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등잔불
함박눈 펑엉펑 쏟아지는 것을 보면
고향집 찾아가는 길인지 모르겠다
갔다가 되돌아오는 길인지도 모르겠다
- 신웅순의 「등잔불-묵서재일기 38」
등잔불 밑에서 공부했다. 그러면 함박눈이 소리 없이 내렸다.
댓돌의 고무신짝, 외양간 소잔등, 닭장 횟대, 부엌문 앞 토방, 돼지 울 검불, 장독대 위 소복소복 쌓이던 내 고향 함박눈.
함박눈 내리는 산모롱이길 요령 소리 남겨두고 떠난 어머니. 애틋한 그리움을 주고 떠난 그 때 그 저녁 함박눈.
함박눈은 고향집을 찾아간다.
철 지난 후엔 봄비로 돌아오는
끝내 나를 철 들지 못하게 하는 내 고향 함박눈.
첫댓글 등잔불 ! 함박눈 !
가슴을 아프게하는 옛날 이야기이군요
함박눈이 너무와서 사립문을 열지 못하던 날도 있었슴니다
석유가 아까워서 등잔불 심지를 줄이어 흐미하게 보이는 속에서 공부를 했어도 안경쓴 어린이가 없었슴니다
추억이 많은 세대, 배고픔을 겪은 세대, 6.25를 겪은세대, 십여리 머나먼 학교를 걸어다니든 세대 ,
어머니가 않계시면 못사는줄 알던 세대,
지난달 윤달에 아버지 산소를 이장했슴니다
밝고 앞이 확 트이고 양지쪽에 새보금자리를 만들어 드렸슴니다
세월탓인지!
눈물이 전혀 나지 않드군요
여전히 좋은글이 기다려집니다 감사합니다
맞아요, 눈이 하도 많이 와 사립문을 열지 못했습니다.
맞아요, 희미한 등잔불밑에서 공부했어도 안경 쓴 학생이 없었어요.
맞아요. 지금도 그렇겠지만 당시 어머니는 전부였습니다.
아버님 산소 이장, 좋은 일, 효도 하셨네요.
부럽습니다.
따뜻한 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