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법과 짝하지 않는 자는 어떤 사람입니까?”
“사람이 아니다(非人).”(조주록 374칙)
[스님] 방거사가 “짝하지 않는 것이 어떤 것입니까?” 묻자 석두스님은 입을 틀어막았다. 거기서 한번 깨닫고 마조스님을 찾아가 똑같이 물으니 “서강의 물을 한 입에 다 마시고 오면 일러주리라.” 하는 데서 확철히 깨달았다. 짝하지 않는 것이 어떤 것인가?
[대중] 진여자성불성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스님] 그것도 진여자성불성이 아닌 게 있기 때문에 진여자성불성이라고 하는 것이거든. 짝을 만든 거다.
[대중] 백천간두에서 진일보한 천상천하 유아독존을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스님] 무엇을 의지해서 유아독존이라고 해요? 유아독존 아닌 게 있기 때문에 유아독존이라고 하거든요.
석두 스님은 왜 입을 틀어막았을까?
[대중] 만법과 더불어 짝하지 않는 것은 무엇입니까 하고 말을 한 것은 불성을 나타내 보인 것이니까, 지금 너가 말한 그게 불성이다. 그래서 짝하지 않는 걸 물으니 입을 막은 것이 아닌가 합니다.
[스님] 그건 아니야. 십만팔천리나 거리가 먼 얘기야.
[대중] 중생의 알음알이 정식(情識)으로는 알 수가 없으니까 입을 막은 것 같습니다.
[스님] 그것도 아니고.
[대중] 마음 고향자리인 참나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스님] 그러면 석두스님도 ‘참나’라고 했으면 되는데 왜 입을 틀어막았을까? 이게 중요한 관건이라. 짝하지 않는 물건이 어떤 물건이냐 알아야 된다.
[대중] 개구리띠가 되면 일러드리겠습니다.
[스님] 그것도 개구리띠가 안되는 거 하고 되는 거 하고 짝이 되지. 전부 다 짝이 되는 거야.
[대중] 짝이라는 생각이 나오기 전은 짝이 없습니다.
[스님] 나오기 전(前)이라고 하면 후(後)가 자동으로 따라 간다. 그러면 짝이 되지.
내소사의 해안스님(1901~1974)은 공부해서 지견이 열린 분이었다. 젊은 시절에 공부할 때, 만암스님(1876~1946)이 “만법과 짝하지 않는 자는 어떤 사람이냐 물음에 마조스님이 서강의 물을 다 마시고 오라고 했는데, 서강의 물을 다 마시고 올 사람이 있느냐?” 물었다. 해안스님은 컵에 있는 물을 마시고 “이러합니다.”했다. 그래서 만암스님이 인정을 했다. 그렇게 실질적인 바른 안목이 중요한 거다. 지금 여러분은 모르니까 중생의 지견을 가지고 맞추려고 하니 전혀 맞질 않는다.
골프에서 홀인원이나 야구에서 홈런을 치면 시비가 없다. 만법과 짝하지 않는 자는 누구입니까 물음에 조주스님이 “사람이 아니다.” 이 한마디가 바로 홀인원이고 홈런이다. 이 한마디로 깨끗하게 정리된다. 거추장스럽게 숨 쉬는 법이나 관법을 배울 필요가 없다. (계룡산 학림사 대원스님)
|
첫댓글 삼보에 귀의합니다
반갑습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