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람들 중에서 현명한 자가 또 다시 그들의 어리석음 속에서 행복해질 때까지 나의 지혜를 공유하고 짐을 덜기 위해서 사람들 속으로 돌아갈 것이다.”
진정으로 현명한 사람은 심각하지 않다. 그는 존재계 전체가 흥겹다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에 그 자신도 흥겹다. 진정으로 현명한 사람은 보통사람들의 눈에 다소 미치고 어리석어 보일 수 있다. 보통사람들은 현명한 사람이라면 심각하고 흥겨워할 줄 모르고 웃을 줄도 모르고 춤출 줄도 모른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은 어리석은 사람들에게나 해당하는 말이다.
그리고 차라투스트라는 말한다.
“나는 사람들 중에 현명한 자가 너무나 현명해져서 보통사람에게는 어리석어 보이는 것들마저 그들이 수용하게 될 때까지 나의 지혜를 나눠줄 것이다.”
내면의 풍요로움에 관한 한, 가난한 사람은 그 어떤 부자만큼이나 타고난 본성을 갖고 있다. 부유한 사람은 외부세계와 너무나 많이 엮여있고, 내면으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모르거나 그럴 시간이 없기 마련이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은 행운의 조건에 놓여있다. 그는 외부세계와 아무런 엮임이 없다. 그는 눈을 감고 내면으로 들어갈 수 있다. 차라투스트라는 현명한 자가 너무나 현명해져서 어리석음마저 흥겨움이 되고, 가난한 사람이 너무나 행복해서 가장 큰 보물을 발견한 것처럼 느낄 때까지라고 말한다.
저녁이 되면 그대가 바다 너머로 움직여 저 아래 세상에 빛을 가져다주듯이 나도 저 아래 세상으로 내려가야 한다. 놀라울 만큼 풍요로운 태양이여! 나도 그대처럼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내가 내려가고자 하는 세상의 사람들은 그것을 내려감down-going이라고 부른다.
그러니 나를 축복해다오. 아무런 질투심 없이 큰 행복을 바라볼 수 있는 평온한 눈이여! 황금빛의 물이 흐르고 온 세상에 대한 그대의 환희를 비추며 넘쳐흐르기를 바라는 이 술잔을 축복해다오!
보라! 이 술잔은 다시 비워지기를 바라고, 차라투스트라는 다시 인간이 되기를 바란다.
이것이 바로 차라투스트라의 독특함이다. 고타마 붓다, 자이나, 그리스도, 아바타라avatar처럼 초인超人이 되고자 했던 사람들이 존재했지만, 역사상 오직 차라투스트라만이 또 다시 인간이 되고자 한다. 깨달음의 최고봉을 보고, 고요함의 깊이를 보고, 궁극의 고독을 깨닫고, 지혜로 가득 찬 사람이 뛰어난 존재가 아닌 그저 평범한 사람들 사이의 한 인간으로 되돌아가고자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