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3. 6. 9. 금요일.
초여름 하늘이 맑고 밝다.
내일은 6월 10일.
내 아버지의 제삿날이다.
내 아버지는 체구가 무척이나 큰데도 집나이 66살에 폐암으로 돌아가셨다.
1982년 6월 13일 대전에서 운구하여 충남 보령지방에 있는 선산 상단에 모셨다.
왜그리 비는 퍼부었던지....
경기도 양주에서 분파되어 서해안지방에서 자리잡았다는 경주최씨네 10여 대의 조상 묘지.
1990년대 서해안고속도로 부지로 산 하단이 토지수용되어서 집단이주했는데 또다시 2016년에는 다른 곳으로 집단이주해야 했다. 야산이 일반산업단지 부지로 개발되면서 그 일대 산이 깡그리 사라졌다.
지금은 서해안고속도로 무창포나들목 인근에 있는 서낭댕이 앞산.
충남 보령시 웅천읍 죽청리 산 상단에 집중해서 모셨다.
새로 조성한 집단묘지. 각각의 분묘가 차지하는 면적을 대폭 줄이고, 그간의 많은 석공예품, 돌장식품을 거의 다 없애고, 간략하게 설치했다. 큰 빗돌은 집중해서 일렬로 세우고...
내 아내한테 이따금씩 지청구를 먹는다.
'산소 이장할 때 묘소를 작게 설치할 것이지 왜그리 크게 했어요? 훗날 자식들이 제대로 돌보겠어요?'
나는 아무런 종교도 믿음도 없다.
그런데도 설, 추석의 명절과 제사, 10월 상달에 시향을 지낸다.
해마다 8월 하순에는 벌초꾼(일꾼)을 사서 산소의 풀을 깎는다.
멀리 객지에 사는 자손들이 모이고, 인부들도 들썩거리고....
오래 전...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나는 종가의 제주가 되었으나...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던 때라서 산소 벌초 등 집안 행사에는 늘 걱정이 앞섰다.
하나의 예로서 산소 벌초하는 날은 일요일이거나 법정 공휴일이면 좋으련만 숙부와 종조부는 평일에도 집안행사를 잡았다.
나중에는 별 수 없이 나는 집안행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20년 동안이나.. 숙부와 종조부 등이 알아서 행사를 주관했다.
나이 든 집안 어른들이 돌아가셨고, 나도 정년퇴직했기에 지금은 내가 벌초, 시향 등에 함께 참가한다.
물론 직계상 내가 제주이기는 하나...
아무런 믿음과 종교, 유교식 제례문화를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나로서는 그냥 참여한다는 데에만 중점을 둔다.
조상의 영혼이 있다라기보다는 한때 존재했던 분들을 후손인 내가 한번이라도 더 생각한다는 뜻이다.
내 아내는 천주교 신자인데도 시댁의 제사 등에는 군소리없이 자기 할 일은 다 한다.
내일은 6월 10일.
오후 5시에 제사 지낸다고 아내가 의견을 내놓았다.
큰아들은 지방으로 출장가기에 본인은 참가하지 못하고, 바로 인근 아파트단지에서 사는 며느리와 손녀 손자가 참가할 예정이라고 아내가 나한테 말했다.
우리 내외는 자식을 넷이나 두었다(2녀2남).
내일 제사는 조촐하게 지내겠다고 아내가 말했다.
나는 덧붙였다.
'그냥 밥이나 떠 놔 드려.'
그런데도 아내는 제수물을 꾸역꾸역 구입할 게다.
제사를 지낸 뒤 제 집으로 돌아가는 자식들한테 먹을거리를 조금씩이라도 싸서 나눠 줄 게다.
...
6월 중에 고향집에 한번 다녀왔으면 싶다.
나는 올 3월 중순부터 꽃가루 알레르기를 심하게 앓았다.
지금은 병원과 약국에 다니지 않는다고 해도 아내는 남편인 내 몸 상태를 늘 눈여겨본다.
니중에 보탠다.
2023. 6. 19. 금요일.
첫댓글 효자군요
대부분 집안들이 소가족 제도에 자식들도 많지 않아
매년 행사처럼 하는 벌초도 힘이 많이 들지요
처음에는 제초기를 쓰지 않고 낫으로 깎았어요
우리 집도 직계 자손들 중 모일 수 있는 자손들이 모여
벌초를 하지만 내가 가고나면 문제가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 부부는 국립묘지로 들어가고 짐을 덜어줄 계획입니다
선산은 계룡산 줄기이고 대전 현충원도 게룡산 줄기이니 위안이 됩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저의 집안에서도 그랬지요. 벌초를 하려면 .... 예초기가 없었던 시절에는...
산지기네 세 집에서 풀을 깎았고,
산지기네들이 떠난 뒤 최씨네는 벌초꾼을 사서 자손들과 함께 풀을 깎았지요.
벌초꾼 7 ~9명, 친척들도 참여하고.... 산업단지 토지수용 등으로 야산이 거듭 토지수용되면서 점차로
한 곳에 집중화시켰기에 지금은 인부 벌초꾼은 3명 정도로 줄었지요.
황 선생님은 국가에 충성을 했던 군인이었기에 나중에 국립현충원으로 안장되겠군요.
국립서울현충원, 국립대전현충원 등의 전경이 눈에 훤합니다.
특히나 서울 동작구에 있는 현충원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