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웅하니 적막한 이여
어둑하니 밝은 이여
못 갖춘 모든 것을 받자 하니 트여가는
미명(未明)을 두드리면서
북을 메고 오는 이여
-『불교신문/문태준의 詩 이야기』2024.03.22. -
어웅하다는 뜻은 옴폭하다는 뜻이니 오목하게 쑥 들어간 상태이다. 그러므로 거기에는 적막이 깃들 테다. 날이 밝아오지만 어둠이 걷히지 않은 때를 공간화해서 표현한 것으로 이해된다. 날이 채 밝지 않았으니 어둡기도 하고 밝은 느낌도 있다. 시인은 이 시간을 마음의 일로 해석한다. 밝음은 부족한 것을 인지하여 채울 만한 것을 받아들일 때 이뤄진다는 것이다. 지혜의 완성이나 깨달음은 어리석음의 어둠을 깨뜨릴 때 가능하다. 마지막 행의 북소리는 대오(大悟)의 순간과 환희심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