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학기 종강을 코앞에 두고 너무나 많은 과제와 싸우고 있는 상식축구. 과제가 끝나면 시험 공부를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와 칼럼에 대한 열정만큼은 잃을 수 없기 때문에 오늘도 아침부터 칼럼을 쓰는 상식축구. 피곤하고 힘들다. 그래도 으쌰으쌰!
지난 5월 24일, 2014-2015 프리미어리그가 막을 내렸다. 우승팀은 첼시. 무리뉴의 임기 2년차 우승 공식은 이어졌다. 강등은 헐시티, 번리, QPR이다. 챔피언스리그 티켓은 첼시, 맨시티, 아스널이 차지했고 챔피언스리그 3차 예선은 맨유가 차지했다. 끝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끝내 뒷심 부족으로 리버풀은 6위까지 밀려났다. 제라드는 팀의 마지막 선물을 해주지 못했다. 물론 제라드의 잘못은 아니지만.
나는 제라드의 얘기, 리버풀의 얘기를 많이 썼다. 그리고 팀의 레전드에 관해서도 칼럼을 쓴 적이 있다.팀의 상징이 떠나는 의미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련하고 안타깝고 그렇다. 축구 세계는 냉정해서 선수가 나이가 들어 기량이 떨어지면 구단은 그 선수를 잡아두려고 하지 않는다. 물론 모든 구단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는 그렇다. 나이가 들면 선수의 기량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제라드는 2004-2005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동점의 시발점을 터트리면서 팀을 결국 우승으로 이끌었다, 사진=AFPBBNews 엑스포츠뉴스)
나는 2005-2006 시즌부터 프리미어리그를 시청했다. 당시 박지성이 맨유로 진출하고 케이블 TV에서 경기를 중계해주었고 그 때부터 제라드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었다. 제라드의 명경기인 2004-2005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보지 못한 것이 가장 큰 한이겠지만 어쨌든 우리는 제라드의 시대에 살고 있어 행복하다.
무언가 스포츠 계에서 엄청난 기록을 남긴 선수와 동시대에 살고 있다면 뿌듯한 기분이 든다. 왜 그런 말 들어본 적 없는가. 부모님 세대는 차범근의 기록을 생생하게 미디어로 전해 들었고 우리는 과거 기록을 찾아서 알 뿐이다. 차범근이 실제로 뛰는 장면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차범근이 레전드라는 것에 마음으로 크게 와닿지 않는다.
제라드의 기가 막힌 중거리슛을 본적이 있는가? 제라드의 프리킥 한방으로 팀이 승리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선수 한명으로 극적인 동점 상황이 되고 역전까지 이루어지는 설계도. 정말 짜릿한 일이다.팬들도 짜릿한데 선수는 오죽할까. 그러나 마음 아픈 것은 제라드는 리그에서 우승을 하지 못했다. 2013-2014 시즌이 정말 리버풀이 우승하기 최적의 시기였는데 제라드는 당시 첼시 전에서의 실수로 우승 기회를 놓쳤다.
(리버풀의 주장 완장을 달고 붉은 유니폼을 입으며 왼팔을 벌리고 오른발로 마무리하는 제라드가 그리워질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우린 항상 호날두와 메시의 플레이를 보고 감탄해서 그런지 몰라도 제라드 같은 위대한 선수가 있는 것도 알고 있었으면 좋겠다. 호날두와 메시와 동시대에 살고 있고 그들의 플레이를 고화질로 즐길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 그렇지만, 제라드의 플레이를 볼 수 있었던 것에도 매우 감사하다. 21세기 축구 사회에선 호날두, 메시만 있는 게 아니다.
제라드는 이런 선수라고 정의하고 싶다. 축구를 혼자의 힘으로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선수, 축구는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선수. 제라드 혼자 프리킥이나 강력한 중거리 한방으로 승리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제라드라고 하더라도 다른 선수의 플레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리버풀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제 제라드를 영국에서 볼 수 없다는 것이 참 아쉬울 뿐이다. 물론 그는 은퇴하지 않았지만, 영국에서 볼 수 없지만 그를 응원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리버풀 선수였고 그는 절대 혼자 걷지 않을 것이니까. 마지막으로 그에게 이 노래를 전한다. '붉은 노을'
http://blog.naver.com/sang495 相式으로 常識을 뒤엎다 -상훈이식 축구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