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민동리(與民同利)
백성들과 그 이익을 함께 한다는 말이다.
與 : 줄 여(𦥑/7)
民 : 백성 민(氏/1)
同 : 한 가지 동(口/3)
利 : 이로울 이(刂/5)
출전 : 예기(禮記) 애공문(哀公問)
이 성어는 공자(孔子)가 노(魯) 애공(哀公)과 문답하는 가운데 나오는 말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애공(哀公)이 공자(孔子)에게 물었다. "대례(大禮)는 어떤 것입니까? 군자(君子)의 예(禮)를 말하는 것이 어찌 그다지도 존중하는 것입니까?"
哀公問於孔子曰: 大禮何如. 君子之言禮, 何其尊也.
공자(孔子)가 말했다. "구(丘; 공자)는 소인으로 예(禮)를 알기에 부족합니다."
孔子曰: 丘也小人也, 不足以知禮.
애공이 말했다. "아니오. 그대는 말씀하십시오."
君曰: 否. 吾子言之也.
공자가 말했다. "구(丘; 공자)가 들으니 백성으로 말미암아서 생존함은 禮를 큰 것으로 한다고 했습니다.
孔子曰: 丘聞之, 民之所由生, 禮為大.
禮가 아니면 하늘과 땅의 신(神)을 섬기는 일을 절도 있게 할 방법이 없으며,
非禮無以節事天地之神也.
禮가 아니면 군신(君臣)과 상하(上下)와 장유(長幼)의 지위를 분별할 방법이 없고,
非禮無以辨君臣上下長幼之位也.
禮가 아니면 남녀(男女)와 부자(父子)와 형제(兄弟)의 친함과 혼인과 소삭(疎數; 드물게 하거나 자주하는 것)의 사귐을 분별할 방법이 없습니다.
非禮無以別男女父子兄弟之親, 昏姻疏數之交也.
군자는 이것을 가지고 존경하는 것입니다.
君子以此之為尊敬然.
그런 뒤에야 그 능히 하는 바를 가지고 百姓을 가르치니 그 회절(會節; 모임의 절차)을 폐하지 않았습니다.
然後以其所能教百姓, 不廢其會節.
성사가가 있은 연후에야 그 조루(雕鏤; 또렷하게 꾸미어 새김)와 문장보불(文章黼黻; 제복의 장식)을 다스려서 이를 전했으며,
有成事, 然後治其雕鏤文章黼黻以嗣.
사람이 이것에 따른 연후에야 그 상산(喪算)을 밝히고 정조(鼎俎; 솥과 도마를 갖추어 그 시석(豕腊; 말린 돼지고기)을 베풀며 그 종묘를 세우고 세시(歲時; 1년 동안의 제철)로서 제사를 공경히 하여 종족의 서열을 바르게 했습니다.
其順之也, 然後言其喪算, 備其鼎俎, 設其豕臘, 修其宗廟, 歲時以敬祭祀, 以序宗族.
그 거처에 나아가 편안히 하여 의복을 검소하고 나쁘게 하며, 궁실(宮室)을 낮게 하며, 수레를 조각하거나 옻칠하지 않으며, 공양하는 그릇을 조각하지 않으며, 밥을 먹을 때에 맛있는 음식을 두 가지 놓지 않아서 백성과 이익을 함께 하니, 옛날 군자가 예를 행하는 것이 이와 같았습니다."
即安其居, 節醜其衣服, 卑其宮室, 車不雕幾, 器不刻鏤, 食不貳味, 以與民同利, 昔之君子之行禮者如此.
공정한 사회를 위하여
治世之財散, 散則國富.
衰世之財聚, 聚則國貧.
잘 다스려지는 시대의 재물은 흩어져 있는데 흩어져 있으면 나라가 부유해지며, 쇠락한 시대의 재물은 한 곳으로 모이는데 모이게 되면 나라가 빈곤해진다.
신최(申最), 춘소자집(春沼子集) 3권 원재(原財)
춘소 신최(申最)는 조선 중기의 저명한 문인이었던 상촌(象村) 신흠(申欽)의 손자이자 선조(宣祖)의 부마(駙馬)였던 낙전당(樂全堂) 신익성(申翊聖)의 아들이다. 당대를 대표하는 명문가의 후손으로 태어났던 그는 일찍부터 재능을 인정받아 장래가 촉망되던 인물이었다.
그는 30세에 문과(文科)에 급제하여 순조롭게 관료 생활을 이어나갈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큰형 신면(申冕)이 김자점(金自點)의 옥사(獄事)에 연루되어 비극적 최후를 맞은 이후로는 가문이 급격히 몰락하였다.
이에 따라 신최 역시 주로 외직(外職)을 전전하며 낭천(지금의 강원도 화천) 현감(狼川縣監), 함경도사(咸鏡都事) 등을 지내고 40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삶은 고단하였지만, 신최는 누구보다도 큰 포부를 지니고 살았던 인물이었다. 그는 올바른 정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집대성하여 모두 11편의 원(原) 체 산문을 지었는데, 이 연작은 이른바 '십일원(十一原)'이라 불리며 큰 반향을 얻었다.
그중 한 편이 재물의 문제를 논한 "원재(原財)"이다. 이 글에서 신최는 부의 분배 문제에 대해 논하면서 부가 분산되어야 나라는 부유해질 것이고, 부가 편중되면 나라는 빈곤해질 것이라고 하였다.
이는 세금을 가볍게 하면 재물이 여러 사람들에게 흩어질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넉넉해진 개인의 재정을 활용해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논리에 기반한 주장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개인의 부가 축적되면 국가도 부강해진다는 생각으로, 신최는 이것이야말로 '예기(禮記)'에서 말하는 "백성들과 그 이익을 함께 한다(與民同利)"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비록 신최는 자신의 이론을 현실에 적용해 볼 기회를 가져보지는 못한 채 삶을 마감하였으나, 그의 견해는 현대의 이른바 소득 주도 성장론과 겹쳐지는 부분이 많아 현대인들이 한번쯤 음미해 볼 가치가 있다.
인간은 끊임없이 이익을 추구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어 부를 가졌건 그러지 않건 간에 조금이라도 더 부를 소유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부의 소유만이 삶의 유일한 목표가 되어버린 것은 아닌가 우려될 때가 많다. 그러나 개인의 이익에 대한 맹목적인 추구는 결국 다툼을 불러일으키게 될 뿐이다.
더불어 사는 사회, 보다 공정한 사회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신최가 주장했던 것처럼 부의 집중보다는 공정한 분배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여민동리(與民同利)
백성과 함께 이익을 같이한다.
取去與民同利(취거여민동리)
취할 때도 버릴 때도 백성들과 더불어 이익을 생각한다.
이 말은 중국 한(漢) 나라 때 유향(劉向)이 편찬한 설화집(說話集) 설원 제2권 신술편(臣術篇) 2문장에 탕(湯) 임금이 재상 이윤(伊尹)과의 대화 중에 나온 얘기다.
상촌(象村) 신흠(申欽)의 손자이자 선조(宣祖) 임금의 부마(駙馬) 낙전당(樂全堂) 신익성(申翊聖)의 셋째 아들 춘소(春沼) 신최(申最)가 랑천현감(狼川縣監; 현 강원도 화천)으로 있으면서 자주 인용하여 랑천고을 백성들은 어린아이까지 이정도 문장쯤은 모두가 외울 지경에 이르렀다는 말 중 하나다.
이 말의 출전은 예기(禮記) 제27장 애공이 공자에게 물었다는 애공문어공자왈(哀公問於孔子曰)에서 공자의 답변에서 나온 말로 이여민동리(以與民同利)라 하여 백성과 함께 함으로써 이득도 같게 한다는 말이다. 훗날 맹자의 여민동락與民同樂은 여기서 비롯된다.
이 말을 투전판 고주(孤注; 노름꾼이 밑천을 다 걸고 마지막 승패를 걸다)하듯 고주(古註)를 단 인물이 다산인데 그의 강진 유배 때 쓴 경세유표(經世遺表) 서문에는 이렇게 풀어쓴다.
법을 고칠 수 없고(法之不能改), 제도를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은(制之不能變), 목민관(벼슬아치) 본인들의 똑똑하고 못남의 탓이지(一由夫本人之賢愚), 하늘과 땅의 이치가 애시 당초 고치지 못하고 변화시키지 못하게 해서가 아니다(非天地之理, 原欲其無改無變也).
간단히 말해서 '목민관'이란 요즘으로 말하면, 정치인이란 또는 지방 수령이란 백성들과 함께 이익을 나눠야 한다는 말이다. 고래로 이득이 있는 곳에 백성들이 모여들고, 명예가 있는 곳에 선비들이 목숨을 건다고 했다.
(한비자 32편 외저설좌상)
조수삼(趙秀三)은 자신의 문집 경원총집(經畹總集) 서문(序文)에서 구더기가 똥을 좋아하는 것은(蝍蛆嗜糞) 다 본성이다(皆性之也)라고 밝혔다.
각설하고, 높은 자나 낮은 자나 제 이득을 위해 움직인다는 말이다.
농부가 가뭄에 하늘을 바라보는 이유는 단 하나다. 행여 물방울 하나라도 떨어질까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지방 수령이 됐건 뭐가 됐건 남을 다스린다하면 좌우간 국민들에게 이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여인동리(與人同利)
타인과 이익을 함께 한다.
전통유학에는 시민사회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누차 주장했지만 '대학'의 내성외왕(內聖外王) 중 내성의 격물, 치지, 성의, 정심은 현대에도 유용한 덕목이지만, 외왕의 조목 중 수신, 제가, 치국, 평천하에서 제가와 치국 사이에 한 덕목이 빠져 있다. 그것은 가정(齊家)에서 바로 국가(治國)로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이는 농업에 기반을 둔 농촌사회에서는 통했지만, 산업이 발달하고 시장경제가 활성화되는 사회에서는 통할 수 없다. 따라서 새로운 공동체인 시민사회가 생겨났다. 이 사회를 조화롭게 만드는(和社)것은 무엇인가?
시민사회는 산업혁명 이후 시장경제가 발달하면서 생겨난 것이다. 시장은 이익[利]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유가를 핵심으로 삼는 전통사회에서는 이익보다는 의리[義]를 더 중시했다.
'논어'에 "군자는 의리에 밝고 소인은 이익에 밝다"고 했고, 양혜왕이 맹자를 만나자 우리나라를 이롭게 하는 방법을 물었는데, 맹자는 "하필 이익을 말하는가? 오직 인의(仁義)만 있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이익은 소인이 취하는 것이며, 군자는 도의를 중시하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나라를 다스리는 군주가 이익을 중시하면 아래 사람도 따라서 이익을 챙기려고 하니, 위아래가 서로 이익을 위해 다투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주자학에 이르러 인의는 선천적 도덕원리인 천리(天理)로, 이익은 인욕(人欲)으로 해석되어 유교사회에서 일상 행위는 고하를 막론하고 천리를 보존하고 인욕을 버리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따라서 주자학을 국가의 이념으로 삼았던 조선왕조는 기술을 중시하는 공업과 유통을 위주로 삼는 상업을 말업(末業)이라 간주하여, 이익이라는 말은 입 밖에도 내지 못하는 사회가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하곡학 안성학파의 대표자인 심대윤(沈大允)은 '복리전서(福利全書)'에서 다른 사람과 이익을 함께하는 것(與人同利)은 지극히 공정한 도리(至公之道)라고 주장했다. 하곡 정제두의 제자인 심육의 동생 심각이 심대윤의 증조부이다.
심각은 영조31년(1755) 변서사건에 연루되어 역적으로 죽임당하고, 그 자손은 몰락하게 되었다. 심대윤은 벼슬을 할 수 없지만, 학자의 집안으로 어려서부터 경학을 공부하였다. 28세 때 그는 선영이 있던 안성의 가곡(佳谷)으로 이사했다. 이때는 경제적으로 매우 가난하여 상업이나 반상(盤床)을 만드는 목공으로 생계를 이어갔고, 의약업에 종사하기도 했다.
심대윤은 유학자로서 상공업에 종사하여 백성들의 생활을 직접 체험한 것을 '복리전서'로 남긴 것이다. 이 저서를 지은 목적은 천하의 모든 사람들이 복리를 누리고 재앙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것은 시민사회의 복지를 위한 것이다.
심대윤은 인간의 본성은 욕망이며, 그 내용은 이익을 좋아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이것은 성리학에서 찾아볼 수 없는 욕망긍정론이며, 이익을 주된 명제로 삼는다는 점에서 근대 지향적 요소가 내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묻는다. "이익의 속성은 남에게 이로우면 나에게 해롭고, 나에게 이로우면 남에게 해로워서 둘 다 온전히 할 수 없는 것인데, 어떻게 해야 함께 할 수 있는가?"
그 방법은 나와 남 둘 다에게 이롭거나, 나와 남 둘 다에게 해로움이 적다면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로에게 생길 수 있는 적은 손해는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와 남에게 둘 다 해로움이 심하다면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것은 남과 나의 극심한 투쟁을 야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타인과 이익을 함께 하는 것(與人同利)이 지극히 공정한 길이라고 했다. 동리(同利)를 어떻게 추구할 것인가? 유가의 충서(忠恕)의 도를 시행하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충서는 자기 마음으로 남의 마음을 헤아리며, 자기의 정감으로 남의 정감을 추측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동리'에 적용하면, 나와 남을 저울질해 보아서 어느 한 편으로 치우치지 않는다면 이것이 남과 이익을 함께 하는 지극히 공정한 길이라는 것이다. 여전히 유교적 사상이 남아 있지만, 서구의 것만 중시하는 현실에서 '여인동리'는 우리 것도 함께 살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게 한다. '여인동리'는 현대 시민사회에서 우리를 조화롭게 만드는[和社] 성숙한 사람들이 나아갈 길이라고 생각한다.
예기(禮記) 第27 애공문(哀公問)
1
哀公問於孔子曰: 大禮何如, 君子之言禮何其尊也.
애공이 공자에게 물었다. "대례는 어떤 것입니까? 군자의 예를 말하는 것이 어찌 그다지도 존중하는 것입니까?"
孔子曰: 丘也小人, 不足以知禮.
공자가 말했다. "구는 소인입니다. 예를 알기에 부족합니다."
君曰: 否吾子言之也.
애공이 말했다. "아닙니다. 그대는 말씀하십시오."
孔子曰: 丘聞之, 民之所由生, 禮爲大.
공자가 말했다. "구가 들으니 백성으로 말마암아서 생존하는 것은 예를 큰 것으로 한다고 했습니다.
非禮無以節事天地之神也.
예가 아니면 천지의 신을 섬기는 일을 절도 있게 할 방법이 없습니다.
非禮無以辨君臣上下長幼之位也.
예가 아니면 군신, 상하, 장유의 지위를 분별할 방법이 없습니다.
非禮無以別, 男女父子兄弟之親, 昏姻疏數之交也.
예가 아니면 남여, 부자, 형제의 친함과 혼인, 소사의 사귐을 분별할 방법이 없습니다.
君子以此之爲尊敬然.
군자는 이것을 가지고 존경하는 것입니다.
然後以其所能敎百姓, 不廢其會節.
그런 뒤에야 그 능히 하는 바를 가지고 백성을 가르치고 그 회절을 폐하지 않았습니다.
有成事然後, 治其雕鏤文章黼黻以嗣.
성사가 있은 연후에야 그 조무, 문장보불을 다스려서 이를 전했습니다.
其順之, 然後言其喪算, 備其鼎俎, 設其豕腊, 修其宗廟, 歲時以敬祭祀, 以序宗族.
사람이 이것에 따른 연후에야 그 상산을 밝히고, 정조를 갖추고, 그 시석을 베풀고, 그 종묘를 세우고, 세시로서 제사를 공경히 하여 종족의 서열을 바르게 했습니다.
卽安其居, 節醜其衣服, 卑其宮室, 車不雕幾, 器不刻鏤, 食不貳味, 以與民同利.
그 거처에 편안하고, 그 의복을 검박하게 하고, 그 궁실을 낮게 하고, 수레는 장식하지 않고, 그릇은 조각하지 않고, 먹는 것은 두 가지 맛을 하지 아니해서, 백성으로 더불어 이를 함께 했습니다.
昔之君子之行禮者, 如此.
옛날의 군자는 예를 행함이 이와 같았습니다."
公曰: 今之君子, 胡莫行之也.
애공이 말했다. "지금의 군자는 왜 이것을 행하지 못하는 것입니까?"
孔子曰: 今之君子好實無厭, 淫德不倦, 荒怠敖慢, 固民是盡.
공자가 말했다. "지금의 군자는 재화를 좋아해서 만족함이 없고, 음덕이 있어 그칠 줄 모르고, 황태오만해서 백성의 재력을 고갈되게 합니다.
午其衆以伐有道, 求得當欲不以其所.
대중의 뜻에 거역해서 유도한 자를 치고, 사욕에 해당되는 것을 얻기를 구하여 그 도리를 가지고 하지 않습니다.
昔之用民者由前, 今之用民者由後.
옛날의 백성을 거느리는 자는 전자에 따랐지만, 지금의 백성을 거느리는 자는 후자에 따릅니다.
今之君子莫爲禮也.
지금의 군자는 예를 행하지 않습니다."
2
孔子侍坐於哀公.
공자가 애공를 모시어 앉았다.
哀公曰: 敢問人道誰爲大.
애공이 말했다. "감히 묻습니다. 인도는 무엇을 큰 것으로 합니까?"
孔子愀然作色而對曰: 君之及此言也, 百姓之德也.
공자가 초연히 낯빛을 고치고 대답했다. "주군의 말씀이 이에 미친 것은 백성의 행복입니다.
固臣敢無辭而對.
진실로 신은 사양치 않고 대답하겠습니다.
人道政爲大.
인도는 정치를 큰 것으로 합니다."
公曰: 敢問何謂爲政.
애공이 이르기를, 감히 묻습니다 어떤 것을 가지고 정치를 한다고 하는 것입니까?"
孔子對曰: 政者, 正也.
공자가 대답하기를, "정치라는 것은 바른 것입니다.
君爲正, 則百姓從政矣.
임금이 바르게 하면 백성이 정치에 따를 것입니다.
君之所爲, 百姓之所從也.
임금의 하는 바를 백성의 따르는 것입니다.
君所不爲, 百姓何從.
임금이 하지 않는 것을 백성이 어떻게 따르겠습니까?"
公曰: 敢問爲政如之何.
애공이 이르기를, "감히 묻습니다 정치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孔子對曰: 夫婦別, 父子親, 君臣嚴.
공자가 대답하기를, "부부는 분별이 있고, 부자는 친함이 있고, 군신은 엄해야 합니다.
三者正則庶物從之矣.
이 세 가지가 바르다면 모든 사물이 이에 따를 것입니다."
公曰: 寡人雖無似也, 願聞所以行三言之道. 可得聞乎.
애공이 이르기를, "과인이 비록 무사하나 삼언을 행하는 도리를 알고자 합니다. 얻어 들을 수 있겠습니까?"
孔子對曰: 古之爲政, 愛人爲大.
공자가 대답하기를, "옛날의 정치를 하는 것은, 사람 사랑하는 것을 큰 것으로 삼았습니다.
所以治愛人, 禮爲大.
사람을 사랑하는 길을 다스리는 방법은 예를 큰 것으로 합니다.
所以治禮, 敬爲大.
예를 다스리는 방법은 공경함을 큰 것으로 합니다.
敬之至矣, 大昏爲大.
공경의 지극함은 대혼을 큰 것으로 합니다.
大昏至矣.
대혼은 공경함의 지극한 것입니다.
大昏旣至, 冕而親迎, 親之也.
대혼은 이미 공경함의 지극한 것이니, 면복을 갖추고 친영하는 것은, 이를 친히하는 것입니다.
親之也者親之也.
이를 친하다는 것은 친하게 하는 것입니다.
是故君子興敬爲親.
이런 까닭으로 군자는 공경함을 일으켜서 친하는 일을 합니다.
舍敬是遺親也.
공경함을 버리는 것은 친함을 버리는 것입니다.
弗愛不親, 弗敬不正.
사랑하지 않으면 친하지 않고, 공경하지 않으면 바르게 되지 않습니다.
愛與敬其政之本與.
사랑과 공경함은 그 정치의 근본인 것입니다."
3
公曰:
애공이 말했다.
寡人願有言然, 冕而親迎不已重乎.
과인은 가르침이 있으시기를 원합니다만, 면복으로 친영하는 것은 너무 무겁게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孔子愀然作色而對曰: 合二姓之好, 以繼先聖之後, 以爲天地宗廟社稷之主.
공자가 초연히 낯빛을 고치고 대답했다. 2성의 좋음을 합하여 선성의 후예를 이어서 천지종문사직의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君何謂已重乎.
어떻게 너무 무겁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公曰: 寡人固.
애공이 말하기를, "과인은 고루합니다.
不固, 焉得聞此言也.
고루하지 않다면 어떻게 이런 말을 얻어들을 수 있겠습니까?
寡人欲問不得其辭.
과인이 묻고자 하나 그 말을 얻지 못합니다.
請少進.
좀 가르쳐 주시기를 청합니다."
孔子曰: 天地不合, 萬物不生.
공자가 이르기를, "천지가 합하지 않으면 만물이 나지 않습니다.
大昏, 萬世之嗣也.
대혼은 만세의 계승입니다.
君何謂已重焉.
주군께서는 어찌해서 너무 무겁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孔子遂言曰:
공자가 계속해서 말했다.
內以治宗廟之禮, 足以配天地之神明,
"안에서는 이것을 가지고 종문에 예를 다스려서 천지의 신명에 짝하기에 족하고,
出以治直言之禮, 足以立上下之敬.
나가서는 직언의 예를 다스려서 상하의 공경함을 세우기에 족합니다.
物恥足以振之.
사물의 수치는 이를 일으키기에 족합니다.
國恥足以興之, 爲政先禮.
정치를 하는 것은 예를 먼저합니다.
禮其政之本與.
예는 정치의 근본입니다."
孔子遂言曰:
공자가 마침내 말했다.
昔三代明王之政, 必敬其妻子也有道.
"옛날 3대 명왕의 정치는 반드시 그 처자를 공경해서 도가 있었습니다
妻也者, 親之主也.
아내라는 것은 어버이의 주인입니다.
敢不敬與.
감히 공경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子也者, 親之後也.
아들이라는 것은 어머니의 후예입니다.
敢不敬與.
감히 공경하지 않을 구 있겠습니까?
君子無不敬也.
군자는 공경하지 않음이 없습니다.
敬身爲大.
몸을 공경하는 것을 큰 것으로 합니다.
身也者, 親之枝也.
몸이라는 것은 어버이의 가지입니다.
敢不敬與.
감히 공경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不能敬其身, 是傷其親.
능히 그 몸을 공경하지 못한다면 이는 그 어버이를 상하는 것입니다.
傷其親, 是傷其本.
그 어버이를 상한다면 이는 그 근본을 상하는 것입니다.
傷其本, 枝從而亡.
그 근본을 상한자면 가지는 따라서 시들 것입니다.
三者, 百姓之象也.
이 세 가지는 백성의 본받는 바입니다.
身以及身, 子以及子, 妃以及妃.
몸을 가지고 몸에 미치고, 아들 가지고 아들에게 미치며, 아내를 가지고 아내에 미칩니다.
君行此三者, 則愾乎天下矣.
주군께서 이 세 가지를 행하신다면 교화가 천하에 미칠 것입니다.
大王之道也.
이것이 대왕의 길입니다.
如此則國家順矣.
이와 같이 한다면 나라가 잘 다스려질 것입니다."
4
公曰: 敢問何謂敬身.
애공이 말했다. "감히 묻습니다. 어떤 것을 가지고 몸을 공경한다고 합니까?"
孔子對曰: 君子過言則民作辭, 過動則民作則.
공자가 대답했다. "군자가 말을 잘못했어도 백성은 사로 만들고, 행동을 잘못했어도 백성은 법칙으로 만듭니다
君子言不過辭, 動不過則, 百姓不命而敬恭.
군자의 말하는 것이 사를 그르치지 않고, 행동이 법칙을 그르치지 않는다면, 백성이 명령하지 않아도 공경할 것입니다.
如是則能敬其身.
이와 같이 한다면 능히 그 몸을 공경할 것입니다.
能敬其身, 則能成其親矣.
능히 그 몸을 공경한다면, 능히 그 어버이를 이를 것입니다."
公曰: 敢問何謂成親.
애공이 말했다. "감히 묻습니다. 무엇을 가지고 어버이를 이룬다고 하는 것입니까?"
孔子對曰:
공자가 대답했다.
君子也者, 人之成名也.
"군자라는 것은 남이 이루어 주는 이름입니다.
百姓歸之名, 謂之君子之子, 是使其親爲君子也.
백성이 내게로 돌아옴을 이름하여 군자의 아들이라고 한다면 이것을 그 어버이로 하여금 군자가 되게 하는 것입니다.
是爲成其親之名也己.
이것이 그 어버이의 이름을 이루는 것입니다."
孔子遂言曰:
공자가 계속해서 말했다.
古之爲政, 愛人爲大.
"옛날의 정치늘 함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을 큰 것으로 했습니다.
不能愛人, 不能有其身; 不能安土, 不能安土; 不能樂天.
사람을 사랑할 수 없다면 그 몸을 보전할 수 없으며, 그 몸을 보전할 수 없다면 그 국토에 편안히 살 수 없고, 천명을 즐길 수 없습니다.
不能樂天, 不能成其身.
천명을 즐길 수 없다면 그 몸을 이룰 수 없습니다."
公曰: 敢問何謂成身.
애공이 이르기를, "감히 묻습니다. 무엇을 가지고 몸을 이룬다고 하는 것입니까?"
孔子對曰: 不過乎物.
공자가 대답하기를, "사물의 도리에 벗어나지 않는 것입니다."
公曰: 敢問君子何貴乎天道也.
애공이 이르기를, "감히 묻습니다. 군자는 무엇 때문에 천도를 귀히 여기는 것입니까?"
孔子對曰: 貴其不已.
공자가 대답하기를, "그 운행하여 그치지 않음을 귀히 여기는 것입니다.
如日月東西相從而不已也. 是天道也.
마치 해와 달이 동서로 서로 따라서 그치지 않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이것이 천도입니다.
不閉其久, 是天道也.
그 오랜 것을 폐색하지 않음, 이것이 천도입니다
無爲而物成, 是天道也.
무위하면서 만물이 이루어지는 것, 이것이 천도입니다
已成而明, 是天道也.
이미 이루어지면 밝게 나타나는 것, 이것이 천도입니다."
公曰: 寡人憃愚. 冥煩子志之心也.
애공이 말하기를, "과인은 준우하고 사리에 어두우며 민첩하지 못합니다. 그대는 절실한 말로 내 마음에 새겨 주십시오."
孔子蹴然辟席而對曰: 仁人不過乎物.
공자가 축연히 자리를 피해서 대답했다. "어진 사람은 사물의 도리에 벗어나지 않습니다.
孝子不過乎物.
효자는 사물의 도리에 벗어나지 않습니다.
是故仁人之事親也如事天.
이런 까닭으로 어진 사람의 어버이를 섬김은 하늘을 섬기는 것같이 합니다.
事天如事親.
또 하늘을 섬기기를 어버이를 검기는 것같이 합니다.
是故孝子成身.
이렇기 때문에 효자는 몸을 이루는 것입니다."
公曰: 寡人旣聞此言也. 無如後罪何.
애공이 말하기를, "과인은 이미 이 말을 들었습니다. 만일 뒷날에 사물의 도리에 벗어나서 죄를 얻게 되는 일이 있다면 어떻게 합니까?"
孔子對曰: 君之及此言也, 是臣之福也.
공자가 대답하여 말하기를, "주군의 말씀이 여기에 미치시니 이는 신의 복입니다."
▶️ 與(더불 여/줄 여)는 ❶형성문자로 与(여)는 통자(通字), 与(여)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동시에 음(音)을 나타내는 절구구변(臼; 절구)部와 八(팔)을 제외한 글자 (여)와 사람이 더불어 정을 주고 받는다는 나머지 글자의 뜻이 합(合)하여 더불다, 주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與자는 '주다'나 '더불다', '같이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與자는 舁(마주들 여)자와 与(어조사 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與자의 금문을 보면 코끼리 상아를 서로 붙잡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누군가에게 상아를 건네주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與자의 본래 의미는 '주다'였다. 그러나 지금의 與자는 물건을 서로 맞잡고 있다 하여 '더불다'나 '같이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與(여)는 ①더불다(둘 이상의 사람이 함께하다) ②같이하다 ③참여하다, 참여하다 ④주다, 베풀어주다 ⑤허락하다, 인정하다 ⑥간여하다, 간섭하다 ⑦돕다, 협조하다 ⑧기리다, 찬양하다 ⑨기뻐하다 ⑩기록하다, 등재하다 ⑪쫓다, 따르다 ⑫친하다 ⑬의심하다 ⑭만일, 가령 ⑮미리, 앞서 ⑯위하여 ⑰및 ⑱~보다는 ⑲어조사 ⑳무리(모여서 뭉친 한 동아리), 동아리(같은 뜻을 가지고 모여서 한패를 이룬 무리)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함께 구(俱), 함께 해(偕), 참여할 참(參),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받을 수(受), 들 야(野)이다. 용례로는 그러함과 그러하지 아니함을 여부(與否), 정부의 정책을 지지하여 이것에 편을 드는 정당을 여당(與黨), 여당과 야당을 여야(與野), 주어진 조건을 여건(與件), 금융기관에서 거래하는 상대방에게 신용을 주는 일 곧 돈을 빌려주는 일을 여신(與信), 주고 받음을 여수(與受), 결과가 나타나려 할 때에 힘을 주어 결과를 나타내도록 하는 것을 여과(與果), 동맹을 맺은 나라를 여국(與國), 참여하여 들음을 여문(與聞), 함께 의논함을 여의(與議), 주는 일과 빼앗는 일을 여탈(與奪), 계책을 짜는 데에 참여함을 여모(與謀), 참가하여 관계함을 참여(參與), 도움이 되는 구실을 하는 것을 기여(寄與), 관계하여 참여하는 것을 관여(關與), 지니거나 갖도록 해 줌을 부여(附與), 재산을 무상으로 타인에게 물려 주는 행위를 증여(贈與), 지니거나 갖도록 해 줌을 부여(賦與), 간섭하여 참여함을 간여(干與), 상장이나 상품 등을 줌을 수여(授與), 팔아 넘김을 매여(賣與), 세상의 변화에 따라 함께 변함을 일컫는 말을 여세추이(與世推移), 양에게 양고기를 내어 놓으라고 꾀다는 뜻으로 근본적으로 이룰 수 없는 일을 이르는 말을 여양모육(與羊謨肉), 덕으로써 이웃한다는 뜻으로 덕이 있으면 모두가 친할 수 있다는 말을 여덕위린(與德爲隣), 다른 사람과 서로 약속함을 일컫는 말을 여인상약(與人相約), 다른 것과 저절로 다름을 일컫는 말을 여타자별(與他自別), 별로 다른 데가 없이 보통 사람과 같음을 일컫는 말을 여범인동(與凡人同), 온 세상의 귀착점이 같은 일을 일컫는 말을 여세동귀(與世同歸), 장물을 주는 이나 받는 이나 둘 다 죄가 같음을 일컫는 말을 여수동죄(與受同罪), 다른 사람과 더불어 함께 즐김을 일컫는 말을 여인동락(與人同樂) 등에 쓰인다.
▶️ 民(백성 민)은 ❶상형문자로 백성은 천한 신분을 타고 나며 눈 먼 사람이라 생각했다. 눈이 보이지 않는 데서 '무지(無知)', '무교육인 사람', '일반 사람'이란 뜻이다. 먼 옛날에는 사람을 신에게 바치는 희생으로 하거나 신의 노예(奴隸)로 삼았다. 그것이 民(민)이었다고도 한다. ❷상형문자로 民자는 '백성'이나 '사람'이라는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民자는 氏(성씨 씨)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성씨'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하면, 民자의 금문을 보면 사람의 눈에 열십자가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송곳으로 사람의 눈을 찌르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고대에는 노예의 왼쪽 눈을 멀게 하여 저항하거나 도망가지 못하도록 했다. 民자는 그러한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民자의 본래 의미는 '노예'였다. 물론 지금은 국가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을 뜻하고 있지만, 글자의 유래를 보면 끔찍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民(민)은 '사람', '공민', '인민'이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로, ①백성(百姓) ②사람 ③직업인 ④나(자신)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임금 주(主), 임금 후(后), 임금 군(君), 임금 제(帝), 임금 왕(王), 임금 황(皇), 임금 후(矦), 임금 벽(辟), 선비 사(士), 신하 신(臣), 벼슬 관(官), 벼슬아치 리(吏)이다. 용례로는 일반 백성의 사회를 민간(民間), 인종적으로나 지역적 기원이 같고 문화적 전통과 역사적 운명을 같이 하는 사람의 집단을 민족(民族), 백성의 마음을 민심(民心), 민간의 풍속을 민속(民俗), 백성이 주권을 가지고 주인 노릇함을 민주(民主), 국민이 청하여 바라는 바를 민원(民願), 백성이나 인민의 생활을 민생(民生), 다수의 백성을 민중(民衆), 민간에 관한 일을 민사(民事), 백성의 뜻을 민의(民意), 예로부터 민간에 입을 통해 전해 내려오는 흥미 위주의 허구적 이야기를 민담(民譚), 보통 살림집에 숙박함을 민박(民泊), 일반 국민의 집을 민가(民家), 백성의 바람이나 믿음을 민망(民望), 가난한 백성을 빈민(貧民), 한 나라의 통치권 아래에 그 나라의 국적을 가지고 있는 인민을 국민(國民), 귀족 등에 대하여 사회적인 특권을 가지고 있지 않는 보통 사람을 서민(庶民), 그 땅에 사는 백성을 주민(住民), 국정에 참여할 지위에 있는 국민을 시민(市民), 농사 짓는 백성을 농민(農民), 외국에 살고 있는 동포를 교민(僑民), 전쟁이나 사고나 천재지변 따위를 당하여 살아 가기 어려운 처지에 빠진 백성을 난민(難民), 벼슬이 없는 일반 백성을 평민(平民), 땅이 넓고 사람이 적은 곳으로 백성을 옮기어 살게 함을 이민(移民), 나라의 이익과 국민의 행복을 일컫는 말을 국리민복(國利民福), 같은 겨레끼리 서로 다투고 싸움을 일컫는 말을 민족상잔(民族相殘), 백성이 존귀하고 사직은 그 다음이며 임금은 가볍다고 한 데서 유래한 성어를 이르는 말을 민귀군경(民貴君輕), 백성은 신의가 있을 때에 안정된다는 뜻으로 백성은 신의에 의해서만 잘 다스려 진다는 말을 민보어신(民保於信), 백성의 피와 땀이라는 뜻으로 백성에게서 과다하게 거두어들인 세금이나 재물을 이르는 말을 민고민지(民膏民脂), 부담을 가볍게 하여 백성의 힘을 펴게 함을 이르는 말을 민력휴양(民力休養), 어떤 민족이 자신의 일을 스스로 결정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민족자결(民族自決), 백성은 구차하고 나라의 재물은 다 말라 없어짐을 일컫는 말을 민궁재갈(民窮財渴), 정치의 부패나 변동 따위로 말미암아 받는 백성의 괴로움을 일컫는 말을 민간질고(民間疾苦), 세상사를 잘 다스려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함을 일컫는 말을 경세제민(經世濟民), 작은 나라 적은 백성이라는 뜻으로 노자가 그린 이상 사회나 이상 국가를 이르는 말을 소국과민(小國寡民), 예로부터 흰 옷을 숭상하여 즐겨 입은 한민족을 이르는 말을 백의민족(白衣民族), 하느님을 받들고 백성을 통치하기를 게을리 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경천근민(敬天勤民), 세상을 어지럽히고 백성을 속이는 것을 이르는 말을 혹세무민(惑世誣民), 가뭄 때 농민들이 비를 몹시 기다림을 이르는 말을 갈민대우(渴民待雨), 어느 누구에게도 자기의 괴로움을 하소연할 수 없는 백성이라는 뜻으로 의지할 곳 없는 가난한 사람 또는 부모나 처자식이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무고지민(無告之民), 백성을 생각하기를 하늘같이 여긴다는 뜻으로 백성을 소중히 여겨 나라를 다스리는 근본으로 삼음을 일컫는 말을 이민위천(以民爲天), 나라를 이롭게 하고 백성을 편안하게 함을 일컫는 말을 이국편민(利國便民), 세상을 구하고 민생을 구제함을 일컫는 말을 구세제민(救世濟民), 어리석고 미천한 백성이나 무지한 백성을 일컫는 말을 우하지민(愚下之民), 세상을 구제하고 백성을 편안하게 함을 일컫는 말을 제세안민(濟世安民), 국민의 화합과 나아가 인류의 화합을 지향한다는 뜻을 나타냄을 이르는 말을 조민유화(兆民有和) 등에 쓰인다.
▶️ 同(한가지 동)은 ❶회의문자로 仝(동)이 고자(古字)이다. 여러 사람(멀경 部)의 말(口)이 하나(一)로 모인다는 뜻이 합(合)하여 같다를 뜻한다. 혹은 凡(범)은 모든 것을 종합하는 일과 口(구)는 사람의 입이라는 뜻을 합(合)하여 사람의 모든 말이 맞다는 데서 같다 라고도 한다. ❷회의문자로 同자는 '한 가지'나 '같다', '함께'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同자는 凡(무릇 범)자와 口(입 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凡자는 큰 그릇을 그린 것으로 '무릇'이나 '모두'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모두'라는 뜻을 가진 凡자에 口자를 더한 同자는 ‘모두가 말을 하다’ 즉, '이야기를 함께 나누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모임에서는 누구나 할 것 없이 자신이 원하는 발언을 제시할 수 있다. 그래서 同자는 '함께'나 '같다', '무리'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同(동)은 (1)한자어(漢字語) 명사(名詞) 앞에 쓰이어 같은 한 그 따위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한가지 ②무리(모여서 뭉친 한 동아리) ③함께(=同) ④그 ⑤전한 바와 같은 ⑥같다 ⑦같이하다 ⑧합치다 ⑨균일하게 하다 ⑩화합하다 ⑪모이다 ⑫회동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한 일(一), 한가지 공(共),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다를 이/리(異),무리 등(等)이다. 용례로는 같은 시간이나 시기를 동시(同時), 같은 곳에서 같은 일을 보는 사람을 동료(同僚), 같은 의견이나 의사를 동의(同意), 한 나라 또는 한 민족에 속하는 백성을 동포(同胞), 같은 문자를 동자(同字), 함께 참가하는 것을 동참(同參), 아우나 손아래 누이를 동생(同生), 의견이나 견해에 있어 같이 생각함을 동감(同感), 같은 시기나 같은 무렵을 동기(同期), 주장이나 목적이 서로 같은 사람을 동지(同志), 데리고 함께 다님을 동반(同伴), 여러 사람이 일을 같이 함을 공동(共同), 여럿이 어울려서 하나를 이룸을 합동(合同), 이것과 저것을 구별하지 못하고 뒤섞어서 보거나 생각함을 혼동(混同), 일정한 목적으로 여러 사람이 한데 모임을 회동(會同), 조금 차이는 있을지라도 대체로 같음을 대동(大同), 힘과 마음을 함께 합함을 협동(協同), 서로 같지 않음을 부동(不同), 같은 병자끼리 가엾게 여긴다는 뜻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서로 불쌍히 여겨 동정하고 서로 도운다는 말을 동병상련(同病相憐), 같은 침상에서 서로 다른 꿈을 꾼다는 뜻으로 겉으로는 같이 행동하면서 속으로는 각기 딴 생각을 함을 이르는 말을 동상이몽(同床異夢), 괴로움과 즐거움을 함께 한다는 뜻으로 같이 고생하고 같이 즐긴다는 말을 동고동락(同苦同樂),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뜻으로 같은 조건이라면 좀 더 낫고 편리한 것을 택한다는 말을 동가홍상(同價紅裳),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간다는 뜻으로 원수끼리도 공동의 목적을 위해서는 같은 배를 타고 서로 협조하게 된다는 말을 동주제강(同舟濟江), 같은 배에 탄 사람이 배가 전복될 때 서로 힘을 모아 구조한다는 뜻으로 이해 관계가 같은 사람은 알거나 모르거나 간에 서로 돕게 됨을 이르는 말을 동주상구(同舟相救), 동족끼리 서로 싸우고 죽임을 일컫는 말을 동족상잔(同族相殘), 같은 소리는 서로 응대한다는 뜻으로 의견을 같이하면 자연히 서로 통하여 친해진다는 말을 동성상응(同聲相應), 발음은 같으나 글자가 다름 또는 그 글자를 이르는 말을 동음이자(同音異字), 기풍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은 서로 동류를 찾아 모인다는 말을 동기상구(同氣相求), 같은 성에다 같은 관향이나 성도 같고 본도 같음을 일컫는 말을 동성동본(同姓同本),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같은 의견의 사람끼리 한패가 되고 다른 의견의 사람은 물리친다는 말을 동당벌이(同黨伐異), 같은 뿌리와 잇닿은 나뭇가지라는 뜻으로 형제 자매를 일컫는 말을 동근연지(同根連枝), 겉으로는 동의를 표시하면서 내심으로는 그렇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동이불화(同而不和), 같은 목표를 위해 일치단결된 마음을 이르는 말을 동심동덕(同心同德), 같은 업은 이해 관계로 인하여 서로 원수가 되기 쉽다는 말을 동업상구(同業相仇), 이름은 같으나 사람이 다름 또는 그러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동명이인(同名異人) 등에 쓰인다.
▶️ 利(이로울 리/이)는 ❶회의문자로 勿(물)은 여기에서는 쟁기와 흙을 나타내는 모양이며 논을 갈아 엎는 모양이다. 禾(화)는 벼라는 곡식을, 利(리)는 곡식을 만드는 밭을 가는 쟁기로, 쟁기날이 날카롭다, 나중에 날카롭다는 것과의 관계로 부터 勿(물)을 刀(도)로 쓰게 되고, 또 刀(도)는 돈과 관계가 있으므로 이익의 뜻으로도 쓰여지게 된 듯하다. ❷회의문자로 利자는 '이롭다'나 '유익하다', '날카롭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利자는 禾(벼 화)자와 刀(칼 도)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벼와 칼을 함께 그린 것이니 利자는 벼를 베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利자는 본래 칼이 벼를 벨 수 있을 정도로 '날카롭다'라는 뜻을 위해 만든 글자였다. 利자에 아직도 '날카롭다'나 '예리(銳利)하다'라는 뜻이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利자는 후에 '이익'이나 '이롭다'라는 뜻이 파생 되었는데, 벼를 베어 추수하는 것은 농부들에게 수익을 가져다 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利(리)는 ①이롭다, 이하다(이익이나 이득이 되다) ②이롭게 하다 ③유익하다 ④편리하다 ⑤통하다 ⑥날카롭다 ⑦이기다 ⑧날래다 ⑨탐하다 ⑩이자 ⑪이익(利益) ⑫승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더할 가(加), 더할 증(增), 더할 첨(沾), 더할 첨(添), 더할 익(益),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해할 해(害)이다. 용례로는 편리하게 씀을 이용(利用),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보탬이 된 것을 이익(利益), 이익을 얻음을 이득(利得), 남에게 돈을 빌어 쓴 값으로 무는 일정한 비례의 돈을 이자(利子), 돈벌이를 하는 동안에 남는 돈을 이윤(利潤), 적을 이롭게 함을 이적(利敵), 자기 이익만 꾀함을 이기(利己), 이익을 탐내는 욕심을 이욕(利欲), 다른 이에게 이익을 주는 일을 이타(利他), 겨루어 이김을 승리(勝利), 이익이 있음을 유리(有利), 편하고 이로우며 이용하기 쉬움을 편리(便利), 빌려 준 돈의 이자를 금리(金利), 조건이나 입장 따위가 이롭지 못함을 불리(不利), 날이 서 있거나 끝이 뾰족함을 예리(銳利), 부당한 방법으로 얻은 이익을 폭리(暴利), 이익을 얻음을 득리(得利), 실지로 얻은 이익을 실리(實利), 이해 관계를 이모저모 따져 헤아리는 일을 일컫는 말을 이해타산(利害打算), 기구를 편리하게 쓰고 먹을 것 입을 것을 넉넉하게 하여 백성의 생활을 나아지게 함을 이르는 말을 이용후생(利用厚生), 이로움과 해로움 이나 얻음과 잃음을 일컫는 말을 이해득실(利害得失), 이익과 손해가 반반으로 맞섬을 일컫는 말을 이해상반(利害相半), 이욕은 사람의 밝은 지혜를 어둡게 만듦을 이르는 말을 이령지혼(利令智昏), 나라를 이롭게 하고 백성을 편안하게 함을 일컫는 말을 이국편민(利國便民), 이를 찾는 문과 명예를 얻는 길을 일컫는 말을 이문명로(利門名路), 이가 되든지 해가 되든지 간에를 이르는 말을 이불리간(利不利間), 적을 이롭게 하는 짓을 이르는 말을 이적행위(利敵行爲), 이로움이 있는 곳을 말함을 이르는 말을 이지소재(利之所在), 이해를 따지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이해불계(利害不計), 이해에 관하여 지극히 작은 것이라도 따진다는 뜻으로 인색함을 가리키는 말을 이석추호(利析秋毫)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