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오리 一家
호수공원
나무다리를 건너다가
때마침 그 밑을 지나던
물오리 一家를 만났습니다
어미가 앞장 서
갈퀴발로 터놓은 물의 길을
여남은 마리의 새끼들이
올망졸망 뒤쫓고 있습니다
떼로 몰려다니며 수선스러워 보이지만
묵언정진 중인 수련 꽃잎에
생채기내는 일없고
빽빽한 수풀 마구잡이로 헤집고 다니는 듯 보이지만
물풀의 줄기 한 가닥
다치는 법 없이 말짱한 것이
하늘에 길을 트고
국경을 넘나드는 철새들의 비행과
별반 다를 바 없었는데요
왜 유독 사람이 다녀간 길 언저리에는 상처가 남는지
꽃 지고 새소리 멎어 온통 황폐해지고 마는지
-손세실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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