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 건축의 모든 것 - 2. 북향이라도 배산임수, 면적이 줄어도 반듯하게
반듯한 땅 위에 반듯한 기운이 깃든다
예로부터 풍수는 명당을 중요하게 여겼다. 하지만, 명당에 모든 것이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하면 지금 사는 이곳을 살만하게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먼저였고, 그래서 풍수를 ‘구지법(求地法)’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집을 지을 때 적용할 수 있는 풍수법은 무엇일까? 주택 주변 요소부터 택지 형태, 조경, 구조, 인테리어까지 풍수적 해석과 제안을 통해 고금의 지혜를 빌려 현재를 살아가는 요즘 풍수를 짚어본다.
북향이라도 배산임수, 면적이 줄어도 반듯하게
반듯한 땅 위에 반듯한 기운이 깃든다
주택의 배치나 땅의 모양에도 풍수의 원리가 작동하므로 땅의 모양도, 꼼꼼하게 신경 써야 한다.
매각이나 교환, 울타리를 통해 택지 정리
정리된 땅이 좋지만, 불규칙한 모양의 땅을 만날 때가 많다. 땅은 모양에 따라서는 살(殺)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도로에서 원형이나 사각형으로 돌출되는 땅은 큰 부를 얻지만(1,2,3,4,5), 도로면이 넓고 갈수록 좁아지는 땅은 점차 부가 줄어드는 형상이다(6). 각이 선 대지는 날카로워 화를 입기 쉬우므로(7,8) 각진 부분을 매각하거나 교환해 반듯한 대지를 만들고, 어렵다면 울타리를 치고 조경을 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일조와 지형 조건이 충돌하면 일조부터
남향으로 오르막이나 산을 바라보게 되는 경우도 있다. 집은 남쪽이나 동쪽을 향하는 것이 햇빛과 양기를 들이는 좋은 방위지만, 이때는 무리하게 남향을 잡지 말고 배산임수를 우선하는 것이 좋다. 배산임수는 선저후고(先底後高) 지형으로 개방감을 선사하며 도로나 정원보다 집을 높게 배치하면 먼지와 오염, 시선 등의 번잡함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진다.
TIP. 택지 법규와 인프라 확인
각종 법규, 하수로나 우수로, 상수로, 전기, 가스 배관 등을 살피는 것도 풍수만큼이나 중요하다. 이런 부분을 무시하면 집터에 맞춰 인프라를 끌어와야 해 비용부담이 커진다.
주택 규모와 5실, 5허
입지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가상(家相, 집의 관상)이다. 문헌 중 ‘황제택경(黃帝宅經)’에서는 ‘5실(實)5허(虛)’로 정리해 5실이 갖춰지면 집과 가족이 윤택해지고, 5실은 피하라고 조언한다.
5실
집은 작은데 사는 사람이 많을 때
집이 큰데 대문이 작은 경우
집 주변 물길이 남동쪽으로 흐르는 경우
담장과 울타리가 단정하게 세워진 경우
집은 작지만 식물과 가축이 많은 경우
5허
집은 큰데 사는 사람이 적은 경우
집의 규모가 작은 반면 대문이 큰 경우
담장과 울타리가 불완전하거나 없는 경우
주방, 우물 위치가 엉뚱한 곳인 경우
집에 비해 마당이 너무 넓은 경우
나무와 돌 하나도 방위에 맞춰 배치하라
모든 방향에서 좋은 장미, 정원수로 좋지 않은 건 사과
정원수나 화초도 운을 모으는 수종과 위치가 따로 있다. 이왕 심는다면 풍수원리에 맞춰 운을 북돋아보자.
GOOD
장미|모든 방위에서 행운을 불러온다.
대추나무|서쪽, 남쪽 문 앞에 두 그루 가량 심으면 자손들이 번창하고 복이 커진다.
소나무|북쪽 이외에 다른 방위 어느 곳이라도 무방하다.
구기자나무|예부터 우물 옆에 심으면 길상이라고 여겼다. 방위와는 상관없이 우물이나 외부 수전이 위치한 곳이면 어디든 좋다.
라일락|어느 방위든지 길하다.
은행나무|집의 북쪽이나 북서쪽에 심으면 기운이 번창하고 무병장수한다고 여겼다.
SOSO
감나무|창문 앞에 심어서는 안 된다. 북서쪽에 심으면 가장의 건강이 좋고, 자손들이 화목하다.
오동나무|우물가나 앞마당에 심으면 대흉상이다. 남서쪽이나 북서쪽에 세 그루 가량 심으면 좋다.
BAD
소철나무, 사과나무|정원수로 써서는 안 된다. 어느 방위에 심어도 흉하다.
정원수의 적절한 크기와 거리
풍수상으로 정원수의 키는 3m를 넘지 않을 것을 권하고, 집과 너무 가까이 있으면 집과 가족의 안위에 해를 입히고 생기를 흡수할 수 있다. 실제로도 너무 크고 무성한 나무는 해를 가리고, 벌레의 유입을 쉽게 하고 그 뿌리가 지반을 약하게 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무질서하게 나무를 심거나 원예작물을 재배하는 것은 좋지 않다.
정원석 고르는 법
정원석은 높게 세우는 돌 보다는 누운 돌이 안정감 있다. 높은 돌과 낮은 돌을 함께 두어 음양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 좋은데, 이때 높은 돌은 뾰족하면 살(殺)이 있으니 끝이 둥글거나 무딘 돌이 좋다. 낮은 돌은 평평하고 네모진 것이 앉아 쉴 수도 있어 유용하다. 높은 돌은 앞이나 왼쪽으로, 높은 돌은 뒤나 오른쪽으로 배치한다.
정원 디딤돌은 간격을 두고 완만한 S자 모양으로 놓는 것이 좋다. 모든 길은 물길과 같이 양의 기운이 흐르는 것으로 보는데, 기가 S자 모양으로 꺾어 들어오기 때문이다. 대문에서 현관까지 일직선으로 들어오는 디딤돌은 오히려 가슴을 찌르는 살이 되어 흉하다.
취재 _ 신기영 일러스트 _ 라윤희
출처 월간 전원속의 내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