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아가야, 우리 아가야!
김귀주(2016년4월16일)
아가야, 아가야, 우리 아가야!
엄마 목소리 들리니?
엄마다, 엄마다.
이 차가운 바닷속에서 잠이 들면 안된다.
눈을 떠라, 눈을 떠라.
잠들면 안된다!
엄마다, 엄마다.
여름바다 태풍으로
캄캄한 바다가 두 번이나 뒤집혔는데
눈을 떠라, 눈을 떠라.
여기서 잠들면 안된다.
부디, 엄마 목소리를 듣고
눈을 떠라.
4월이면 찬란한 햇살에
꽃이 피는 들로 산으로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소풍가자.
엄마가 어제 밤에 너를 위해
맛있는 김밥을 만들었단다.
아가야, 아가야,
여기서 잠이 들면 안돼!
엄마가 안아줄게, 엄마 품에서 잠들거라.
아가야,
이 차가운 바닷 속에서 잠이 들면 안된다.
눈을 떠라, 눈을 떠라!
불러도 불러도 대답없는 바라봄의 끝,
팽목항은 봄비의 어둠만 거칠게 휘몰아 친다.
저기 저 바다 깊은 곳
차디차게 우는 봄비만
캄캄한 하늘로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
안으로 안으로 엄마 가슴팍 안으로
미어지는 설움은
팽목항 물살처럼 맴돌고 있다.
별똥별 바다로 떨어지는
깜깜한 하늘을 베고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찰나에서
위로를 마다하는 칼잠을 깨고
우주의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가슴을 더듬고 젖을 물던 아가가 왔다갔다.
가위눌린 지구의 꿈속에서
아가야, 아가야, 우리 아가야!
엄마가 재워줄게,
이 차가운 바닷 속에서 잠이들면
안된다.
눈을 떠라, 눈을 떠라!
------팽목항의 참사는 아직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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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아가야, 아가야, 우리 아가야! -- 팽목항을 다녀와서, 시(詩)
쌩떽쥐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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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1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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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가슴미여지는 절규 애통함 마음이 절여 옵니다.