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6일(목) 질그릇에 담긴 보배
성경 고린도후서 4:7-12
찬송 569장
성경에는 질그릇 비유가 여러 번 나옵니다. 그런데 공통적인 것은 질그릇의 가치가 형편없다는 점과 깨지기 쉬운 성질로 만들어졌다는 점입니다. 사도 바울은 자신을 비롯한 모든 인간의 본질을 질그릇에 비유했습니다. 질그릇 같은 인간의 본질은 지극히 보잘것없고 깨지기 쉬운 연약한 존재입니다. 한마디로 인간은 전적으로 무능한 존재입니다. 바울이 굳이 인간을 질그릇에 비유한 이유는 질그릇 안에 담긴 보배를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질그릇 같은 인간이 귀한 보배를 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질그릇 안에 담긴 보배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구원의 복음입니다.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는 복음은 질그릇처럼 보잘것없는 존재를 보석 같은 존재로 빛나게 하고, 질그릇처럼 깨지기 쉬운 연약한 인간을 강하게 만들어 줍니다. 바울은 복음을 가진 사람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아무리 짓눌려도 찌부러지지 않고 절망 속에서도 실망하지 않으며 궁지에 몰려도 빠져나갈 길이 있으며 맞아 넘어져도 죽지 않습니다(8~9, 공동번역)." 이러한 복음의 능력을 날마다 경험하며 산 사람이 바로 바울 자신이었습니다. 그는 사도로서 자신에게 맡겨진 직분을 감당하는 과정에서 옥에 갇히고, 수없이 매를 맞고, 여러 번 죽을 뻔하고, 주리고 춥고 헐벗었습니다(고후 11:23~27). 그런데 더 힘든 것은 자신을 오해하고 반대하는 이들에게서 받는 정신적 시련이었습니다. 이런 자신을 위로하며 시련을 극복할 수 있게 해준 것이 바로 복음이었습니다. 언제든 쉽게 깨질 수 있는 질그릇 같은 자신을 지켜 준 보배, 즉 은혜의 복음이 있었기에 바울은 복음을 증거하며 모든 시련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우리 육신은 질그릇같이 연약하지만, 그 안에 복음이라는 보배가 담겨 있습니다. 연약한 인간 안에 담긴 복음은 그 누구라도 살려내는 보배로운 능력입니다. 바울은 복음의 가치를 알기에 생명의 한계를 넘어 복음을 전했고, 자신의 약함을 자랑하며 하나님의 능력을 드러내는 삶을 살았습니다. 우리도 내 안에 있는 복음의 가치를 알아야 합니다. 질그릇처럼 연약한 내 안에 있는 복음의 능력을 의지하며 살기를 바랍니다.
나의 연약함을 통해 드러나는 복음의 능력은 무엇입니까?
하나님, 질그릇같이 연약하고 보잘것없는 우리를 복음으로 살리시고, 하늘의 생명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날마다 모든 환난과 고난을 이기게 하는 복음의 능력을 경험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된 삶을 충성스럽게 감당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노명재 목사 / 은강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