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고향소식이 궁금하지도 않고
좋은 소식을 기대하지도 않는다
젊은 시절에는 몇 달 혹은 몇 년만 떠나면
그 사이에 고향에서 일어난 일들을 전해듣고
놀라워하기도 하고 좋아하기도 했었다
몸 담고 살 때는 몰랐뎐 내 고항과 사람들이
그런 잠재력을 지니고 있었음을 밖에서야 깨닫고
놀라워하고 또 놀라워했었다
그런데 지금 들리는 소식은 누가 죽었다거나
망했다는 소식 외에는 다른 소식이 없다
젊은이들이 오래 전에 다 떠나서 결혼소식도 없고
농촌경제의 파탄으로 성공신화도 하나 안 들린다
다만 천수를 다 누리고 죽은 이나 그렇지 못하고
비교적 젊은 나이에 절망하여 죽은 사람까지
죽음과 슨픔의 소식뿐인데
이제 고향에 가면 누굴 만나고 뭘 바라볼까?
시골에서 S대를 합격한 뒤 미국 유학을 가서
세계 최고의 공대인 M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입지전적인 선배도 50안팎에 죽었는데
죽으면서 유언하기를 20년 후에 고향에 이장하되
이름도 약력도 일체 없는 돌 하나만 세워달라고
그렇게 유언하고 죽어서 올해 이장을 했단다
세상에나!
얼마나 허무했으면 그런 유언을 했을까?
아아, 어쨌든 이젠 어디서 희망찬 소식
흥미로운 얘기를 들을 수 있을까?
분명한 건 고향이 사라지고 있다는 거다
첫댓글 소생은 초등학교 졸업후 도시로 진학 한후
사회 생활하며 동창회에서 벗들을 만나 왔는데
직장에서 해외근무 하면서 부터 친구들과
서서히 교류가 뜸해지더니 지금은 거의 단절이
되다시피 입니다. 인구 몇만이든 고향 읍이
인구 몃천명 작은 촌락으로 변했다는군요
어느 시골이나 비슷한 현상이지만...
.
그렇군요?
고향이 사라진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고향이란 누구에게난 크나큰 마음의 위안이고
기댈 마음의 언덕인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