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지산 고종만
낮에는 하루 종일 밭에서 힘들게 일하시고
밤에는 날 새워 바느질하셨지요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찬밥 한 덩이로 점심을 때우셨지요
여름철 피서 한 번 못 가시고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하셨지요
비가 오면 버스 정류장에서
우산 들고 기다리고
내가 아프면
밤을 꼬박 새면서 돌봐주셨지요
손톱은 깎을 필요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졌으며
값싼 화장품마저 몇 번을 집었다 놓았지요
아버지가 화내셔도 항상 미소 지어 보이시고
자식들 때문에 평생을 가슴앓이 속에 사셨지요
한밤중에 방구석에서 돌아가신 외할머니 사진을 보고
한없이 한없이 소리 죽여 우셨지요
이 세상에서 누구보다도 가장 소중한 어머니
당신을 사랑합니다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세요
시집 '사랑과 시 그리고 그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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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생각만 해도 찡해오는 엄마모습 그립습니다~~~
어머니의 운명은 왜?그렇게 태어났을까요
안녕하세요, 지산 고종만님 ! 뛰어난 작품을 감상하였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