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작처당(燕雀處堂)
燕: 제비 연.
雀: 참새 작
處: 머물 처.
堂: 집 당
'처마 밑에 사는 제비와 참새'라는 뜻으로,
안락한 생활에 빠져서 경각심을 잃고
장차 닥쳐올 재앙을 예측하지 못하다는 말.
이 성어는 공자(孔子)의 9세손 인 공부(孔鮒)가 지은
공총자(孔叢子) 논세(論世)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전국시대 말년 위(魏)나라에 가 있던 공부는
당시에는 꽤 유명한 인물이었다고 하는데,
그는 논세편에서 당시 위나라에서 일어난
다음과 같은 사실에 대해 언급했다.
어느 날 진(秦)나라에서 위나라의 이웃인
조(趙)나라를 침공하자 위(魏)나라의 대부들은
대책은 고사하고 도리어 이것이
위나라에 유리하다고 떠들어댔다.
재상 자순(子順)이 대부들을 보고
무슨 근거가 있느냐고 물었더니
대부들은
“진(秦)나라가 조(趙)나라를 이기면
위나라는 진나라와 화친을 하고
진나라가 지면 위나라는 이 틈을 타서
진나라를 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때 자순은 대부들의 견해가
부당함을 지적해 주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진나라는 탐욕스럽고 난폭한 나라여서
조나라와 싸워 이긴 뒤에는 틀림없이
다른 나라를 또 침략할 터이니,
우리 위나라가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오.
선인들의 말 가운데‘연작(燕雀)은
사람의 집에 둥지를 틀고 새끼와 어미가
서로 먹이를 먹여주면서 화락하게 지내며
스스로 안전하다고 여긴다.
그 집의 굴뚝으로부터 불이 나서
마룻대와 추녀를 태우려고 하는데도
연작은 얼굴색도 변하지 않고 재앙이
자신에게 미치는 줄 모른다.’라는 말 있소이다.
만약 조나라가 망하는 날이면
우리 자신에게 곧 화가 미치게 될 것이다.
이것을 알지 못한다면 처마 밑에 둥지를 틀고 있는
그 새들과 무엇이 다를 것인가?"
이 이야기에서 나온 성어가 연작처당인데
“제비와 참새가 처마 밑에 둥지를 틀고서
장차 큰 집이 타 버릴 것도
모르고 있다 라고도 한다.
-옮긴 글-
출처: 바람에 띄운 그리움 원문보기 글쓴이: 학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