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째 이어지고 있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지역기업들의 수출·입 피해가 1,000억원을 넘기고 있는 가운데 해외기업에 대한 국내 기업의 신인도까지 크게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기업들은 수출 납기일을 지키지 못하면서 해외거래 업체에게 거래중단 위협까지 받는 등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18일 울산시와 공단 기업체, 울산지방해양항만청, 무역협회 울산지부 등에 따르면 화물연대 파업 이후 지금까지 울산지역에는 60개업체 3,181TEU의 컨테이너 화물이 수출입 차질을 빚고 있다.
지금까지의 수출입 피해 규모는 1천억원 이상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이중 수출은 35개업체 2,606TEU(7,700만달러 규모)이며, 수입은 25개업체 575TEU(3,000만달러 규모)다.
그러나 이날 울산항 컨테이너 터미널은 평소 15%대의 화물 반출입이 이뤄졌으며, 정일 컨테이너 터미널의 경우에는 화물연대측의 저지로 반출·입률 '0'상태를 보이는 등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물류수송 차질로 지역의 수출·입 피해가 계속 확산되고 있다.
특히 수출납기일 맞추지 못할 경우 지역 기업체와 해외 거래업체간의 거래 중단 사태까지 초래할 수 있어 기업들은 물류 수송을 위해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실제 파업이 시작된 지난 13일 부터 1일 3,300t씩 수송해야 하는 고순도텔레프탄산(PTA)을 전혀 운반하지 못해오던 태광석유화학 1공장의 경우 이날 중국 업체로부터 '납기일을 더이상 늦출 경우 거래업체를 변경하겠다'는 통보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태광석유화학 1공장은 거래 중단 사태를 막기 위해 이날 오후 경찰의 지원을 요청, 중국 수출분량 40TEU를 울산항 컨테이너 터미널을 이용해 선적했다.
공장 관계자는 "지난 16일 중국으로 수출했어야하는 물량인데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이틀이나 늦어졌다"며 "거래 업체로 부터 이날 보내지 않으면 다른 업체와 계약하겠다는 통보를 받아 경찰에 호송을 요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풍산 온산공장도 이날 일본과 중국에 수출하기 위한 동제품 110t을 온산 정일 컨테이너 터미널로 수송하려 했으나 화물연대 저지로 실패했다.
대한유화 울산공장도 정일 컨테이너 터미널로 수출물품을 수송하기 위해 공장 입구를 나서려다 화물연대측의 저지에 따라 포기하는 등 지역 대부분의 기업체들이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
회사 관계자들은 "국내 기업이 해외의 업체들과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기업이 수출 납기일을 지키지 못하게 되면 최악의 경우 거래 중단의 사태까지 초래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무역협회 울산지부 관계자는 "기업간의 약속 미이행으로 추락한 신용을 다시 회복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하다"며 "지역 기업들이 원활한 수출·입을 할 수 있도록 조속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