), 거듭 겹치거나 겹쳐지는 것을 중첩(重疊), 거듭하여 겹침을 가첩(架疊), 거듭하여 겹침을 천첩(洊疊), 겹겹이 둘러싸임을 만첩(萬疊), 겹겹으로 포갬을 층첩(層疊), 존귀한 사람이 몹시 성을 내어 그치지 아니함을 진첩(震疊), 낭떠러지 따위가 모가 지고 중첩된 모양을 능첩(稜疊), 빈틈없이 차곡차곡 포개어 있음을 조첩(稠疊), 무더기로 켜를 지어 우뚝하게 겹쳐 쌓음을 퇴첩(堆疊), 상 위에 상을 포개어 놓은 것과 같은 의논이라는 뜻으로 부질없이 거듭하는 의논을 이르는 말을 첩상지론(疊床之論), 여러 산이 겹치고 겹친 산속이라는 말을 첩첩산중(疊疊山中), 이중 삼중으로 거듭 나타남을 이르는 말을 층현첩출(層見疊出), 평상 위에 평상을 거듭 놓는다는 뜻으로 일이나 물건을 부질없이 거듭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상상첩상(床上疊床), 물결 위에 물결이 일다라는 뜻으로 일의 진행에 있어서 온갖 변화나 난관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파란중첩(波瀾重疊), 두 가지 벼슬을 겸한 사람이 한 가지 벼슬의 녹만 받고 양쪽의 것을 겹쳐 받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녹불첩수(祿不疊受) 등에 쓰인다.
▶️ 徵(부를 징)은 ❶회의문자로 徴(징)의 본자(本字), 征(징)은 간자(簡字)이다. 微(미; 미천하다)의 생략형(省略形)에서 几(안석궤几; 책상)部를 뺀 글자와 壬(임; 착한 일)으로 이루어졌다. 아무리 미천한 사람이라도 그 행실이 바르면 임금이 부른다는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徵자는 '부르다'나 '징집하다', '소집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徵자는 彳(조금 걸을 척)자와 王(임금 왕)자, 攵(칠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徵자는 전쟁에 필요한 인력을 왕명으로 동원하는 것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그래서 徵자에 쓰인 王자는 '왕명'을 뜻하고 攵자는 무력을 써서라도 '따르도록 하다'라는 의미이다. 여기에 '가다'라는 뜻의 彳자까지 있으니 徵자는 왕명에 따라 징집을 한다는 뜻이다. 그러니 徵자에 '밝히다'나 '증명하다'라는 뜻이 있는 것도 징집되는 사람들의 신분을 확인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그래서 徵(징)은 ①부르다 ②징집(徵集)하다 ③소집(召集)하다 ④구(求)하다, 모집(募集)하다 ⑤거두다, 징수(徵收)하다 ⑥징계(懲戒)하다 ⑦밝히다 ⑧증명(證明)하다, 검증(檢證)하다 ⑨이루다 ⑩조짐(兆朕), 징조 ⑪현상(現狀) ⑫효험(效驗) 그리고 ⓐ음률(音律)의 이름(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부를 소(召), 읊을 음(吟), 부를 호(呼), 부를 창(唱), 부를 환(喚), 부를 초(招), 거둘 수(收), 부를 빙(聘)이다. 용례로는 나라에서 세금이나 그밖의 돈이나 물건을 거둬 들임을 징수(徵收), 남으로부터 물건을 강제적으로 거두어 들임을 징발(徵發), 어떤 일이 일어날 조짐을 징후(徵候), 어떤 일이 생길 기미가 미리 보이는 조짐을 징조(徵兆), 일정한 사물이 공통으로 지니는 필연적인 성질을 징표(徵表), 물건을 거두어 모으는 것을 징집(徵集), 돈이나 곡식 따위를 내놓으라고 요구함을 징구(徵求), 법에 의거하여 해당자를 군대에 복무시키기 위하여 모음을 징병(徵兵), 증명이나 증거가 되는 것을 징증(徵證), 물품이나 사람을 징발하거나 요구함을 징간(徵干), 세금이나 물품 따위의 징수를 촉촉함을 징독(徵督), 추상적인 사물을 구체화하는 것 또는 그와 같이 나타나지는 것을 상징(象徵), 다른 것에 비겨서 특별히 눈에 뜨이는 점을 특징(特徵), 뒷날에 추가하여 징수함을 추징(追徵), 겉으로 드러나는 표를 표징(表徵), 어떤 것과 다른 것을 드러내 보이는 뚜렷한 점을 표징(標徵), 명백한 증거를 명징(明徵), 빚이나 구실을 억지로 물리어 받음을 횡징(橫徵), 조세를 거두기 시작함을 개징(開徵), 세금을 규정보다 더 징수함을 과징(過徵), 몇 사람으로 나누어 거두어 들임을 분징(分徵), 어떤 일이 생길 기미가 미리 보이는 조짐을 예징(例徵), 한 사람을 징계하여 백 사람을 권면함을 일컫는 말을 징일여백(徵一厲百), 늘 일정하게 여기어 오는 상징적인 뜻을 이르는 말을 고정상징(固定象徵), 피부면에 물건이 스칠 때 이를 느끼고 동시에 어느 부분에 스쳤는가를 인식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국소징험(局所徵驗), 세금이나 빚을 받아 낼 길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지징무처(指徵無處)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