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울주 한옥마을 조성사업 잠정 입지 선정 논란
군, 상북면 도동마을 잠정 결정
- 역사성·관련 관광자원 거의 없어
- KTX·고속도로 접근성 떨어져
- 전문가 "연계성 부족 사업성 낮아"
울산 울주군이 잠정 결정한 한옥마을 입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옥마을 입지가 접근성은 물론 주변 관광자원과의 연계성이 떨어져 사업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울주군에 따르면 군은 2012년부터 추진해 온 한옥마을 조성사업 입지를 상북면 도동마을로 잠정 결정했다. 이어 군은 이 지역에 대한 개발행위허가 제한지역 지정과 관련해 주민의견 수렴에 착수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섰다.
군은 이 지역 10만5000㎡의 부지에 총 100여 가구 규모의 한옥마을을 건립할 계획이다. 사업 방식은 상하수도와 근린공원 등 기반시설은 군이 조성하고, 부지 소유주들에게 세제 혜택과 건축비 일부를 지원해 건물을 짓게 하는 일종의 준공영개발이 유력시되고 있다.
군은 이 지역에서 15분 거리에 KTX울산역과 경부고속도로가 있어 접근성이 우수하고, 가지산과 석남사 등 영남알프스 산악관광지와 인접해 역사·문화자원과의 연계성도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관광업계나 전문가들은 군이 사업 추진에만 급급해 한옥마을 입지로 부적합한 곳을 마치 최적지인 것처럼 부풀리거나 억지로 끼워 맞춰 해석한다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도동마을은 대형 음식점 한 곳 외에는 이렇다 할 역사성이나 정체성 있는 관광자원이 별로 없다는 게 그 평가의 주요 근거다. 당초 거론됐던 후보지 6곳 가운데 역사·문화에 주안점을 뒀다면 언양읍성 주변이, 산악관광을 주안점으로 뒀다면 상북면 등억리 일대가 적합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접근성 역시 KTX울산역이나 경부고속도로가 직선거리로 가까운 것은 사실이지만 국도와 군도를 갈아타야 하는 불편이 있는 데다 지형상 외지인이 찾기에는 쉽지 않은 곳이라는 점도 문제다. 사업성이 낮은데도 군이 도동마을 일대를 한옥마을 사업 대상지로 잠정 결정함으로써 특혜 논란과 함께 자칫 부동산 투기 붐만 조장하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역의 한 관광 전문가는 "울주군이 추진하는 한옥마을 입지는 서울 북촌이나 전주 한옥마을에 비해 접근성, 주변 관광자원과의 연계성, 배후 인구 등 어느 면과 비교해도 우위에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며 "급하게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다른 지역의 실패사례를 면밀히 분석한 뒤 사업을 추진해야 혈세를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