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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라켄west역에서 툰을 향합니다.. 툰을 향한 버스길은 스위스여행의 또 다른 맛입니다..
한산한 버스에서 툰호를 좌측에 두고 호수를 내리 쬐는 햇살을 바라봅니다..
멀리 며칠간 한없이 바라보았던 설산을 이고있는 호수..호수의 바닥돌이 너무 선명합니다..
점점이 배가 떠 있고 백조들이 한가로이 유영하는 그림같은 모습..
절벽길을 운행하는 2량버스가 좁은 길을 잘도 빠져 나갑니다 ..
굴을 지나 절벽을 지나 호숫가 골을 지나 만나는 마을에는
3월의 개나리가 깨끗하게 얼굴을 씻은 채 샬레 마당에 피어 있습니다
- 툰의 구시가는 베른과는 달리 아담해서 더욱 정감이갑니다.. 길따라 상점들이 늘어서 있고
상점위로 또 다른 길이 형성되어 있는 독특한 구조입니다.. 이층길.. 그 길의 끝..platz..
스위스의 길 끝에는 항상 쉼표처럼 광장이 들어서 있습니다. 광장의 가운데엔 어김없이
분수가 있고.. 그 공간을 둘러싼 건물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길손의 재미를 더합니다.
마침 들어선 장에서 우린 장보러 온 마을사람들과 마주칩니다.. 딱딱한 빵과 채소..과일들..
먹거리들이 주로 거래되는 시골장의 풍경입니다.. 채색한 달걀의 고운 빛깔..
광장의 좁은 계단을 올라 툰성(Schlossberg)을 향합니다.. 툰시가가 한 눈에 보이는 툰성..
이어진 돌길을 따라 내려간 교회의 누각에서 더욱 멋진 강과 호수와 설산의 만남을 봅니다..
고개 들면 멀리설산이 둘러쳐져 있습니다.. 햇살 따뜻한 누각에서 우린 쿱에서 산 요플레와
과일을 먹으며 발아래 고색창연한 도시의 지붕과 소박한 교회건물을 바라봅니다..
아쉬울 것 한점없는 노오란 햇살..따스한 스위스의 봄기운이 폐부 깊숙히 느껴집니다 ..
야곱언덕에서 툰을 조망하러 다시 길을 떠납니다.. 예쁜집앞 댓돌을 비눗물칠 맨손으로
닦고있는.. 우리 눈엔 한없이 일에 서투른 패션모델(딸일까..하녀일까)에게 길을 묻습니다..
조각단어의 조합으로도 우린 서로를 이해하고.. 섬초는 그녀의 말을 듣고.. 나는 그녀의 얼굴을..
강변을 따라 산보하듯 나선 길 맑은 강엔 검은 물고기가 미동도 없이 강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우린 다시 발걸음에 몸을 맡깁니다.. 군대있는 아들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참.. 좋은세상..
야곱언덕 중턱에서 가파른 길을 포기하고 내려오는 길.. 마을안 집들의 뜰엔 봄이 찾아 왔습니다..
처음엔 푸른 잔디에 하얀 꽃잎이 떨어져 있는 줄 알았습니다..
< 툰의 뜰 >
꽃잎 진 자리에 꽃이 피었네
떨어진 꽃잎 궤적따라 올려다 본 하늘
꽃나무는 어디 갔을까
반짝이는 햇살 넉넉히 뿌려진 뜰
하얀 꽃이 피었네
꽃잎인 듯 꽃이 피었네
꽃잎 진 자리인양 꽃이 피었네
하얀 꽃이 피었네
-툰성.. 3분만 내려오면 전망좋은 교회 테라스..
- 스피츠로 가는 길.. 툰역 노상카페에서 맥주한잔에 스파게티를 놓고 늦은 식사를 합니다..
이 나라 사람들은 추운날도 코트깃을 세운채 야외식탁에 앉아 차나 맥주를 마시며..햇살을
쪼이거나 거리의 풍경을 즐기는 모습을 흔히 봅니다.. 그 멋을 느껴볼려고..
오늘은 춥지 않은 날.. 한겨울 오돌오돌 떨면서도 맨살로 나다니는 딸생각이 납니다..
밥이나 제대로 챙겨 먹는지.. 딸 걱정과는 달리 스파게티가 술술 넘어갑니다..
툰역에서 처음으로 돈주고 화장실을 가 봅니다.. 첫날 취리히에 도착하는 날.. 가이드를 따라온
한 무리의 여행자들에게 가이드가 소리칩니다.."여러분 여기가 마지막 무료화장실입니다.."
그걸 엿듣고 우린 숙소에서 모든 걸 습관처럼 해결하고 길을 나섭니다.. 하지만 박물관에도..
미술관에도.. 식당에도.. 어디에도 화장실은 널려 있었고.. 가뭄에 콩나 듯 유료화장실..
- 샤다우성..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바로 건너편(5m)이 샤다우인데.. 빙 둘러보다 우리는 길을
묻습니다.. 습관처럼.. 성의 한 켠이 레스토랑으로 바뀌었지만 호수를 향한 넓은 정원과
나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햇살 바른 잔디에 우리도 잠시 앉아 쉽니다..
-샤다우성
- 스피츠를 향하던 우리는 반대방향 버스를 탔고 오후의 일정 때문에 스피츠를 포기하고..
툰에서 뮈렌으로 향합니다.. 라우터부루넨을 기점으로 케이블카 타고 산악열차로 가는 방법(A)과
버스타고 벼랑아래 계곡 끝으로 들어가 케이블카 타고 오르는 방법(B).. 우리는 해 좋을 때
풍광좋은 폭포길로 가 어두울 때 케이블카 타고 내려오는 길을 선택합니다..
- 뮈렌(해발1600m)..
B도착지점에서 내려 계곡너머 보이는 설산에 감탄합니다.. A도착지점까지는 걸어 20여분..
3분쯤 걷다 이정표를 보고 쉴트호른 쪽으로 올라가며 마을의 골목골목을 더 가까이 느껴보고 싶습니다..
길 중간중간.. 스키,썰매,보드를 타는 길과 만나는 지점을 가로지르며.. 쉬었다 구경하다 15분 쯤..
더 올라갈꺼냐 쉴꺼냐를 묻는 이정표가 나옵니다..
그 곳에서 잠시 멈춰선 우리는 둘 다.. 숨이 턱 막힙니다.. 힘들어서냐구요.. 못 볼 걸 본 것..
뒤돌아본 우리는 환희에 찬 얼굴.. 병풍같은 설산과 깍아지른 벼랑들..샬레들의 향연..기가 막힙니다..
한참만에야.. 우린 더이상 오를 필요를 느끼지 못했고.. 산기슭을 가로지르는 길로 걸음을 옮깁니다..
앞선 젊은남녀가 앉은 벤취를 지나 한적한 벤취에 앉습니다.. 그 산기슭 나무벤치는 2개 뿐..
말을 잇지 못하고..바라만 봅니다..
뮈렌의 석양을 보라는 말에.. 석양이 전부인 줄 알았습니다.. 하나 지금 석양까지 볼수 있다면 그건 덤..
2시간을 꼬박 앉아 물도 마시고 오렌지도 까먹고.. 다시 언제 볼까 싶은 마음에..
가슴깊이 새겨두려고 보고 또 보고.............
해가 기웁니다..석양.. <<지는 해와 지는 꽃과 생의 쓸쓸함과 생의 눈물겨움>>....
시시각각 산의 모습은 변해갑니다.. 빙하와 설산들의 흑백 놀음이 이제 시작되는데....
그러나.. 아쉽게도.. 라우터부루넨 계곡마을에서 그렇게 빨리 지던 해는 6시반이 되어서도 질 줄 모르고..
다음 행선지.. 산간마을 콘서트시간은 자꾸 다가오고.. 추워지고..
섬초와 나는 여기까지가 우리에게 주어진 행운이라고 서로를 위로합니다..
-뮈렌에서
- 산을 내려 A지점으로 향한 우리는 한무리의 사람들이 모여 관악단의 연주에 흥겹게 잔치를 벌이는
모습을 바라봅니다.. 스위스식의 결혼인가봅니다. 가까운 지인들만의 조촐한 향응..부딪는 와인잔들..
산악열차 역에서 시간표를 잘못 본 우리는 막차가 떠난 줄알고 마음 조렸던 일.. 지금은 웃음이 나오네요..
어둠이 내린 산기슭에서 석양을 보지 못한 우리에게 역무원이 오늘은 저 멀리 구름이 가려 석양을 볼수
없었을 거라며 위로하는군요.. 산악열차에서 내려 케이블카를 탈 때는 이미 어둠이 내려..
까만 밤 가로등 켜진 길을 수직으로 내려가는.. 멋진 장면을 연출합니다..
- 라우터부루넨의 콘서트.. 둘째날 샬레사라를 찾아가다 역사에 붙은 A4용지 포스트를 보고 섬초와 나는 이미
마음을 먹었습니다.. 요들과 민속댄스라는 차례에 솔깃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장소가 꼬부랑 글씨라서
난감해 묻기를 여러차례.. 간신히 찾아간 곳은 샬레사라와 스토키할머니내서 5분거리의 초등학교 부설
자그만 강당.. 온통 마을사람들 뿐이었습니다.. 이방인의 방문에 의아한 듯한 얼굴과.. 10sf를 5sf로 깍아
주는 친절까지.. 옆사람에게 물어보니 포스트만 콘서트일 뿐 1년에 2번 열리는 마을축제랍니다..
약 200여명의 마을주민들이 다닥다닥 달동네 판자집처럼 앉아.. 음료는 돈을 받아 기금을 모으는 듯..
예약석이 아닌 뒷줄에 앉아 우리도 음료를 하나 시키고 그들의 잔치에 동참해 봅니다..
민속의상을 입은 댄스단원들(중년아줌마,할머니)의 써빙과 안부를 서로 묻는 포근한 분위기..
할아버지 요들팀이 첫무대를 장식합니다.. 서있기가 힘든 분도 얼핏 보이는 단원들의 면면..
어둠 속에 환히 불밝힌 무대에서 흐르는 요들.. 오르레이 오르레이디..
힘찬 격려의 박수.. 중년 아주머니들의 민속댄스팀.. 요리조리 잘도 빠져나가는 군요.. 짝짝짝..
간간이 한명씩 나와 만담조의 이야기로 사람들을 흥겹게 했지만 우린 역시 알수없는 꼬부랑 말..
마지막 영화상영을 앞두고 막간을 틈타.. 간간이 성심껏 통역을 해준 앞사람들께 고마웠다는 말 전하고..
인터라켄 숙소로 가는 막차 시간에 쫓겨 길을 나섭니다.. 아쉽네요.. 마지막까지 같이 했으면 좋았을 걸..
- 오늘 처음 하늘에 별이 떴습니다.. 총총.. 밤하늘에 빛나는 별.. 그제 샬레 이층다락방서 별을 기다리던..
섬초와 산초는 아직도 그자리에서.. 손으로 별을 딸 수 있을 거라고 굳게 믿고 기다리고 있는 걸까요..
** 3/15일 :
인터라켄west-툰(구시가,Rathausplatz,Schlossberg,Stadkirche,Jakobshubeli,Schadau성)
- (스피츠-인터.ost)-라우터부루넨-역앞bus-Schilthornbahn Tall역-케이블카-뮈렌-등산열차로
-Grutschalp-케이블카-라우터부루넨-콘서트-인터라켄ost-인터라켄west
첫댓글 뮈렌은 정말 멋있네요..
스위스.정말 아름다운곳이죠..다시한번 가게 된다면 스토키 할머니네 묶어야 겠네요^^ 요들공연도 보시고 부럽네요^^ 저는 쉴트호른가는길에 뮈렌들렸는데 환상이었죠^^
우와~ 라우터부르넨에서의 동네콘서트, 멋있었을것 같아요 ^^
뮈렌을 즐기신 분을 뵈니 반갑군요...단 하루 일정으로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요흐만 오르는 젊은이들에게 뮈렌하이킹을 권하기 6년입니다만 여행 패턴이 바뀌지않아서 안타까웠습니다. 6월에 여고친구들과 다시 가는데 스토키할머니네 가볼까요? 책자에서 봤지만 아직 안가봤는요...예약은 어떻게 하나요?
안녕하세요.. 강화댁님..<유럽민박리뷰>No.1349에 나와있구요..전화번호가 틀렸더라구요..033-855-1754입니다.. 혹 가시는 길모르시면.. www.swissmania.co.kr(살레사라홈)의 찾아가는길에서 6번그림에서 왼편으로 꺽어지지마시고 그대로 내려가면 50m쯤 오른편 첫집인것 같습니다.. 할머니 방이 비었어도 예약한 손님만 받으시는 모양입니다..
저도 라우터부르넨에서 뮈렌 쉴트호른 이렇게 다녀왔는데 뮈렌 정말 멋진마을이었어요ㅎㅎ스토키할머니집에서 이틀 묶었는데 정말정말 좋은곳이었어요ㅎㅎ저는 부활절연휴 시작할때갔었는데 예약은 가기전에 전화 한통화 해드리는 정도로 충분했구요.집도 정말 예뻤지만 개인적으론 집까지 가는길에 있는 기찻길과 개울(?)이라고해야하나...ㅎㅎ;;암튼 마을풍경이 너무 예쁘더라구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